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에 연봉 100억 줍니다”…’OO’ 분야 인재에 파격 조건 내 거는 회사들

최근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경력직 채용 직원의 연봉 상한액을 최대 10억엔(약 100억원)으로 올렸습니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의 연봉(4억엔·약 41억6000만원)보다 2.5배 더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입니다. 이는 일본 기업 경력직 채용자 평균 연봉의 200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일본에서 경력직으로 채용된 사람의 첫해 연봉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평균 453만엔(약 4700만원)이었습니다. 의류를 포함한 유통·소매·음식 업종에선 이보다 적은 406만엔(4230만원)이었습니다. 연봉 100억원의 월급쟁이가 나온다는 소식에 많은 구직자가 관심을 보입니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조선DB 대상 분야는 디지털전환, 전자상거래, 공급망 등입니다. 채용 인원 상한은 없습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이 경력직 사원의 연봉을 대폭 올리기로 한 이유는 기업 경쟁 대상을 IT(정보기술) 대기업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야나이 회장은 “미래 유니클로의 경쟁자는 ‘스페인 패션기업인 자라(ZARA)보다 가파(GAFA,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IT 분야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 겁니다. 연봉 100억원을 받게 될 경력직 사원은 의류 제조·판매가 중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수익 구조를 바꾸고, 새 사업 모델을 만드는 일을 이끄는 업무를 맡습니다. ◇연봉 파격 인상…이전 직장보다 1.5배 주기도 이처럼 최근 IT 관련 인재 모집에 파격 조건을 내 거는 회사들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산업 관련 수요가 크게 늘자 IT업계뿐 아니라 유통·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분야의 인재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IT 인력 쟁탈전은 게임 업계에서 먼저 일어났습니다. 가장 먼저 불을 붙인 건 게임회사 넥슨이었습니다. 작년 2월 넥슨은 신입 개발직 초봉을 5000만원으로 올렸고, 기존 직원들의 연봉도 일괄적으로 800만원씩 인상했습니다. 넥슨이 개발자 초봉 5000만원 시대를 열자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게임빌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도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렸습니다. 넷마블, 게임빌 컴투스는 연봉을 800만원씩 올렸고, 네오위즈는 개발·비개발직군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연봉 600만원을 인상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여기에 더해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 연봉을 각각 2000만원, 1500만원씩 올렸습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은 연봉을 1300만원 올렸고, 능력 있는 신입 사원이라면 초봉 제한을 없애겠다고 했습니다. 베스파, 베이글코드 등 중소 게임사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1200만~ 2300만원을 올렸습니다. 토스가 경력 입사자에게 전 회사 연봉의 1.5배를 제안하고, 추가로 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금액을 입사 후 첫 월급일에 일시 지급하는 보상 정책을 도입했다.(왼쪽) 넥슨 판교 사옥./ 토스, 넥슨 제공 게임 업계를 시작으로 IT 전반에 연봉 인상 바람이 불었습니다. 삼성SDS, LG CNS 등 SI(시스템통합) 업체는 각각 기본급 최대 6.5%, 연봉 평균 7%를 올렸습니다. 직방, 당근마켓, 토스 등 국내 주요 스타트업도 나섰습니다. 이전 직장 연봉의 최대 1.5배를 준다고 나선 곳도 있습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인재 영입을 위해 경력 입사자 대상으로 전 직장 연봉의 최대 1.5배를 제안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금액(최대 1억원 한도)을 입사 후 첫 월급일에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연봉 외에 별도로 주는 특별 보너스)로 일시 지급합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원하는 입사자의 경우 사이닝 보너스 대신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 두 경우 모두 입사 1년 이내 퇴사 시 혜택이 취소됩니다. 베테랑 개발자 인력 확보를 위해 추천 제도를 만든 기업도 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는 경력 개발자 채용 당시 직원이 추천한 지원자가 입사를 확정하면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외부에서 우수 개발자를 추천할 경우 일정금액을 보상해줍니다.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도 최근 인재 추천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주변 지인을 추천해서 입사에 성공하면 경력에 따라 최대 500만원을 추천자와 입사자가 함께 나눠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유통 등 전통 산업군까지 나서 IT 직군 쟁탈전에 이제 전통 산업군까지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금융, 유통 등 분야도 실력 있는 디지털·IT 부문의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작년 9월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IT 전문인력 채용 규모는 412명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210명)보다 2배가량 늘었습니다. 은행권이 계속해서 전문인력을 수시채용해왔다는 점에서 올해 은행권의 IT 인력은 이보다 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 유통 기업들도 IT 전문 인력 구하기에 적극적입니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작년 7월 두 자릿수의 개발 경력직을 채용했고, 올해 상장에 앞서 개발자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은 2년차 개발자 연봉을 6000만원대로 책정했고, 경력 개발자 200여명을 모집하면서 최소 5000만원의 입사 축하금을 줍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 4기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