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인 ‘지옥’ 연상호 감독이 교회 사람에게 들은 솔직 소감

(Feel터뷰!) 넷플릭스 <지옥>의 감독 연상호

*스포주의! 넷플릭스 <지옥>의 결말과 중요 설정이 언급됩니다.

웹툰 <지옥>의 원작자로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며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연상호 감독.

<부산행>의 세계적인 대흥행과 속편 <반도> 마저 흥행에 성공시킨 그는 이제 넷플릭스, 티빙과 손을 잡으며 자신이 기획 중인 여러 유니버스 작품들을 기획하는 이 시대의 멋진 크리에이터다.

<지옥>을 통해 <오징어 게임>에 이은 K-콘텐츠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그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이후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옥>의 영어 제목이 ‘헬 바운드’다. 원작 웹툰의 노골적인 제목과는 조금 다른데,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은 내가 영어를 잘 모른다. 단순하게 제목을 빌려서 <더 헬>로 할까 했는데, 넷플릭스에서 ‘헬 바운드’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 제목이 조금 더 서구권 관객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을 기획하신 계기와 과정, 애니메이션 연출 시절 완성하신 <지옥:두개의 삶>과 어떤 연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지옥>은 학생 시절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최규석 작가와는 대학시절 친구였는데, 최작가가 <지옥>을 참 좋아했다. 최 작가와 친해진 계기도 그 작품을 보고 나서였다. 우리는 과가 달랐지만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이후 나이도 먹고 보니 볼일도 없고 만날 일도 없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맥주를 함께 마시가 우리 둘이 이렇게 만나면 만날 일이 없을 거 같다고 해서 공동 작업을 하자고 서로 제안을 했다. 뭘 하지 하다가, 과거 내가 만들었던 <지옥>을 함께 만들어 볼까 하고 이야기가 나왔고, 최작가가 매우 반겨서 웹툰으로 발전시키게 되었다.

-원작 웹툰 팬으로서 처음 민혜진 역에 김현주 배우님이 캐스팅되었을 때 조금 의외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캐스팅이라 생각한다. 김현주 배우님의 캐스팅을 결정하신 계기와 비하인드가 있는지?

나는 오래전부터 김현주 배우의 팬이었다. 노희경 작가의 데뷔작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 때부터 정말 좋아했었다.(웃음) 당시 김현주 배우가 드라마가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연기가 좋았던 걸로 알고 있다. 민혜진 캐스팅 과정에서 친한 드라마 작가와 이야기 하다가 그 작가가 김현주 이야기를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좋은 캐스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김현주 배우 다른 캐스팅이 있기 전에 내가 먼저 제시를 했었다. 민혜진은 정진수라는 인물의 기묘함이 통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김현주 배우님이 오랫동안 보여준 신뢰감 있는 연기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김현주 배우는 정말 좋은 태도를 가진 배우라 생각한다. 단역, 조연까지 누구인지 묻고 관심을 두시는 것을 보면서 감탄했었다.

-디스토피아적인 비주얼과 서브컬처적인 요소(지옥의 사자들, 화살촉)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원작에서부터 그런 요소들이 담겼는데, 어떻게 이 요소들을 차용하신 것인지 궁금하다.

어렸을 적부터 서브컬처 장르의 마니아였다. 피터 잭슨 영화, 일본 영화의 마니아였다. <지옥>을 구현하면서도 웰메이드를 지향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서브컬처 장르의 느낌을 잘 구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 90년대 일본 영화를 보면 그런 키치한 이미지가 많은데, 그중에서 츠카모토 신야의 <철남> 같은 작품을 좋아했다. 그것이 이번 작품을 만들 때 큰 영향을 주었다.

-원작자로서 실사화된 장면 중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인가?

오프닝 장면이 규모가 꽤 큰 장면이었다. 커피숍부터 강남 대로까지 이어지는 스펙터클한 장면인데, 카페 장면을 위해 로케이션까지 했지만, 세트와 실제 카페를 오가며 구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모든 것을 하나처럼 보이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게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괴물>에서도 큰 방향을 일으켰던 김신록 배우가 이번에도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김신록 배우는 내가 각본을 쓴 <방법>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그때 작품을 연출한 김용환 배우가 김신록 배우를 추천했었다. 그때는 내가 그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방법> 편집본을 보니 내가 썼지만 이 배우가 세밀하게 표현해 줘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박정자 캐스팅을 할 때 김신록 배우에게 제안을 했었다. 마지막 장면은 초자연 장면이었다. 그러고 나서 방황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초점이다. 후반부를 보면 그 현상이 더 이상 갑작스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은 그 세계의 오프닝과 같은 현상이자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를 이용하는 이익단체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엉뚱한 질문이다. 교회에 다니신다고 들었다. 감독님의 이전 작품부터 <지옥>은 기독교의 시선에서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작품인데, 감독님 교회 신도, 성직자분들의 반응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다.

과거 내가 <사이비>를 만들었을 때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 의외로 내가 만든 작품을 교회 사람들이 좋아한다.(웃음)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가 커서 목사님들은 내가 본인 교회에 다니는 줄 모를 것이다.(웃음)

-지옥사자, 천사의 묘사가 원작 웹툰 팬으로서 매우 궁금했다. 원작, 실사화에서 각각 구현한 이들의 모습과 제작 관련 비하인드스토리를 듣고 싶다. 여담으로 정지소 배우에게 천사 목소리를 맡기신 이유도 듣고 싶다.

다들 지옥사자라고 부르고 있지만 나는 이들이 인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혐오로 똘똘 뭉친 인간의 모습을 시각적 실체화로 만든 것이 지옥사자가 아닐까? 천사의 이미지는 천사를 다루던 한 종교 관련 그림을 참고했다. 그 작품에서 천사를 커다란 얼굴로 다뤘는데 그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정지소 배우에게 천사 목소리 연기를 주문한 것은 <부산행>의 사건의 시작 설정과 동일했다. <부산행>에서 심은경 배우가 좀비가 되어 재앙의 문을 열어 주었듯이, <지옥>의 재앙의 시작을 정지소 배우가 해줬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천사의 컨셉 아트를 보니 바로 정지소 배우가 떠올랐다.(웃음) 다행히 정지소 배우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의 얼굴을 CG로 스캔했고, 목소리도 녹음해 우리가 원한 묵직한 목소리로 만들었다.

-그냥 지옥으로 데려가도 되는데 사자들이 지옥에 데려갈 사람들을 시연하고 잔인하게 고문(?)까지 한다. 누구는 가슴 쪽을 찌르고 누구는 사지를 찢고 하던데 어떤 기준이 있나? 왜 이런 설정을 한 것인가?

극 중 정진수는 지옥사자의 행위를 시연이라고 말한다. 시연이라는 것은 무언가 이뤄지기 전에 시범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옥사자의 전시적인 행위 때문에 그 행위에 시연이라는 의미를 붙이면서 사람들은 지옥을 상상하게 된다. 여러 종교에서 지옥을 이야기할 때 여러 개의 지옥들이 많이 있듯이, 이런 시연 장면을 통해 사람들이 지옥에 대한 공포심과 상상을 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놀라운 소재만큼 대단한 배우들이 출연해 멋진 연기들을 보여주었다. 촬영하면서 감독님의 예상을 벗어난 멋진 연기와 감독님을 놀라게 한 배우분의 즉흥 연기들이 있다면 어떤 게 있었나?

배우들을 모으고 촬영전 브리핑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브리핑에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배우가 바로 박정민 배우였다. 다른 촬영 스케줄 때문에 오지 못했는데, 나는 그 배우가 알아서 잘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하니 내가 생각했던 것을 벗어난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그가 연기한 배영재 PD는 원작 웹툰에서는 독자의 시선을 반영한 캐릭터였는데, 박정민 배우가 평범한 연기를 정말 새롭게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것들이 박정민의 천재성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부분부터 <지옥>의 결말과 주요 장면이 언급됩니다.

-원작에서 화살촉은 아메리카 원주민 추장 이미지였는데, 이번 실사화에서 달리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화살촉 실사화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처음에 원작을 구상할 때 ‘화살촉’ 이동욱이라는 인물은 히키코모리 같은 존재이고 부모님이 여행 갖다 사다준 원주민 추장 모자를 쓰고 메이크업을 하고 방송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이 실사화가 진행되고, 전세계인들이 보는 작품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큰 문화적 오해를 살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의 이미지로 완성했다. 화살촉은 프로파간다적인 스피커를 가진 인물로 이 사람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할까 고민했었다. 자신의 자아를 가리고, 스피커적인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과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마지막 결말 장면에 대한 설명과 시즌 2와의 연결에 대해 여쭙고자 한다.

마지막 박정자의 귀환 장면은 초자연적인 장면이다. 그러고 나서 방황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 후반부를 보면 더 이상 지옥 고지와 시연이 갑작스럽지 않은 현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은 그 세계의 새로운 오프닝과 같은 현상이어서 아마도 당황스럽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시 돌아오는 박정자를 이용하는 이익단체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 2의 오프닝은 매우 충격적일 것이고 지옥사자도 계속 나올 것이다.

-이전 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옥> 후속작을 드라마가 아닌 웹툰으로 다시 선보일 것이라 언급했다. 시즌 2를 다시 웹툰으로 이어나가시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옥> 시즌 2의 영상화는 아직 넷플릭스와 협의를 하지 못했다. 최규석 작가와는 다음에도 같이 하자고 해서 웹툰으로 후속을 내놓기로 했다. 당연히 후속 웹툰을 영상화하는 것도 열려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많은 분들과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후속 이야기의 만화도 영상화 되었으면 한다.

사진 일괄 출처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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