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재택근무자 12배 급증…고학력·대기업은 월급도 더 올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2년 만에 1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1월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9만5000명에 불과했던 재택근무자가 2021년 114만명으로 급증했는데요. 전체 취업자의 0.3%에 불과했던 재택근무자 비율이 4.3%로 늘어난 겁니다. 재택근무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한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그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코로나 확산 이후 2년간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12배가량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방 끈 긴 대기업 직원일수록 재택근무↑

먼저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근로자들의 재택근무 비중이 높다는 건데요. 만 15~29세는 2019년 0.42%에서 5.82%로 늘었고, 30~54세는 0.51%에서 6.91%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55세 이상은 0.36%에서 1.86%로 상대적으로 재택근무 이용자 비중이 많이 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학력별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고졸 이하는 2019년 0.18%에서 2021년 1.15%로 늘어난 반면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각각 0.66%에서 8.54%, 1.3%에서 16.51%로 급증했습니다. 대학원 졸업자 재택근무 비중이 고졸 이하보다 무려 14배나 높았습니다.



개인 및 일자리 특성별 재택근무 비중. /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

일자리 특성별로는 상용직, 대기업(300명이상), 고숙련 직업일수록 재택근무 활용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상용직은 7.1%가 재택근무를 했지만, 임시직은 1.7%, 일용직은 재택근무 비중이 0.1%에 불과했습니다.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의 재택근무 비중은 16.7%에 달한 반면, 10명 미만 사업장은 0.6%에 그쳤습니다. 대기업일수록 재택근무 업무 환경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전기가스,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재택근무 비중이 높은 반면, 숙박음식과 보건복지, 건설업, 개인서비스 등은 낮았습니다.



산업별 재택근무 비중. /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

재택근무 활용도가 높을수록 임금상승률도 높았습니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재택근무자의 임금상승률은 2020년 11.8%, 2021년 8.2%였던 반면, 재택근무가 아닌 경우 같은 기간 각각 4%, 2.7%에 그쳤습니다. 재택근무자는 1년 뒤 취업을 유지할 확률도 86%로 비재택근무자(74.9%)를 웃돌아 일자리 안정성에서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재택근무에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어 성별, 학력, 직업, 지위, 산업 등 여러 요인을 통제하고 분석했다”면서 “재택근무자는 비재택근무자에 비해 임금상승률이 3~5% 더 높았고 취업유지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재택근무 생산성 떨어진다? 오히려 반대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일각에선 재택근무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긴장감이 떨어져 생산성이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한은 보고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코로나19는 취업자들의 원래 근무지에서 발생하는 생산량을 감소시킵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와 2분기 근무지 생산 감소는 GDP(국내총생산)에 각각 2.9%포인트, 5.5%포인트씩 마이너스(-) 충격을 줬는데요. 그러나 같은 기간 재택 근무 생산이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에 2020년 1분기 4.3%포인트, 2020년 2분기 1%포인트씩 각각 플러스(+)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무지 생산량이 감소해 국내총생산에 주는 충격을 재택 근무 생산이 어느 정도 보완한 셈이죠.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1분기 근무지 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TEF·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나타낸 지표)은 각각 2.89%포인트, 2.7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 생산성이 4.34%포인트 증가한 덕분에 해당 분기의 GDP는 1.26%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해 2분기에는 근무지 생산성의 감소 폭이 5.47%포인트로 컸는데도 총요소생산성(1.31%포인트)과 재택근무 생산성이 1.01%포인트 증가해 GDP가 3.15%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재택근무 생산성은 2020년 1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플러스 값을 보이며 완충 효과를 이어갔습니다. 방역조치가 완화된 2021년 2분기엔 재택생산의 GDP 기여도가 -3.8%포인트로 바뀌었지만 3분기 재택근무가 다시 늘어나면서 기여도가 4.7%포인트로 뛰어올랐습니다.

한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들은 팬데믹 기간 중 근무지 생산 감소폭에 비해 GDP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이는 재택근무가 경기 완충 기능을 일정 부분 수행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는 일반적 근무 형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 확산 전망

재택근무는 근로자가 통근시간을 절약하고 자율성 증대 등으로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업은 채용 관련 비용, 사무실 유지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재택근무로 전환한 근로자는 비재택근무자보다 생산성이 13% 높고 이직률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 간 유기적 의사소통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과 배움의 기회가 줄고, 기업은 관리·감독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팬데믹이 초래한 재택근무 확산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구 재택근무를 채택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지요. 하지만 상시 재택근무보다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최적의 근로조합을 찾아나가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요.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렵긴 합니다. 그러나 한은 보고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시간이 길고 정보통신(IT) 인프라가 발달한 경우에는 재택 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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