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범법’과 일감몰아주기는 변칙경영의 단골 메뉴

[AP신문 = 박우진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변칙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신 회장이 범법 행위로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하면서 주주들을 울린데 반해 오너일가의 배불리를 서슴지 않아 사내이사 부적합론에 휘말려 리더십이 실추된 상태다.

더욱이 신 회장은 공정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추구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여전하다. 정도경영과는 거리가 먼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제과의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의 경영능력이 심판대에 올랐다. 그가 오너이지만 사내이사로는 부적합해 선임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다.  

우선 그의 다채로운 ‘전과’가 말해 주듯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영참여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게다가 과다겸직과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로 낮아 사내이사로서 적합치 않다고 소액주주들은 지적한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신 회장이 롯데제과 주총을 전후하여 소액주주들에게 신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CGCG는 무엇보다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이유로 신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들었다.

실제 신 회장은 범법 행위로 롯데를 들어 먹을 뻔 했다. 그는 롯데 총수 일가 경영비리 사건 등으로 지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롯데알미늄 등에 대한 지원은 ‘일본자본’ 더욱 살찌워

신 회장은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도 마다하지 않는다. 롯데그룹은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배당 등으로 일감몰아주기의 직간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그 것도 꿩먹고 알 먹는 식이다. 신 회장은 계열사 보유지분이 공정당국의 사익편취 규제와 감시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도 롯데칠성과 롯데알미늄 간의 일감몰아주기가 가장 활발하고 규모도 큰 편이다. 두 회사의 지분구조를 보면 롯데칠성은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지주가 62.80%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알루미늄은 일본계 자본이 절반을 넘는다.

롯데칠성은 지난해에만 롯데알미늄으로부터 2,064억원 어치의 원자재를 매입했다. 전년의 2023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여전히 거래규모가 큰 편이다. 술 제품 페트용기 납품이 끊어졌는데도 전체 원자재 매입액은 오히려 더 늘어 내부거래가 지속적인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알미늄에 일감지원에는 롯데칠성 뿐만아니라 많은 계열사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롯데알미늄으로 부터 알미늄박이나 포장지, 음료용 캔, 플라스틱 병 등을  납품받고 있다.

계열사별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롯데칠성이 2천여 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롯데제과 450억원, 롯데푸드 385억원, 롯데쇼핑 125억원, 롯데지알에스 202억원, 코리아세븐 18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열사들이 롯데알미늄에 올려준 총 4,133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체매출의 56%에 이른다. 매출의 절반이상을 계열사 일감지원으로 올리는 셈이다.

특히 일본측 지분이 절반을 넘는 롯데알미늄에 대한 일감지원은 일본자본을 더욱 살찌운다는 점에서 논란이 된다. 롯데는 한국계 기업이라기 보다는  일본계 기업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신 회장이 감방에서 나온 후 한국 내 계열사를 모두 롯데지주 밑으로 재편하겠다는 경영개혁방안이 무색해진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어려워지면서 롯데의 ‘한국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롯데는 일본계기업 정체성은 더욱 또렷하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알미늄간의 내부거래에서는 정상거래로 보기 어려운 특이점이 발견된다. 국제알미늄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왔는데도 납품한 주류용기 단가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다른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류용기 단가는 지난 2019년 개당 평균 183.8원에서 2020년에는 140.3원, 작년에는 133원으로 계속 떨어졌다.

수상한 거래로 보인다. 통상 수의계약에 의한 내부거래에서 납품조건은 정상적인 거래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이 적용된다. 그런데 롯데칠성은 납품가를 올려주기 보다는 되레 후려쳤으니 정상거래로 간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알미늄으로부터 PET 용기 자가생산 설비 도입에 따른 단가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롯데칠성은 작년 2월5일 이사회를 열어 PET 자가 생산을 위한 인적, 물적 자산을 롯데알미늄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하고, 3월1일자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는 2020년의 단가급락 해명으로는 충분치 않다.

저간의 사정은 알 수 없으나 단가 급락에는 곡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에 납품단가가 파격적으로 롯데알미늄에 유리하게 책정돼 이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어떻든 공정거래로 보기는 어렵다는 여러 의문이 따른다. 부당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사익편취나 회사기회 유용의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이를 부당 내부거래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비계열 일반기업과의 거래에 비해 납품가 등 납품조건에서 현저한 우대가 있다면 공정위가 말하는 부당 일감몰아주기나 회사기회 유용 등에 해당될 수 있다.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롯데그룹의 내부거래에서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롯데정보통신에 대한 집중적인 일감지원도 주목된다. 신 회장의 그룹지배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지주가 최대주주(지분율 64.95%)인 롯데정보통신은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9,125억원 중 무려 69.5%인 6,350억원이 롯데 계열사들과 거래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재벌그룹 오너 일가는 전산용역 및 소프트웨어개발(SI) 업체에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줘 사익편취의 주요 창구로 활용했는데 신 회장 역시 예외는 아닌 듯하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는 보안 등을 이유로 전산 일감을 외부 전산업체에 발주하지 않고 자체계열사를 통해 해결했다.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비난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SI분야의 내부거래는 정해진 단가가 없어 총수일가가 비자금 마련 창구로 자주 활용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비용산정은 고무줄처럼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산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밖에도 롯데그룹에서 내부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종합무역상사인 롯데상사의 작년 계열사 매출의존도(내부거래비중)도 76%에 달했으며, 종합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 비율은 35%, 롯데푸드는 29%, 롯데제과는 13.8%였다. 생수제조업체로 롯데칠성음료의 100% 자회사인 산청음료도 작년 매출 173억원중 171억원을 모기업 롯데칠성이 올려주었다. 롯데칠성 지분율이 86%인 백학음료도 작년 매출 441억원 가운데 426억원을 롯데칠성을 비롯한 롯데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공정당국의 규제와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총수 지분율이 규제대상이 20%가 안 되는 계열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과 에스디제이 2개만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기업이다.

공정거래법이 재벌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의 사익편취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가봐도 계열사들끼리 교묘하게 일감을 밀어주면서 그 최종 이익을 신 회장 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그런데도 신 회장이 계열사 지분율이 낮다는 이유 만으로 공정위의 규제와 감시대상에서 비켜나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한국 공정위나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교묘히 악용하고 있거나, 공정위가 이런 허점을 제대로 미처 파악하지 못해 롯데를 방치하고 있거나, 아니면 공정위가 롯데를 고의적으로 봐주고 있거나 등 셋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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