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린다고?”..’값질’ 테슬라, 고객 ‘혼쭐’ 넘을 수 있을까?

테슬라가 또 비싸졌다. 2022년 1월 11일 현재 테슬라 모델3의 스탠더드 트림 판매가격은 6159만원. 2021년 초 5479만원이었던 판매가격은 그해 5859만원을 거쳐 6059만원으로 두 차례나 올랐다. 그런데 또다시 1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모델3이 한국에 출시된 건 2019년 8월. 당시 출고가는 5239만원이었다. 1년 5개월 만에 판매가격이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출시 1년 5개월 만에 판매가격이 1000만원 가까이 오른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는 2021년 초 7479만원에서 7739만원, 그리고 다시 7939만원으로 값이 오르더니 2022년엔 8000만원을 넘겼다. 2021년 2월 6999만원에 출시된 모델Y 롱레인지는 7099만원, 7699만원, 7899만원으로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1000만원 가까이 차값이 비싸졌다.

테슬라의 잦은 가격 인상은 한번 차량을 출시하면 출고가격을 거의 바꾸지 않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는 동떨어진 행태다. 이를 두고 테슬라가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팬덤’을 악용해서 ‘값질(가격+갑질)’을 한다는 비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가격 올라도 판매량은 늘기만

테슬라는 잇따른 가격 인상의 원인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차량 기능 업그레이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완성체 업체들도 테슬라와 비슷한 제조 환경이란 상황을 고려하면 차값 인상에 대한 설명이 썩 와닿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연식 변경, 부분 변경 등에 맞춰 가격을 새로 매길 뿐, 외부 환경에 따라 가격을 바꾸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유독 테슬라만 큰 폭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소비자들 사이에선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 자체에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력한 팬덤이 존재하는 이상 테슬라가 가격을 수시로 올린다고 해서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잦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늘었다. 자동차정보포털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테슬라 차량은 1만7818대였다. 2019년 2340대, 2020년 1만1826대였던 연간 판매량보다 많다. 현재 테슬라는 모델3나 모델Y 계약 시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만큼 수요가 몰린다. 지금 추세라면 2022년엔 2만대 이상 판매도 어려울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잦은 가격 인상에도 테슬라는 2021년 국내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수입차 전체 누적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2021년 최대 실적을 달성한 테슬라는 수입차 전체 누적 판매 순위에서도 4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2020년 테슬라의 수입차 전체 누적 판매 순위는 8위였다. 전통의 수입차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전기차로만 4위에 오른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2021년 1~11월 팔린 전기차 9만1575대 가운데 테슬라 점유율은 19.4%다. 전기차 10대 중 2대가 테슬라였던 셈이다. 수입 전기차로는 압도적 판매 1위다.

◇사라진 전기차 보조금 혜택

그러나 충성도 높은 팬덤을 대하는 테슬라의 태도는 사실상 소비자를 무시하는 갑질에 가깝다. 테슬라는 전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별도로 알리지 않고 수시로 차 가격을 인상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언제 가격이 오를지 모르니 “오늘이 가장 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당장 2022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혜택이 사라졌다. 현재 모델3 스탠다드레인지의 판매 가격은 6159만원, 모델Y 롱레인지 7989만원, 모델3 롱레인지 6979만원으로 2022년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급 기준 상한선인 5500만원을 훌쩍 넘었다. 8699만원인 모델Y 롱레인지 퍼포먼스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환경부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침에 따르면 판매가격이 8500만원을 넘는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중에 구매보조금을 100%를 받을 수 있는 차는 한 대도 없다.

테슬라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사라진 모델Y. /테슬라
테슬라는 2021년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이 6000만원 미만으로 정해지자 인기 차종인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을 5999만원으로 책정했다. 2022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모델Y도 스탠다드 모델을 5999만원에 출시하며 노골적인 보조금 맞춤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가 늦어지고 있는 데다, 보조금 상한선이 낮아지자 아예 고가 정책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모델3 구매를 고려했던 직장인 A씨는 “단순히 가격이 오른 것뿐 아니라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 구매가격은 1300만원 이상 늘어난다”며 “굳이 이렇게까지 테슬라를 구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이 가격을 주고 구매할 정도는 아니다’ ‘비싸서 엄두가 안 난다’는 댓글이 줄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한국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펴더라도 충성 고객들이 떠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판매에 자신감을 같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출고 지연·일방 취소…가격에 못 미치는 저질 서비스

테슬라의 출고시점도 문제다. 테슬라는 차량의 국내 인도 가능 시점을 계약자들에게도 알려주지 못할 정도로 출고 날짜가 불확실기로 유명하다. 고객들 사이에선 “신차를 받는데 1년 정도 걸리면 행운”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에는 차량 출고가 계속 늦어지자 모델S와 모델 X의 국내 계약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차량 가격을 ‘시가’로 바꿔 예약을 받고 있다. 자연산 고급 활어 메뉴에서나 볼 수 있는 ‘시가’의 당혹스러움을 테슬라 구매 때도 경험해 볼 수 있다.

테슬라는 2021년 12월, 1년 가까이 차량 출고를 기다리고 있던 모델Y 스탠다드레인지 트림 사전 계약자들에게 대기 취소나 상위트림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모델Y 스탠다드레인지 사전 계약자는 1만명에 달한다. 해당 소비자들은 기다리는 동안 다른 차로 계약도 못하고 받을 수 있는 보조금도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 모델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대규모 취소 분이 일어나도록 하는 경우는 10년 이상 업계에 근무하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2021년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려다 기나긴 대기 끝에 포기한 직장인 B씨는 “예고도 없이 가격과 정책이 계속 바뀌다 보니 고객이지만 마치 농락당한 기분이 든다”며 “당신이 아니어도 살 사람은 많다는 갑질 마인드가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애프터서비스(AS)도 문제다.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8곳 밖에 없다. 수리나 점검을 하려면 오래 대기해야 한다. 부품 부족을 이유로 2~3개월을 기다리는 일은 허다하다. 리콜 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값질’만 할 게 아니라 안전과 충성 고객을 배려하는 테슬라의 대처가 시급해 보인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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