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없고, 직군은 내 맘대로”..스타트업 파격 채용 ‘눈길’

스타트업 대규모 채용 진행 중
기존의 채용 방식과 다른 색다른 제도 눈길

삼성·LG·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상반기 채용을 시작한 가운데 스타트업들도 잇따라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이나 경쟁 스타트업보다 앞서 스타트업이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선 그들과는 다른 채용 방식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절차는 빼고 지원자의 성과와 능력을 빠르게 검토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찾는 게 핵심. 각양각색 방법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 스타트업들의 채용법을 살펴봤다.

◇이력서·자소서 없이 “형식은 자유, 절차 신속”

입사 지원 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은 필수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어렵고, 틀에 박힌 형식에 맞춰 뻔한 내용만 담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력서와 자소서만으로는 지원자를 판단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런 틀에 박힌 절차 때문에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스타트업의 판단이다. 이력서와 자소서를 없애 채용 절차를 간편하게 하는 것도 스타트업에겐 효율적이다.

입사 지원 시 필수 항목인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신속한 채용을 진행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4월 8일까지 채용 캠페인을 진행하는 여성 플랫폼 에이블리는 이력서 없이 지원 가능한 간편 지원 서비스를 도입했다. 간단한 설문지 형태로 직무 관련 프로젝트 및 성과를 자유 양식으로 작성할 수 있다. 간편 지원은 지원자의 이력서 및 서류 작성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형화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사전 과제 부담 없이 핵심만 작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길게는 수개월씩 절차가 진행되는 대기업 공채와 달리 빠르게 결과를 확인하고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채용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에이블리는 간편지원에서 1차 인터뷰, 최종 인터뷰까지 채용 전 과정을 평균 10일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각 전형별 합격 여부는 3일 안에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안에 서류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채용 방식을 도입한 당근마켓. /당근마켓

최근 ‘리르쿠르24’란 공채를 진행한 당근마켓은 24시간 안에 서류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지원자의 이력서 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류전형을 간소화하고, 지원자가 제출한 핵심 내용을 토대로 포지션 적합성을 평가하여 지원 24시간 안에 서류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이력서 부담 없이 간편하게 지원하고, 또 답답하게 기다리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라고 했다.

서류 지원양식은 설문지 형태로 복잡한 절차 없이 핵심만 간략하게 작성해 제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기소개서는 아예 빼버렸다. 자신의 핵심 역량과 프로젝트 성과를 기술하여 지원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강조하도록 만든 것이다.

배달앱 요기요는 연구개발(R&D) 센터 전 직군을 대상으로 한 채용을 초고속으로 진행하기 위해 서류 접수부터 온라인 코딩 테스트, 면접까지 채용에 소요되는 모든 과정을 최대 10일 이내로 대폭 축소했다.  접수된 서류는 48시간 이내 검토하고, 모든 면접을 하루에 진행하는 원데이 면접을 도입하는 등 지원부터 최종 합격까지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다. 경력 지원자의 경우 반차를 써도 모든 면접 전형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자의 시간 부담을 덜었다.

요기요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획기적인 주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좋은 개발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직군 없애고 기업이 직군 추천하기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없애는 것도 모자라 직군 없이 인재를 채용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크라우드펀딩 전문 스타트업 와디즈는 ‘자율 포지션 100’이란 이름의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기획·마케팅·개발 같은 직군을 나눠 사람을 뽑는 대기업 채용과 달리 정해진 직군이 아예 없다. 지원자들에게 “현재 채용 공고엔 없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포지션,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을 직접 만들어 제안해 달라”는 게 와디즈의 주문이다. 제출 서류는 본인의 성과와 능력을 표현하는 것이면, 종류도 양식도 자유다.

크라우드펀딩 전문 스타트업 와디즈는 채용 공고엔 없어도 필요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 제안하는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와디즈

자율포지션은 기업이 만든 포지션에 수동적으로 지원하는 기존의 채용방식에서 벗어나, 입사를 원하는 기업에 필요한 직무를 지원자가 스스로 분석해 제안하는 MZ세대 맞춤형 채용 제도다. 와디즈는 이번 자율포지션제의 도입으로 빠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스타트업에서 개개인의 업무 역량과 확장성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자율포지션제를 통해 나의 일을 직접 고민하고 제안하는 적극적인 업무 방식이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퍼블리카는 지원자에게 역으로 직군을 제안하는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300여개에 달하는 채용 직군 중 지원자에게 적합한 직군을 직접 찾아주는 것이다.

채용 페이지에서 지원자가 ‘어떤 포지션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이란 문구를 누르면 곧바로 2개의 설문(현재 회사에서 하는 업무, 과거의 업무 이력)이 진행된다. 답변을 남기면 2초 만에 추천 직군이 뜬다. 지원 직무에 불합격하는 경우에도 계열사 내 적합한 포지션을 추천해준다.

◇기업 성장 위한 생존법

스타트업이 저마다 독특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기업마다 원하는 인재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연차와 직군에 따라 개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이 명확하지만 스타트업은 당장 이번 주에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를 만큼 역동적”이라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두가 우르르 뛰는 문화인 만큼 채용 절차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선 저마다 적합한 인재를 각자의 방식으로 다방면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기업 생존을 위해 저마다 톡특한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이력서와 자소서, 직군을 없애는 등 자유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고 해서 스타트업 입사가 쉬운 건 아니다. 최근 직방 등 일부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사업 부서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인재를 보는 눈도 대기업 이상으로 까다롭다고 전해진다. 스타트업일수록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 생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인재를 신중하게 선발할 수밖에 없다. 형식이 자유로운 것일 뿐 스타트업의 평가는 더 빠르고 냉정하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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