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팝콘은 되는데, 왜 기차에서 계란은 안되나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
누더기 거리두기 지침 탓에 해제도 어줍어
헬스장∙목욕탕은 역차별에 불만 커

11월 1일부터 일상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코로나로 생긴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들이 백신 접종 완료자들을 중심으로 완화되면서 외부 활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0월 25일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2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시행된 이후 18개월 만이다.

거리두기 지침이 그랬듯, 일상회복 지침도 혼란스럽긴 매한가지다. 어디서 무얼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식당에는 몇 명까지 같이 갈 수 있는지, 헬스장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지 등 복잡한 지침을 외워야 하는 건 또 국민 몫이 됐다. 일례로 11월부터는 백신 2차 접종이 끝난 지 2주가 지났다면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어도 된다. 야구장이라면 접종자 전용구역에서는 치킨 같은 음식을 먹어도 된다. “미접종자는 강제로 다이어트하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다만 접종 완료자라도 아직 기차 안에서 구운 계란을 먹을 수는 없다. 기차 안 취식은 일상 회복 1단계까지는 제한된다.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지만 헬스장 등 영업이 더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YTN 뉴스 캡처

외신에서도 조롱했던 헬스장 러닝머신 속도 제한도 풀린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으며 러닝머신을 뛸 수도 있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헬스장 러닝머신 속도는 시속 6km로 제한됐고, 음악도 비트가 느린 음악(120bpm 이하)으로 틀어야 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안 되고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되는 식이었다. 영업은 오후 10시로 제한됐고, 헬스장 샤워는 금지됐다. 이제 접종 완료자는 헬스장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 미접종자는 48시간 이내의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헬스장에 출입할 수 있다.

일정상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한 헬스장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미접종자인 헬스장 이용자가 주5일 헬스장에 간다고 가정하면 PCR(유전자 증폭) 검사만 일주일에 2~3회 받아야 한다. 집 앞 헬스장에 1년치 등록을 했다는 이모(29)씨는 “마스크를 벗고 떠드는 식당은 별 제한이 없고, 마스크 쓰고 접촉 없이 운동하는 헬스장은 음성 확인서를 매번 내라는 조치가 의아하다”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늦게 맞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게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접종자의 헬스장 이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헬스장에는 환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헬스장 관장은 “벌써 미접종 회원 여려 명이 회원권 중단 문의를 해왔다”며 “일상을 회복해 자영업자를 살린다는 애초 취지와 다르게 영업이 더 어려워지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고 했다.

일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식당과 카페 인원 제한 기준도 달라졌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해 총 8명까지 모임이 가능했지만, 11월부터는 접종완료자 6명을 포함해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

한 헬스장 관장이 정부의 일상 회복 조치로 영업에 더 지장이 생긴다고 하소연하는 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일상 회복으로 향하는 첫 발을 떼려는 시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방역지침은 어느새 아무도 외우지 못하는 복잡한 규정이 되었다. 직장인 윤모(33)씨는 “매번 숫자놀음하는 정부 브리핑에 지칠대로 지쳤다”며 “이번엔 ‘접종자 6명 포함 최대 10명’을 다시 외워야 하는 것이냐. 처음에는 인원 제한을 유심히 살폈지만 이제는 정부가 뭘 발표해도 짜증만 난다”고 말했다.

이미 누더기가 됐던 방역 지침을 하나씩 풀면서 일상 회복 지침도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됐다. 당장 목욕탕과 골프장 샤워실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목욕탕은 ‘백신 패스(접종 완료 증명)’가 적용돼 접종자만 이용할 수 있지만, 골프장 샤워실은 접종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의 취식 문제도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주부 함모(50)씨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자녀들과 영화를 보러 가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대학생 딸(22)과는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을 수 없지만, 중학생 아들(15)과는 나란히 앉아 함께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볼 수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은 백신패스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접종자는 신데렐라처럼 음성확인서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하는 혼란에 빠졌다. PCR 검사는 발급 후 48시간까지만 유효하다. 단, 밤 시간대에 효력이 끝날 수도 있어, 시설에 따라 48시간이 지나도 그날밤 자정까지는 음성 검사 효력이 인정된다. 예를 들어 오후 7시에 효력이 끝나는 음성 확인서를 지닌 채 목욕탕에 갔다면, 오후 7시에 바로 나오지 않고 자정까지 머무를 수 있다는 뜻이다.

jobsN 글 유소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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