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1% 열에 네댓은 서울에..기업도 인구도 서울 집중

대기업 계열사 본사 서울 비롯한 수도권에 74% 몰려

옛말에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있다. 제주는 말이 많으니 그곳에서 경쟁하며 길러지는 게 명마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사람은 서울에 많으니 그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크라는 뜻이겠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주머니 속 송곳은 티가난다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처럼 뛰어난 인재는 어디에서건 그 능력과 재주를 드러내고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긴 하다. 어디서나 그런 사람은 눈에 띄게 마련이고 능력이 있는 만큼 평범한 필부필부(匹夫匹婦)에 비하면 성공하기가 남보다는 수월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성공하려고 애를 쓴다면 뛰어난 선생을 만나는 게 우선이었을테니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모이는 것이 출세에 유리하긴 했을 것이다.

서울∙지방 격차 줄었다지만 여전한 서울 집중

옛날보다는 지방과 서울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출세의 정도를 돈으로 가늠한다면 요즘 시대에도 서울은 여전히 유리한 곳인 듯하다. 지방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름만 대면 알법한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각종 대기업 그룹사들의 본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다. 대기업이 중견, 중소기업에 비해 월급을 많이 준다는 건 상식에 가까우니 대기업이 많은 곳에 돈이 몰린다는 건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사무실. /픽사베이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좋은 일자리의 범위를 확대하면 인천과 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까지도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사 총 1742곳 가운데 1290곳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위치해 있었다. 통계 속 대기업 계열사 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5월 40개 대기업 집단을 지정할 때 나온 숫자다. 대기업 집단은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부터 40위인 코오롱그룹까지를 포함한다.

이들 회사들 가운데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곳은 908개사였다. 비율로는 전체의 과반인 52.1%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가 327개사(18.8%)로 본사 수가 많았다. 서울, 경기에 인천광역시의 55개사(3.2%)를 더하면 수도권에만 총 1290개사로 전체의 74%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또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 사이에선 소위 경기도 기흥 부근을 ‘취업 남방한계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 아래로 내려가면 인재를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이 위쪽으로 취업하길 희망한다는 의미다.

서울 가운데서도 대기업 계열사들이 몰려 있는 곳은 강남이었다.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만 237개사에 달했다. 강남과 맞닿은 서초구에도 76개사, 송파구에도 32개사의 대기업 계열사 본사들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대기업 계열사 본사의 3분의 1이 강남 권역에 몰려 있는 셈이다.

상위 1% 근로소득자 서울이 가장 많아

월급 통장. / tvN 드라마 ‘미생’ 캡처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보장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서울에 많은 만큼 근로자 소득도 수도권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상위 1% 근로소득자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은 2억7040만원, 월급은 2253만원 수준이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아 2022년 3월 공개한 ‘광역자치단체별 상위 1% 근로소득자 현황’을 보면, 2020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결과 전국 상위 1% 근로소득자는 모두 19만4953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는 총 14만5322명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의 74.5% 수준이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은 단연 상위 1% 근로소득자 수가 8만6716명(44.5%)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와 부산이 각각 5만2651명(27.0%), 부산 8447명(4.3%) 순으로 많았다. 상위 1% 근로소득자 수가 가장 적은 곳은 제주로, 총 1163명에 불과했다.

인구 수를 고려한 10만명당 상위 1% 근로소득자 수도 수도권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0만명 당 고소득자가 89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가 392명, 울산 287명, 부산 249명 등의 순이었다. 그에 비해 전북·강원, 제주는 각각 129명, 124명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고소득자 수가 적었다.

수도권 통근 시간, 지방보다 길지 않아

수도권 직장인들이 돈은 많이 벌지 몰라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는만큼 출퇴근 시간은 지방에 비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수도권의 출퇴근 시간은 다른 지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조선DB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2020년 기준 대도시권 광역교통조사 중간결과를 2022년 3월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출퇴근 시간 평균은 출근이 52분, 퇴근이 59분으로 총 111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시간 정도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출퇴근을 위해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이 필요한 지역은 대전과 대구 권역이었다. 대전과 대구는 평균 출근 시간이 58분으로 전국 평균 52분보다 6분 많았고, 퇴근 시간은 64분으로 평균 59분보다 5분 더 오래 걸렸다. 그 다음으로 출퇴근 시간이 긴 지역은 광주 권역이었다. 광주의 평균 출근 시간은 56분이었으며 퇴근 시간은 61분으로 총 117분을 기록했다.

그에 반해 수도권의 평균 출근 시간은 45분, 퇴근 시간은 50분으로 나타났다. 총 퇴근 시간은 95분이었다. 대구, 광주, 대전 권역과 비교하면 20분 정도 덜 걸리는 셈이다. 수도권보다 낮은 곳은 부산, 울산권으로 이곳의 출근 시간은 42분, 퇴근 시간은 47분이었다. 총 출퇴근 시간은 89분으로 전국 평균인 총 111분보다 22분 짧았다.

모든 통계를 살펴보면 역시 돈을 벌기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다는 판단이 든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데다가 출퇴근 시간 또한 짧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아직까지는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아직까지는 유효한 셈이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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