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하세요” vs “사표 낼게요”..왜?

꼭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나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다시 출근 준비에 나섰습니다. 4월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비대면에서 대면 근무로 전환하는 회사가 늘었기 때문인데요,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직장인이 사측의 출근 요구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요즘 직장인은 원격 근무를 위해 사직이나 이직까지 고려합니다. 구인난이 심한 미국에서는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쥐고 경영진에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난처해졌습니다. 재택근무에 맞춰 준비했던 근무시스템을 다시 돌리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직원 동요까지 틀어막아야 하는 후폭풍을 맞아서지요. 요즘 일터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을’들의 반란, 무슨 일인지 알아봤습니다.

MBCNEWS 유튜브 캡처

◇기업들 “출근하세요”, 직원 반응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기업 절반 이상(56.4%)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면 예전 근무형태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이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이유는 사무실에 모여서 일할 때 업무 효율성이 더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줌(ZOOM)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보다 회의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때 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고, 직원 관리 측면에서도 대면 근무가 낫다고 보는 겁니다. 직원이 관리자와 함께 일하면 근무 시간에 딴짓할 가능성이 줄고, 업무 집중도도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합니다.

직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직장인 대부분 사무실 복귀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재택근무를 할 때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일하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직장과 집이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많은 직장인이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출퇴근 길 위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경우 하루 출퇴근 시간이 왕복 3~4시간에 달하는 직장인도 여럿이죠. 이 시간만 없어도 잠을 더 잘 수 있고, 피로가 줄어 근무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직장인들은 생각합니다.

출퇴근을 위해 쓰는 교통비와 식비를 아낄 수 있는 것도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해도 하루 왕복 3000원에 식비 7000원을 쓰면 1주일에 5만원이 들어갑니다. 1개월만 재택근무를 해도 20만원은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집에서 일하면 상사나 옆사람 눈치를 보는 등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엠빅뉴스 유튜브 캡처

직장인 대부분 재택근무를 선호한다는 것은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가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원 100명 중 94명이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에게 최적의 근무방식을 묻는 질문에 ‘주5일 사무실 출근’이라고 답한 직원 비율은 2.1%에 불과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사무실이나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혼합식 근무가 적합하다고 답한 직원은 52.2%, 주5일 재택근무가 적합다고 답한 직원은 41.7%였습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사무실 복귀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78.7%가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앞으로 입사나 이직을 준비한다면 재택근무 시행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제는 직장을 구할 때 연봉과 복지뿐 아니라 출퇴근 방식도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로 들어간 셈입니다.

◇美 “출근시키면 퇴사할게요”

사무실 복귀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그 동안 재택근무를 해왔는데요, 2021년 9월부터 사무실 근무를 추진해왔지만 오미크론 등 변이 코로나가 퍼지면서 사무실 복귀를 미뤄왔습니다.

재택근무를 도입한지 약 2년 만에 애플은 최근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명령했습니다. 애플 직원들은 4월에는 1주일에 최소 1일은 직장으로 출근해야 합니다. 5월 2일부터는 1주일에 최소 2일, 5월 23일부터는 최소 3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합니다.

애플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재택근무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생전 재택근무를 ‘미친 짓’이라 부를 정도로 싫어했다고 합니다. 현재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대면근무를 선호합니다. 2021년 6월 그는 “재택근무 도중 많은 목표를 달성했지만, 본질적으로 빠진 것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바로 ‘서로’”라고 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무실 복귀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이 단체로 팀 쿡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자유롭게 원격근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 요구했고, ‘원격근무 옹호자 모임’이라는 익명의 단체 SNS 대화방을 만들어 근무방식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출근해야 한다면 퇴사하겠다고 하거나 실제 사표를 내고 트위터 같은 영구 재택근무를 선언한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애플 유튜브 캡처

◇“굳이 원한다면···” 고민 깊어지는 기업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청년들이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아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스탠퍼드대와 시카고대, 멕시코 기술자치대(ITAM) 소속 학자의 공동 연구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직 상태인 미국인 300만여명이 노동 시장에서 무기한 이탈할 전망”이라고 4월 16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과 4월 두 달 사이에만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가 820만명 이상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이후 확산세가 줄면서 복직하는 근로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데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오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大) 사직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란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은 2022년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10K)에서 ‘재택근무 등 변화하는 근무 환경과 이에 따른 인재 유출’을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보고서에서 ‘현재와 미래의 근무 환경에 대한 변화가 직원의 요구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다른 회사에 비해 불리한 것으로 인식되면 직원을 고용하고 유지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사무실 복귀를 원하는 고용자와 집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직원의 대립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접점은 찾을 수 있을까요?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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