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학과 교수와 뷰티 디렉터가 백년가약을 맺으며 벌인 일

디어마이디어 김미수·정두영 대표
‘테이블웨어에 패션을 입힌’ 브랜드

크림 베이지, 마카롱 민트, 라이트 그레이, 펄 화이트, 펄 핑크, 라벤더 퍼플… 한 가지 제품에 다양한 색을 고를 수가 있다. 사이즈도 스몰(Small)과 라지(Large) 두 가지다. 언뜻 보면 패션 제품 같지만 알고 보면 그릇의 상세 옵션이다. 식기류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든 이 브랜드는 바로 ‘디어마이디어(Dear My Dear)’다. 디어마이디어는 김미수, 정두영 대표가 ‘테이블웨어(식기류)에 패션을 입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론칭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현재 서울 성수동에 쇼룸이 있고 현대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까지 갖춰 고객들이 먼저 찾는 브랜드를 운영 중이지만 김미수, 정두영 대표는 과거 각각 뷰티 디렉터,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했었다. 서로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디어마이디어를 창업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두영, 김미수 대표. /디어마이디어 제공

-자기소개해 주세요.

“(김미수, 이하 김) ‘테이블웨어에 패션을 입히다’라는 슬로건 아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디어마이디어를 운영하는 김미수 대표입니다. 2020년 9월 브랜드를 론칭해 1년 조금 넘게 테이블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두영, 이하 정) 저는 김미수 대표와 함께 디어마이디어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김미수 대표의 남편 정두영입니다. 거의 모든 업무를 둘이 함께하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자체 제작 상품 기획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웨어에 패션을 입힌 브랜드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가요.

“(정) 테이블웨어는 식탁에 올라가는 모든 식기류를 뜻합니다. 디어마이디어에서는 자체 제작한 그릇은 물론 수저 세트, 컵, 앞치마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중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한 그릇이 저희 브랜드 대표 제품입니다. 기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는 편집숍처럼 외부에서 소싱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해외나 남대문에서 좋은 제품이 있으면 가져다 파는 거죠. 큰 기업이 아니고서야 자체 제작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제품에 브랜드 정체성을 담기 위해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김) 2020년 9월 브랜드 론칭 때부터 함께한 ‘파티플레이트’입니다. 한식을 담아도, 양식을 담아도 어울리는 그릇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제품입니다. 접시 양 끝이 손잡이 모양처럼 돼 있어 잡기 편하고 깊이가 있어 메인 요리를 담기 좋습니다. 고객분들이 가장 많이 찾으시고 재구매도 높은 제품입니다.”

시그니처 제품 파티 플레이트를 들고 있는 김미수, 정두영 대표. /디어마이디어 제공

김미수 대표와 정두영 대표가 처음부터 테이블웨어에 관심이 있었던 아니다. 정두영 대표는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고 지금은 수원여자대학교 패션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섬유공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대학교 3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간 미국 뉴욕에서 패션에 눈을 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패션 디자인 학교 에스모드 서울에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고 졸업 후 1998년에는 신원 지이크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오다노 코리아 남성복, 루이스 롱 블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지이크 파렌하이트 론칭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김미수 대표는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 마케팅을 전공한 김 대표는 졸업 후 일본 뷰티 브랜드 미키모토 코스메틱에 입사했다. 뷰티 디렉터로 15년 정도 일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두 대표는 2005년에 만났다. 정두영 대표와 방송에 함께 출연한 쇼호스트의 소개로 알게 됐다. 패션과 뷰티 모두 트렌드를 앞서가는 분야기도 하고 공통점이 많아 잘 맞았다고 한다. 그렇게 두 대표는 2020년 4월 결혼에 골인했다.

과거 정두영 대표가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할 때의 모습. /디어마이디어 제공

-두 분이 함께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 결혼한 기념으로 새로운 걸 시작해 보자고 얘기를 나누다 패션과 뷰티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시작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둘 다 각자 분야에 열정이 있고 일을 좋아해서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죠.

(정) 한 번에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결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둘 다 먹는 걸 좋아해서 요식업과 라이프 스타일 중에 고민했어요. 그러나 저는 뷰티 브랜드를 하다 보니까 유통기한에 대한 고충이 있었고, 정 대표는 사이즈 부분에서 고충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에서 자유로우면 좋겠다는 의견에 동의해 라이프 스타일로 정했습니다.

또 패션 쪽에서 일하다 보니 트렌드를 앞서 내다볼 수 있었어요. 패션 행사나 시장 조사차 해외에 나가면 리빙 제품이 늘어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사태로 라이프 스타일 제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 집콕 등으로 홈 인테리어 제품 판매량이 늘었죠. 사람들이 집에서 음식을 먹을 때조차도 대충 먹지 않아요. 예쁜 그릇에 담아 테이블 세팅한 후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배달 음식도 일회용 용기에서 꺼내 먹음직스럽게 세팅해서 즐기죠.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만의 감성을 입힌 실용적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공자가 아니라 그릇을 만들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정) 도예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제품을 디자인해서 굽더라도 섭씨 1200도가 넘는 가마에 구우면 모양이 변해요. 처음에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첫 제품인 파티 플레이트가 탄생하기까지 300개가 넘는 그릇을 깨뜨려야 했어요. 가마 환경에 따라 변형되는 것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하는 등 몸소 경험하면서 하나하나 보완해나갔습니다.

(김) 옷이나 뷰티 제품처럼 올해 트렌드 컬러를 그릇에 입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만들다 보니 왜 흰색 그릇이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가장 쉽기 때문이에요. 흙 종류, 색에 따라 발색이 다르게 나오고, 굽기 전과 후도 색 차이가 많이 났어요. 원하는 색상을 구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어떤 광으로 그릇을 만들지도 고민이 많았죠. 유광은 실용적이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 적고, 무광은 고급스럽지만 흠집이 많이 생기고 전자레인지 사용을 못 하는 제품도 있어요. 실용성이 좋으면서도 감각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수천개의 유약을 고르고 발라보면서 ‘펄(pearl) 광’을 개발했습니다. 유광과 무광의 중간으로 스크래치는 덜 생기고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합니다.”

디어마이디어 파티 플레이트에 담긴 음식. /디어마이디어 제공

-음식에 따라 플레이팅 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몇 가지 팁을 주자면요.

“(김) 한식과 중식일 경우 음식을 푸짐하게 올리면 더욱 먹음직스러워집니다. 디저트류는 푸짐하게 올리기보다는 그릇이 많이 보이도록 여유롭게 놓는 걸 추천합니다. 디어마이디어 제품을 예로 들자면 파티 플레이트에 치킨을 담으면 굉장히 푸짐해 보입니다. 또 샐러드도 잘 어울립니다. 기본적으로 깊이가 있기 때문에 음식을 잘 잡아준다는 느낌이 납니다. 또 그릇 외에 다른 식기류를 세팅할 때는 톤온톤(tone on tone)으로 맞추는 걸 추천합니다. 같은 색상이지만 톤에 차이를 두고 색을 배치하는 방법이에요. 이 방법이 손에 익었다면 톤앤매너(tone & manner·색감, 색상의 분위기 등)를 따져 조금씩 색상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아요. 나중에는 색상과 모양이 조금씩 다른 빈티지 제품으로 식탁을 꾸며보세요. 색다른 느낌들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최근 NFT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 얼마 전부터 NFT(NON-FUNGILBE TOKEN)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NFT는 시장 안에서 희소가치에 따라 가격이 매겨집니다. 대부분 세상에 단 1개라는 이유로 소장 가치와 가격이 올라가죠. 이런 점을 이용해 고객이 그릇을 구매할 때 일정 비용을 추가로 결제하면 글씨가 써진 그릇과 함께 이 그릇을 사진으로 담은 NFT를 발행해드리고 있습니다. 고객은 이 세상 하나뿐인 NFT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그릇을 받게 되는 겁니다. 실제 그릇에 새겨진 글씨는 물로 지워지지만 NFT는 평생 남습니다. 처음에는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써주는 커스텀레터링 서비스를 준비했어요. 준비하다 보니 이걸 평생 보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커스텀 그릇은 잘못 관리하면 깨지고 글씨가 바라기 때문에 고객이 평생 간직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요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것을 갖고 싶어 하는 트렌드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하는 문구를 작성해 그릇을 보내주고 NFT로 발행해준다. /디어마이디어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김) 부엌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은 개개인의 개성이 다 드러납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또 나이, 생활 유형, 성별 상관없이 고객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정) 더 나아가 메타버스, NFT 등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등을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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