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 세계1위 석재기업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 말하는 돌 이야기

돌과 인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태초부터 인간은 돌을 도구 삼아 삶을 꾸려 나갔다. 인류가 탄생한 때가 기원전 330만년 전이고, 이 시기를 구석기로 해 신석기에 이어 현재까지 우리 삶과 더불고 있다.

가깝다면 가까운 게 돌이지만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종류며 그에 따른 성질이 아이스크림 31가지를 뛰어넘는다. 최근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삼다도 제주에 돌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졌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화산석이나 현무암이 아닌 아예 다른 돌 얘기다. 또한 그 돌과 밀접한 인연이 있는 사람도 관심을 끈다.

터는 2023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더 시에나 호텔 & 리조트이고, 돌은 그 리조트에 주된 석재로 쓰일 베델 화이트, 마지막으로 사람은 전 세계 1위의 석재회사인 폴리코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이자 한국인으로 근무 중인 신원호 이사이다. 여행플러스는 그가 털어 놓는 돌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폴리코란 회사, 그리고 본인에 대해 소개해 달라.

폴리코(Polycor)그룹은 1987년 캐나다 퀘벡시티에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 캐나다는 물론 미국, 프랑스 등에 50개의 광산과 20개의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코 그룹은 북미시장 1위, 전 세계 1위의 원석 보유 및 생산 기업으로, 프랑스 파리와 대한민국 서울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나는 학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및 독일 등 외국계 건축 자재 회사에서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해 오다가 2016년부터 폴리코에서 일하고 있다. 1300여명의 직원 중 유일한 아시아인이자 한국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세계 1위 기업이란 것에 조금 놀랐다. 혹시 우리가 알만한 프로젝트가 있을까.

폴리코는 천연석 자재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직접 소유해 운영하고 있는 50여개의 광산에서 나오는 50여 가지의 천연석 제품이 전 세계 다양한 프로젝트에 쓰인다. 일단 미국의 경우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뉴욕현대미술관(MOMA), 뉴욕의 상징 마천루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 센터, 워싱턴DC의 링컨메모리얼 등이 있다. 프랑스에는 파리의 에펠탑,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이, 캐나다에는 드라마 ‘도깨비’로 화제를 낳은 퀘벡의 샤토플롱트락 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국내도 있다.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강남역의 메리츠 타워 등이다.

천연 석재를 활용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인데 어떤 장점이 있나.

‘돌의 수명을 한낱 인간의 나이듦에 견줄 수 있을까’란 말이 있다. 천연석은 자연상태에서 풍화를 해도 영구성과 견고함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건축 역사를 통틀어 건물의 구조와 외관을 위해 사용한 가장 오래된 건축자재이다. 천연석은 수명주기, 내구성, 관리 용이성, 낮은 유지보수 비용 및 에너지 효율 덕분에 지속가능한 건축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내구성은 특히 지속가능한 건물과 인프라 형성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 측면에서 천연석은 최소 100년이 넘는 기대수명을 보여주기 때문에 천연석재를 건축물에 사용하는 것은 기타 다른 건축자재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2023년 완공 예정인 럭셔리 리조트 더 시에나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어떤 석재가 쓰이나.

더 시에나에는 베델 화이트(Bethel White)라는 천연석 제품이 들어간다.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버몬트주에서 1899년부터 원석의 채굴을 시작했다. 베델화이트의 베델은 흔히 한국어 표기로 ‘벧엘’이라는 단어로 잘 알려져 있다. 지리적으로는 이스라엘 수도인 예루살렘 북쪽에 있는 고대 도시 지명이기도 하고,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집’을 의미한다.

베델 화이트는 현재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화강석 중 가장 흰색을 띄는 제품으로 하얗고 깨끗한 건물의 외부 마감재로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화강석이라 매우 단단하고, 굽힘이나 휨파괴 하중 등 외부의 물리적 힘에 잘 견딜 수 있다. 또 일반적인 흰 천연석은 풍화작용에 휘거나 변색이 되고, 산화작용으로 누런 철분, 그러니까 녹이 표면으로 베어 나온다. 하지만 베델 화이트는 산화작용을 일으키는 녹 성분이 다른 일반적인 천연석에 비해 극소량만 포함한 화강석이라 주변 여건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녹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베델 화이트가 쓰인 대표적인 곳들은 어디인가.

프랑스 파리의 신개선문(La Grande Arche)과 미국 워싱턴DC의 워싱턴 유니온 역사(Washington Union Station)를 들 수 있다. 먼저 신개선문은 라데팡스 상업지구에 위치한 약 110m 높이의 건물이다. 파리에서 ‘개선문’이라고 하는 것은 세 군데가 있는데, 샤를드골 광장에 있는 에투알 개선문과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있는 카루젤 개선문, 그리고 라데팡스에 있는 신개선문이다. 이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신개선문에 베델화이트를 사용했다. 1989년에 지어질 당시에는 덴마크 건축가가 이탈리아산 하얀 대리석을 썼는데 계속 하자가 발생해 10년 뒤인 2010년에 베델 화이트로 리노베이션 들어가 2017년에 재개장했다.

워싱턴 유니온 역사는 워싱턴DC 중심부에 위치한 철도역으로 1908년 완공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기차인 암트랙(Amtrak)의 출도착지이며, 1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 자연스러운 풍화작용 이외에 별다른 변화 없이 거의 그대로 보존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신개선문 / 사진 = 더 시에나

더 시에나와 베델 화이트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흔히 건축물의 외부 마감자재는 건물에 옷을 입힌다고 표현한다. 옷을 입힌다는 것은 건축물의 콘셉트와 본질을 방문자들에게 보여주는 첫인상과 같다. 첫인상은 결국 모든 방문자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게 되며, 그것을 사진으로도 평생 남겨둔다. 더 시에나에 적용한 베델 화이트는 국내의 일반건축물에 쓰기 어려운 최고급 천연석이다. 더 시에나가 상위 0.1%를 위한 리조트로 국내 최고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고객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없는 명품 천연석이라는 점이 잘 어울린다고 본다. 또 베델 화이트 특성이 지속가능하며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 진정한 럭셔리를 구현하는 데도 맞을 것 같다.

더 시에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 뛰어넘는다는 영단어인 ‘비욘드(Beyond)’가 적절할 듯 하다. 이름만 럭셔리, 하이엔드인 수많은 호텔이나 리조트를 뛰어넘어 한라산으로부터 넘어오는 맑은 공기와 제주 바다의 해풍이 만나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느껴지는, 그 이상의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가치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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