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의 유골,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어드려요

우리나라는 한때 ‘묘지 왕국’으로 불렸다. 예로부터 매장(땅을 파고 시체를 묻는 것)을 선호하는 장묘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해서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전국의 묘지 면적은 국토 면적의 1%인 9만6000여ha(헥타르)에 달한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8.5㎢·행정구역 기준)의 120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이렇게 금수강산 곳곳에 있는 묘지를 보고 ‘천옥’ 박만우(65) 전 대표이사는 장묘문화를 바꾸겠다면서 창업에 나섰다. 화장 후 남은 고인의 유골 분을 구슬 모양의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든다. 현재는 딸 유영주 대표가 사업을 이어받아 운영 중이지만 창업을 결심한 계기 등 자세한 사업 과정이 궁금해 박 전 대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천옥’ 박만우 전 대표이사(좌), 현재는 딸인 유영주 대표(우)가 사업을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jobsN

-자기소개해 주세요.

“유골 성형 보석 사리 전문 업체 ‘천옥’을 창업한 박만우입니다.”

동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박 전 대표는 원래 무역 회사를 운영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수입하는 일을 했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였다. 전국 곳곳의 산과 들판을 다니면서 풍경을 즐겨 그렸다. 그럴 때마다 금수강산 곳곳에 있는 묘지가 눈에 보였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아름다운 산과 들판에 있는 묘지가 눈에 띄었어요. 오랜 시간 관리받지 못한 묘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죠. 그때부터 장묘문화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매장을 선호했어요. 매장을 유교적인 관행으로 여겨서였죠.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훼손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국가가 나서서 화장 문화를 장려하기 시작했어요. 화장 후 남은 유골을 납골당에 모시거나 산과 바다에 뿌리는 경우가 많이 생겼죠. 하지만 사랑하는 고인을 멀고 거친 산야에 뿌리고 죄책감을 느끼는 유족이 많았어요. 또 유골함에 보관하는 경우 유골 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해 부패하는 경우도 있었죠. 용기의 결로현상(대기에 있던 수분이 물체 표면에서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으로 인해 유골 분에서 악취가 나거나 벌레가 생기기도 했어요.

어떻게 하면 고인을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 모실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기존 매장·화장 후 유골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어느 날 우연히 불교 화장의식인 ‘다비’를 봤어요. 다비식을 하면 고온에 의해 사리라고 하는 구슬 모양의 결정체가 나와요. 이처럼 유골을 보석 모양의 결정체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06년 ‘천옥’을 창업했습니다.”

유골을 보석으로 만드는 일을 한다. /천옥 제공

-사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유골을 아름답고 영롱한 구슬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했어요. 2005년부터 자체 기계를 개발하기 시작해 계속해서 고도화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스 토치 방식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유골에 직접 열을 분사하는 방식이라 유골의 분진이 날릴 수 있고, 유골 보석의 겉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기 방식의 기계를 개발해 유골 보석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고온의 간접 열을 이용해 제작합니다. 깨끗하게 보석을 성형할 수 있고 결정체 모양도 매끄럽고 아름답게 나옵니다. 환경 오염 문제도 없죠. 자체적인 기술을 담은 유골 성형 기계로 2007년 한국여성발명협회 특허청장상, 2008년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상, 2009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청장상 등을 받았습니다. 현재 제조 방법과 기계 장치 등 8건의 특허를 등록한 상태입니다.

사업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유골 보석이라는 분야는 너무 생소했어요.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렸어요. 국토가 적어 매장 문화에 관한 고민이 많았던 홍콩에 2013년 1월 진출했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유골 보석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큰 관심을 받았어요. 그해 홍콩 AFE 장례 박람회(Asia Funeral and Cemetery Expo&Conference)에도 참가했어요. 이후 2015년 7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습니다.”

2013년 홍콩 AFE 장례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 /천옥 제공

-유골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유골에 남은 철 성분 등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이후 자체 개발한 특수 전기 기계를 이용해 유골을 용융(고체가 열에 의해 액체가 되는 현상)해요. 고열로 녹인 후 성형 과정을 거치면 보석처럼 맑고 동그란 구슬이 탄생합니다. 이렇게 유골이 보석처럼 맑은 구슬로 만들어지면 일반 납골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나 악취, 변질, 해충 발생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어요.

작업 시간은 유골의 양마다 달라요. 한 알 한 알 결정체로 만들어야 해요. 보통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유족의 뜻대로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요. 목걸이, 반지 등 몸에 항상 지닐 수 있는 액세서리로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결정체의 색깔은 다양해요. 흰색, 맑은 초록색, 옥색, 청색, 검은색 등 고인의 유골마다 다 다른 색으로 나와요. 투명도도 다르죠.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요. 결정체가 나오기 전엔 어떤 색으로 나올지 아무도 몰라요.

전에 암 투병을 오래 하신 고인의 유골을 가져오신 고객이 계세요. 유골 보석으로 만들어 미국에 모셔가고 싶어 하셨죠. 예쁘고 아름답게 만들어 드리고 싶었는데 보석 색깔이 밤색으로 어둡게 나왔어요. 너무 속상했습니다. 고객님은 ‘아버님이 투병 생활을 오래 하셔서 그런가 봐요’ 하시는데 마음이 정말 안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유골 보석은 혐오감이 없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고인을 추모할 수 있다. /천옥 홈페이지 캡처

-고객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고인을 어디서나 추모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세요. 액세서리로 만드시는 경우에는 항상 몸에 지니면서 부모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세요. 직접 만지거나 집에 둬도 혐오감이 없고,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행복하다고 하세요.

자식을 일찍 떠나보낸 부모님이 많이 오세요. 유골을 항상 곁에 두고 싶어 하시죠. 유골을 아름답고 영롱한 보석으로 만들어서 예쁜 케이스에 담아 드리면 정말 좋아하십니다. 변질한 유골을 들고 오셔서 우신 고객도 있어요. 정성껏 보석으로 만들어서 드리면 이렇게 아름다운 보석으로 다시 탄생하셨냐면서 좋아하세요.”

유골을 목걸이, 반지 등 몸에 항상 지닐 수 있는 액세서리로도 제작할 수 있다. /천옥 제공

-고객 수가 궁금합니다.

“최근 유골 보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이 늘고 있어요. 자연스레 고객 수도 늘고 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이 찾아오세요. 한 달에 30여 건 정도 보석장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찾아오시는 유족을 보면 각자 사연이 있어요.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인의 유골을 마음을 다해 정성껏 모시고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요. 또 보석장을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CCBB가 추천하는 글

»한 번 따면 9000만원 까지도 버는 자격증입니다

»‘개민증’과 ‘개등본’ 만들어 주고 월 4억 법니다

»30대 부부 동반 퇴사→이듬해 120억 매출 대박, 비결은…

»“승무원에게 인기폭발” 1년 만에 1만개 팔려나간 ‘이것’

»앱등이도 갤럭시로 갈아타게 만든 ‘폰꾸’ 열풍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Leave a Comment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