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하면 생활비로 월 200씩 꽂아주는 학과

입학 때 취업 보장받는 계약학과
등록금 전액, 기숙사·생활비 지급도

LG에너지솔루션 유튜브 캡처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과 대학이 손잡고 만든 배터리학과가 생깁니다. LG화학 배터리사업부에서 분사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이 고려대와 함께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신설했는데요. 학부생은 뽑지 않지만, 박사 과정 5명과 석박사 통합과정 10명을 선발합니다.

합격자는 2022학년 봄학기 신입생으로 대학원에 입학하는데요. 이들에겐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집니다. 입학생 모두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고, 매월 생활비도 받습니다. 석박사 통합과정(1~2년)은 월 120만원을, 박사 과정과 3년 이상 석박사 통합과정은 매달 200만원을 지급합니다. 학위를 따는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입사 후에는 경기도 과천이나 서울 마곡 R&D캠퍼스에서 배터리 관련 연구를 맡게 됩니다.

삼성 지원으로 세운 성균관대 반도체관. /성균관대학교 유튜브 캡처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최초

고려대 배터리학과처럼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정원 외로 개설해 운영할 수 있는 학위 과정을 계약학과라 부릅니다. 특정 기업 직원의 재교육이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과 채용을 전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용보장형이 있습니다. 대학은 기업체뿐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협약해 계약학과를 설치할 수 있는데요. 현재 연세대·고려대 등에서 운영 중인 반도체학과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생긴 계약학과는 2006년 신입생 모집을 시작한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입니다. 삼성재단이 1996년 성균관대를 인수하고 10년 만에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했는데요. 성균관대는 삼성 지원에 힘입어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 입학생은 입학금과 함께 2년(4학기) 등록금을 지원받고, 2학년 2학기 때 삼성전자 채용 절차를 통과하면 남은 2년도 장학금 혜택을 받습니다. 졸업하면 삼성전자에 취업할 수 있는데요. 졸업생 10명 중 9명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입사한다고 합니다.

2021년에는 연세대와 고려대에도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가 신설됐습니다.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공과대학에 반도체공학과를, 연세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만들었습니다. 두 학과 모두 장학금 혜택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연수 기회가 주어집니다. 다른 학과에서 보기 힘든 혜택으로 신입생 모집 전부터 많은 수험생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취업난을 겪는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 없이 대학 생활 할 수 있어서 부럽다”, “나도 아르바이트 안 하고 생활비 받으면서 공부하고 싶다”고 입을 모읍니다.

졸업 후 7년간 사이버보안 전문사관으로 복무하는 고대 사이버국방학과. /고려대학교 인재발굴처 유튜브 캡처

◇국방부와 협약···졸업 후 장교 임관하기도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만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건 아닙니다. 고려대엔 반도체공학과 말고도 국방부와 협력해 만든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사이버국방학과가 있습니다. 국방부와 고려대는 사이버 테러와 전쟁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 이 학과를 설치하고 2012년부터 신입생을 뽑고 있습니다.

4년치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이 학과 학생들은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역량을 대학에서 쌓습니다. 수학·컴퓨터·암호학 등은 물론 장교가 되기 위해 군사학도 배웁니다. 졸업 이후엔 장교로 임관해 7년간 사이버보안 전문사관으로 복무합니다. 미래에 군 장교로 복무하는 만큼 군인사법 제10조에서 규정하는 결격사유가 없어야 입학이 가능합니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서울대나 의대를 포기하고 갈 정도로 고려대에서 인기가 높은 학과로 꼽힙니다.

서울대 정문. /조선DB

◇“기업 인재 양성소 아냐” 거부하던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으로 평가받는 서울대는 채용전제형 계약학과를 도입하는 데 부정적이었습니다. 2019년 시스템 반도체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한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내부에서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이 특정 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계약학과를 만드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반도체산업 인력 양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최근 정부와 서울대가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 다시 협의에 나섰습니다. 반도체 인재가 부족해 계약학과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학계에선 “기업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대학도 기업과 협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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