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와 위법 사이…구글 갑질은 현재진행형

‘구글 갑질방지법’ 3월 15일 시행
구글, 논란인 자사 결제방식 고수해 논란
구글 결제 따르지 않는 앱엔 퇴출 ‘으름장’도


구글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일명 ‘구글 갑질방지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 앱 장터에서 자사 결제방식(인앱결제·앱 내 결제)만 쓰도록 강제하지 못하도록 법을 고쳤지만, 사실상 여전히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어서다.

한술 더 떠 자사 결제 방식을 따르지 않은 앱은 2022년 6월부터 앱 장터에서 삭제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은 상태다. 여전한 구글의 갑질에,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글 갑질방지법 시행에도 구글이 사실상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해 여전히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갑질 방지법에도 자사 결제 방식 고수하는 구글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의 결제시스템을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앱마켓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자사 앱 장터에 입점한 앱이 디지털 상품·서비스를 판매할 때 자사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강제해왔다. 

이런 인앱 결제는 모바일 게임, 웹툰 등의 앱을 이용하면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가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구글갑질방지법에 대한 논의는 2020년 7월 구글이 기존에 모바일 게임에만 강제하던 인앱결제와 수수료 30%를 2021년 10월부터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명분은 안전한 결제방식으로 사용자를 보호하는 대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는 구글 계획대로 30% 수수료가 강제되면 전년보다 콘텐츠 사업자의 부담이 최대 344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선 구글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의 점유율이 약 72%로 압도적이다. 애플 앱스토어를 더하면 85%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구글의 수수료 정책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2021년 8월 31일 구글 갑질방지법은 1년여의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조선 DB

결국 구글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법안이 발의되고 ‘구글갑질방지법’이란 이름이 붙었다. 구글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해당 법안의 통과를 막았다. 1년이 넘도록 진통을 겪은 끝에 2021년 8월 31일 구글갑질방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세부 시행령 마련을 거쳐 2022년 3월 15일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구글은 여전히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다. 구글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2021년 11월 ‘개발자 제공 인앱 결제 시스템’이라는 결제 방식을 추가했다. 휴대폰 결제, 무통장 입금, 문화상품권 등 기존 구글의 결제 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없었던 결제 수단을 붙일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다. 

최근 새로운 결제 정책을 발표한 구글은 앞으로 앱 개발사들이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앱 안에서 개발자가 제공하는 제3자 결제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 대신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outlink·다른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외부 웹페이지로 연결) 방식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앱 마켓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은 오는 6월부터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공지를 통해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개발자는 4월 1일부터 앱 업데이트를 할 수 없다”며 “6월 1일까지 정책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앱은 구글플레이서 삭제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최근 새로운 결제 정책을 발표한 구글은 6월 1일까지 정책을 따르지 않을 시 앱 장터에 올라온 앱을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 ‘구글 플레이’ 화면 캡처

구글은 그동안 자사 인앱결제 방식을 사용할 때 최대 30%의 결제 대행 수수료를 부과했다. 제3자 결제 시 수수료는 26%다. 일부 개발사들은 아웃링크 결제 방식으로 수수료를 절감해왔다. 

그러나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앱 외부결제가 막힘에 따라 국내 앱 개발사와 모바일 콘텐츠 제작자들은 최대 30%의 수수료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구글이  인앱결제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를 썼다는 말이 나온다. 

◇“불법이다” vs “특정 결제방식 강제 NO”

국내 IT 업계는 구글이 구글 갑질방지법을 어긴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어떤 결제 방식이든 제한하지 않은 것이 구글 갑질방지법의 도입 취지”라고 강조했다. 

관련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이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건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구글 갑질방지법은 다른 결제방식을 접근·사용하는 절차를 어렵게 하거나 불편하게 해서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 측에 아웃링크 결제를 금지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이미 전달했고, 앱 마켓 운영 방식을 개선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관려 법을 무시하고 있는 구글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3월 22일 성명을 내고 “구글이 모바일 생태계를 자신들이 만든 울타리 안으로 가두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구글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글은 자사 정책이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인앱결제를 포함한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에 따라 원래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한가지만 허용하려던 것을 개발자 제공 인앱결제란 추가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구글은 인앱결제 외에 다른 결제 방식을 제공했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IT업계와 방통위 측은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일각에서는 법 위반 시 과징금 수준이 낮기 때문에 구글이 여전히 갑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이 이 법을 위반할 경우 국내 매출의 최대 2%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로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8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른 앱마켓 사업자인 애플은 구글 갑질방지법 시행에 따른 이행 방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패싱 논란’도 일고 있다. 방통위는 애플의 결제 정책에 대해서 법 위반 관련 조항을 검토하고 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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