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아래 바다가 펼쳐지는 남해 보리암과 금산 산장 풍경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좀 멀리 다녀오기로 했다. 나름 열심히 국내를 돌아다녔다 생각했는데도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들이 많기에 여러 지역들을 후보로 찍어 두고 고민한 결과 남해로 떠나기로 했다. 동해와 서해는 의외로 많이 갈 기회가 있었는데 남해 쪽은 이상하리만큼 찾은 적이 없었기도 했고 여러 매체들을 통해 가보고 싶었던 관광지가 많았기 때문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전날은 여수에서 보내고 남해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아예 이쪽 지역은 처음이었기에 지도 하나만 보고 거리가 가까워서 그렇게 루트를 구상하게 되었는데 바다 하나를 두고 바로 마주 보는 가까운 위치이지만 대교나 배편이 운행하지 않아 차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광양과 하동을 거쳐 들어가야 했고 결론적으로 1시간 30분이나 걸리게 되었다.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을 5번이나 진행하였지만 무산되었고 앞으로도 확실한 계획이 없다고 해서 이 부분만 앞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 더욱 많은 분들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했던 경남 남해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비롯해 여러 높고 낮은 산들이 많아 트래킹이나 등산을 하기에도 좋고 계단식 논으로 이루어진 다랭이 마을과 편백자연휴양림, 보물섬전망대와 독일마을 등 이국적이며 힐링이 가능한 관광지가 많다. 그중에서 눈 아래 바다가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보리암부터 정상 부근에서 라면과 간식을 맛볼 수 있는 금산 산장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첫 일정을 짜 보기로 했다.

남해 금산 보리암
주소 : 경남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 665
주차비 4,000원 / 입장료 1,000원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에 위치한 보리암은 유서가 깊은 사찰이다. 처음 원효대사가 초당을 지었을 시절엔 보광산과 보광사로 불렸으나 현종 때 금산, 보리암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으며 양양 낙산사와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관세음보살 성지로 불리기도 한다.

남해 보리암은 1 주차장과 2 주차장이 있는데 두 곳의 거리가 약 3km 이상 떨어져 있다. 보리암에서 가까운 2 주차장은 77대 정도의 공간밖에 되지 않아 보통 1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을 타고 가거나 위에서 차가 내려올 때까지 대기해야 하는데 평일에 방문해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2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만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심하고 중간부터는 도로가 바르지 않기 때문에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1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표소에서 보리암까지는 대략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다행히 산책로가 잘 되어있어 힘든 편은 아니었다. 올라가는 길에 금산 주변으로 남해의 바다, 즉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를 감상할 수 있어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포인트가 되기도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깎아질 듯한 봉우리 위로 세워진 남해 보리암을 만나볼 수 있다.

보리암 사찰 내에는 많은 문화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보리암전 3층 석탑과 해수관세음보살상, 보광전, 산신각, 범종각, 극락전 등이 있으며 금산의 여러 봉우리들과 아래로 보이는 남해의 수려한 바다 풍경이 어우러져 탁 트인 시야로 시원한 뷰를 느낄 수 있었다.

남해 보리암이 유명해진 이유는 단순히 주변의 수려한 풍경과 이렇게 높은 곳에 방대한 규모의 절이 어떻게 지어졌을까?라는 위대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서 말했듯 한국의 3대 관음 성지로 더욱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곳을 찾아 기도를 올리는 참배객들이 해마다 늘고 있고 해수관세음보살상 앞은 염원을 담아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는데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와도 관음상 앞에 서면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 짐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누군가를 의지하는 것만으로 굉장히 힘이 되고 응원이 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많은 사람들의 기운과 모습들이 합쳐져 남해 보리암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았다.

보리암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여태껏 오른 길과는 다르게 꽤나 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등산화나 최소한 운동화는 필수이다. 뾰족한 바윗길을 올라서면 사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뷰 포인트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보리암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섬의 지형과 여러 봉우리들, 그리고 아래로 보이는 시원한 다도해의 풍경까지 힘들게 올라온 보상을 단번에 받을 수 있다.

보리암에서 약 200m 떨어진 금산 산장은 최근 SNS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에야 국립공원 내에 숙박시설이 생긴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국립공원이 지정되지 않았을 시기인 1950년대부터 이 곳을 지켜온 곳으로 상사암을 지키는 산장으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영업하고 있다.

금산 산장 내에는 라면과 계란, 그리고 마실 것들이 있고 해물파전이나 나물 볶음밥, 메밀 김치 전병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공식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고 계시기에 주문부터 픽업, 반납까지 모두 셀프로 운영되고 있었다.

금산 산장에 오면 다도해를 바라보며 라면을 먹는 것이 필수가 되었는데 경치 좋은 풍경 앞 테이블에 앉아 금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인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곤 한다. 술은 판매하지 않으며 컵라면을 제외한 다른 음식류도 있으나 레토트르 스타일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뷰 하나로 끝판왕이라 할 정도로 충분히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므로 꼭 들러 보길 추천한다.

남들과 같이 이곳에 와서 라면을 먹으며 풍경을 즐기고 있는데 깎아질 듯한 절벽 위 나무에 올라 잠을 자는 고양이 친구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뭔가 조심조심 행동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상사암을 지키는 금산산장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듯하기도 했다.

가는 길은 비록 피곤하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경치 하나만으로 단숨에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남해 보리암과 금산 산장에서의 시간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고 뿌듯했다. 평소 앉아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 걷거나 움직일 시간이 부족했는데 풍경 감상을 핑계로 트래킹을 하며 자연스레 하루의 운동량을 채울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았다.
다도해의 멋진 조망과 금산의 여러 봉우리 사이로 들어선 멋진 보리암의 모습과 힘듦 끝의 위로가 되는 라면으로 마무리한다면 남해에서의 첫 일정으로 꽤나 보람차고 마음에 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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