이시국 1박 2일 프랑스 결혼식 참석기

안녕하세요, 앞으로 프랑스 이야기를 들려드릴 프랑새댁입니다. 2019년 ‘3개국 워킹홀리데이’ 관련 글을 연재했었는데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려나요? 오랜만에 여플 프렌즈로 현재 살고 있는 프랑스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몹시 반가워요.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프랑스 결혼식’이에요. 제가 하객으로 처음 참석한 프랑스 결혼식의 모습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려고 해요. 코로나로 인한 인원 제한 등의 이유로 지인들이 결혼식을 많이 미뤘는데요. 현재 프랑스에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모임에서의 인원 제한이 없어져서 바야흐로 결혼식 풍년이랍니다.

한국 결혼식은 보통 한 시간 남짓 진행되는 것이 기본인 것 같아요. 저 또한 한국 결혼식은 40분으로 아주 간결했답니다. 그에 반해 프랑스 결혼식은 1박 2일이 기본이에요. 아무래도 프랑스 면적이 넓어 당일치기로 결혼식 참석이 불가능한 하객들이 많구요. 기쁜 날이라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그러면 운전할 수 없어 숙박을 해야 하는 등의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시청 결혼식

물론 신랑신부에 따라 시청 예식만 하고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2박 3일 하는 경우가 있는 등 커플마다 달라요. 한국에선 그냥 살고 있는 지역 동사무소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지만 프랑스에서 혼인신고는 시청에서 시장 또는 혼인 신고 담당 공무원 앞에서 해요.

이번에 제가 참석한 결혼식의 시청 세리머니는 오후 2시 30분이었어요. 하객들과 신랑은 이미 시청 앞에 와있고 신부는 시간에 맞춰서 웨딩카를 타고 등장해요. 신부가 내리면 모든 하객들이 신부를 박수와 환호로 맞이해준답니다. 시청 내에선 정해진 절차를 따라 신랑, 신부, 증인, 담당 공무원이 모두 신고서에 서명을 하고 법적 부부가 된답니다.

시청 세리머니가 끝나면 근처에서 하객들과 사진 촬영을 해요. 보통 근처 숲, 공원, 강에서 찍는 것 같아요. 제 결혼식 때는 시청 옆에 있던 강둑(?)에서 촬영을 하려고 했으나 비가 와서 취소되고 시청 내에서 찍었답니다. 이 결혼식의 사진 촬영은 시청 근처 야외 공연장이었는데 역시나 궂은 날씨로 급하게 단체 사진만 찍고 실내로 이동해야 했어요.

시청 세리머니가 끝나면 모든 하객들이 차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차에 저렇게 리본을 달아서 지나가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축하해 준답니다. 피로연 장소는 보통 시청에서 많이 멀지 않은 장소를 파티 기간 동안 대여해요. 장소 또한 고풍스러운 고성부터 일반 파티홀 등 다양하게 있는데 보통 예산과 인원에 맞춰서 신랑신부가 예약해요.

Laïque Ceremony

보통 시청 세리머니가 끝나면 종교에 따라 성당이나 교회에서도 세리머니를 하는데요. 종교가 없는 경우엔 라이크 세리머니(무종교 결혼식)를 하기도 해요. 제 결혼식 땐 생략했어서 어떤 절차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경험하게 됐어요. 신랑신부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편지 낭독과 공연, 모래를 액자 틀에 붓는 이벤트가 있었어요. 신부가 신랑 몰래 쓴 편지를 낭독해 신랑을 울리기도 했답니다.

Vin d’honneur

라이크 세리머니가 끝나면 본격 식사 전 간단하게 아페리티프를 즐겨요. 보통 청첩장에 본인이 어떤 세리머니에 초대받았는지가 명시되어 있는데요. 결혼식엔 초대받았지만 저녁식사에 초대받지 않은 하객의 경우 보통 이 아페리티프까지 즐길 수 있어요. 주로 샴페인과 함께 핑거푸드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랍니다.

이때 저녁식사에 참석하는 하객들을 구분하기 위해 작은 리본 등을 나눠주기도 해요. 신랑신부는 돌아다니면서 하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도 해요. 그리고 바깥에선 신부의 부케 던지기 이벤트도 있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보통 부케를 누구에게 줄지 미리 정해놓지 않아요. 미혼인 친구들이 부케를 잡기 위해 몸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한편엔 신랑신부가 10년 후에 읽어볼 수 있는 편지를 적는 곳이 있었어요. 편지를 적을 수 있는 알록달록한 종이와 함께 스티커 등도 함께 놓여있었답니다. 편지가 다 모이자 신랑신부의 가족들이 편지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촛농으로 봉했어요. 한 하객은 장난으로 1억짜리 수표를 써줬답니다.

저녁식사

아페리티프를 마친 후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하객들은 식사 장소로 옮겨갔어요. 이렇게 파티 공간을 대여하는 경우 모든 데코는 신랑신부의 몫이랍니다. 저는 이미 프랑스에서 결혼식을 해봤기에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천장에 달린 흰 천이며 테이블에 까는 식탁보, 의자를 감싸는 천까지 모두 직접 준비해야 한답니다. 또 하객들이 어디에 누구와 앉을지를 정하는 것도 신랑신부의 몫이에요. 제 결혼식의 테마는 ‘여행’이었는데 이번 커플의 테마는 ‘영화’였어요. 그래서 이렇게 곳곳에서 영화 관련 소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저녁식사 메뉴 또한 신랑신부의 선택이에요. 제 결혼식 땐 순이었는데 이번 결혼식의 메뉴는 ‘쿠스쿠스’였답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무려 고기가 세 종류였어요. 아페리티프를 했기에 메인 요리로 쿠스쿠스가 나왔고 다음으론 디저트가 서빙되었어요.

저희는 신랑의 증인 측으로 신랑신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해서 가장 먼저 식사를 서빙 받는 특권을 누렸어요. 저녁 식사 인원만 해도 80명이다 보니 4명의 서버가 열심히 식사를 서빙해도 마지막 테이블은 아주 늦게 받게 되거든요.

식사라고 해서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또(!) 있어요. 지인들이 축하 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답니다. 결혼식에선 주로 ‘신랑? 또는 신부?’라는 게임을 많이 해요. 신랑신부가 등을 맞대고 앉아 사회자가 재밌는 질문을 던지면 대답을 하는 게임이에요. 예를 들면 &#화장실에 더 오래 머무는 사람은?&#이란 질문을 하면 신랑신부는 들고 있는 ‘신랑’ 또는 ‘신부’ 팻말 중 하나를 든답니다.

프랑스 결혼식에서도 하객들이 축의금을 내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보통 프랑스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하객들을 대접하는 것에 더 의의를 두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필수는 아니지만 요즘엔 축의금을 내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정해진 금액은 없지만 보통 수표로 소정의 축의금을 카드와 함께 전달한답니다. 선물을 주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 커플의 경우엔 축의금 상자에 부엌 사진을 붙여놨더라구요. 최근에 함께 집을 마련했는데 부엌 공사를 위해 쓰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디저트까지 먹고 저녁 식사가 모두 끝나면 본격 마시고 노는 시간이에요. 먼저 신랑신부가 First dance를 추며 춤판(?)을 연답니다. 흥이 많은 신랑신부답게 형제자매와 함께 무대를 꾸며 하객들의 흥을 돋웠어요.

신랑신부의 무대가 끝나면 그동안 눌렀던 흥을 발산하러 하객들이 나가요. 프랑스 결혼식에선 DJ를 따로 부르는 경우가 많답니다. 제 결혼식 땐 친구 한 명이 선곡을 담당했는데 이번 결혼식에서는 DJ가 따로 있어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새벽까지 놀다가 지친 하객들은 신랑신부가 예약해놓은 장소에서 잘 수도 있어요. 신랑신부가 이렇게 피로연 장소 가까이에 숙소를 마련해놓은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가까운 곳에 개인적으로 숙소를 잡기도 해요. 침대만 있는 호스텔 느낌의 숙소라 침낭을 집에서 챙겨왔답니다.

브런치

다음날 오후 1시 즈음엔 하객들이 다시 모여 브런치를 해요. 브런치라기엔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다들 새벽 4시까지 열심히 놀았으니 몸을 추스르고 다시 나오면 딱 저 시간인 것 같아요. 신랑신부 측은 피로연 장소를 정리하고 하객들이 브런치를 할 수 있도록 일찍 일어나 준비한답니다.

브런치 또한 미리 초대받은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어요. 결혼식 뒤풀이 느낌으로 정말 가까운 사이만 참석하는 것 같아요. 남은 음식과 몇몇 사람이 직접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어제의 결혼식을 추억하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신랑신부와 인사하는 시간이랍니다.

이렇게 오늘은 제가 하객으로 처음 참석한 프랑스 결혼식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1박 2일 일정에 웨딩홀 대여며 장소 데코며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고 비용이 많이 들어 프랑스 커플들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래서 결혼식에 초대받는 일도 매우 드문데 코로나가 끝나가니 청첩장이 계속 날아와서 몹시 신나네요.

그럼 여러분들 모두 계신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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