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7조 ‘베팅’한 이곳…불안한 ‘신의 한 수’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93)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요즘 월가에서 화제입니다. 우선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3월 16일(현지시각) 사상 최초로 주가가 50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A주(BRK-A)가 이날 50만4036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우리 돈으로 6억1000만원을 줘야 한 주를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이 A주는 다음 날인 3월 17일에도 1만4402달러(2.8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주만 보유하고 있어도 하루 만에 1743만원가량의 차익을 낸 것입니다.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건 1974년의 일입니다. 2023년이면 ‘CEO 50주년’을 맞을 정도로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 동안 일각에서 “감을 잃었다”, “후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지 않아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등 불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버핏은 개의치 않고 투자활동을 해왔습니다. 

코카콜라 주식을 팔 생각이 없다는 워런 버핏. /코카콜라 유튜브 캡처

워런 버핏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항공주에 대규로모 투자했다 손절매해 투자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의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가치주를 주로 투자하는 버크셔에 자금이 몰리면서 최근 엔비디아, 메타플랫폼 등을 제치고 시가총액 6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버핏 개인의 재산도 크게 증가했는데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세계 10대 부호 중 2022년 유일하게 자산이 늘어난 인물이 버핏입니다.

한 번 사면 쉽게 안 팔아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볼까요. 2021년 12월 31일 기준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은 애플입니다. 투자 비중은 47.6%로, 절반에 가까운 돈이 애플에 가 있는 셈입니다.

버핏이 애플에 처음 투자한 건 2016년 1분기입니다. 2022년 3월 17일 애플 주가는 160.62달러인데요, 2016년 3월 1일에는 현 주가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4.97달러(분할 후 기준)였습니다. 버크셔는 이때 애플 주식 10억달러어치를 매수했고, 그 뒤로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 총 310억달러가량을 애플 주식 매수에 썼습니다. 

애플 주가는 그간 상승세를 이어왔고, 310억달러는 1600억달러로 불어났습니다. 애플 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오른 덕분에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거죠. 버핏은 여전히 애플의 주가에 대한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등의 주주친화 정책을 쓰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죠.

주식 1주가 아파트 한 채 값에 달하는 버크셔해서웨이 A주. /야후 파이낸스 캡처

버핏은 코카콜라 대주주이자 장기투자자로도 유명합니다. 버핏이 처음 코카콜라 주식을 매수한 건 1988년입니다. 벌써 34년 전 일이죠. 이때 코카콜라 주가는 2달러대였는데요, 지금은 60달러 수준으로 약 30배 올랐습니다. 버크셔는 1998년부터 1994년까지 12억9000만달러어치 코카콜라 주식을 매수했는데요, 이 기간 매수한 코카콜라 주식 4억주를 지금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습니다. 

버크셔는 코카콜라 주식만으로 하루에 2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꼬박꼬박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증시가 폭락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지난 회계연도에 버크셔는 코카콜라 배당수익으로 6억6200만달러, 약 7467억원을 벌었습니다. 버핏이 지겹도록 장기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코카콜라는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4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입니다. 2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AC·13.38%), 3위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7.49%)입니다. 코카콜라 비중은 7.16%, 5위 크래프트 하인즈(KHC)가 3.53%입니다.  

‘현인’이 요즘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은?

버핏은 종목 선정에 굉장히 신중한 편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른 투자자나 헤지펀드가 폭락한 주식을 ‘줍줍’하고 있을 때, 그는 “투자할 회사가 없다”며 한탄했죠. 그런 그가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주식이 있습니다. 바로 정유주입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죠. 버핏은 이때가 정유주를 사들일 때라 판단하고 셰브론(CVX)과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 두 종목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처음 셰브론 주식을 산 건 2020년 말입니다. 경기회복주로 평가받던 셰브론을 매수한 뒤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2021년 4분기에는 보유 주식이 3800만주까지 늘었습니다. 평가액은 약 45억달러 수준입니다. 셰브론은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10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 됐습니다.

버핏이 매수한 정유주 2개 종목은 단숨에 버크셔 포트폴리오 10위권에 진입했다. /whalewisdom 홈페이지 캡처

2022년에는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을 새로 매수했습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2021년 말까지 버크셔의 포트포리오에는 없던 종목입니다. 버크셔는 2022년에만 64억달러, 약 7조7700억원을 들여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 종목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의 포트포리오 내 비중은 단숨에 10위권으로 진입했습니다. 버핏의 추격매수는 흔치 않은 일인 만큼 투자자들은 버핏이 정유주에 베팅한 이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버핏이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죠.

월가의 유명인사들이 모두 버핏처럼 유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성장주 추종자로 꼽히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 말합니다. 우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2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최근에는 자신의 예측이 틀렸다고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수요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캐시 우드는 지금이 정유주가 아닌 테슬라 같은 혁신주를 사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그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더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고, 결국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모인 월가에서도 유가에 대한 전망이 극명하게 나뉘고, 빅테크나 전기차 등 성장주에 대한 시선도 엇갈리는데요. 과연 버핏의 정유주 ‘풀매수’는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요?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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