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꽃 배달로 ‘카뱅’ 도전 막을 수 있을까?

금융서비스 넘어 생활플랫폼으로

빅테크에 맞서 진화하는 은행 앱

계좌 잔액조회, 이체, 금융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 위주였던 은행 앱이 달라졌다. 음식배달, 세금계산, 부동산검색, 중고차매매, 택배픽업, 꽃선물, 반려동물 관리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탑재하기 시작한 것. 은행별로 10개가 넘던 앱들은 하나둘 통폐합되고 있다. 은행 앱 하나로 금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 전략으로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IT기업)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 앱이 음식배달, 택배, 꽃배달 등의 서비스를 더한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픽사베이

◇집도 차도 은행 앱으로 본다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 앱의 라이프 플랫폼을 소비, 재테크, 재미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해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전기차 가격조회 서비스’가 있다. 제조사별, 지자체별 보조금, 할인가 등을 조회해 차량 가격과 차량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음식배달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예약 배달, n분의 1 주문 결제 등 새로운 배달 서비스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세금계산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관련 세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증여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계산이 가능하며 앞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상속세 계산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KB스타뱅킹’ 앱에선 반려동물 서비스도 가능하다.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를 공략한 서비스다.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에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 종류와 품종, 생일, 몸무게 등을 등록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신탁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2월 출시한 부동산금융 플랫폼 ‘리브부동산’에서는 부동산 실거래가, 매물가격, 공시가격, 인공지능(AI) 예측 시세, 빌라 시세까지 부동산 가격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앱에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를 더했다. /픽사베이

NH농협은행은 은행들 가운데 가장 폭넓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원 플라워’ 서비스는 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서 한국화훼농협의 꽃다발, 화환, 난(蘭) 등 화훼 상품을 농협계좌 및 카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상품 수령 고객이 직접 배송지를 입력할 수 있는 ‘선물하기’ 기능을 활용해 생일, 승진 등 기념일에 꽃배송이 가능하다. 특히 오전 11시 이전 주문 건에 대해서는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기에 농협의 장점을 무기로 인기제품과 신선한 농산물을 추첨을 통해 파격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핫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농협물류와 연계해 택배기사가 집, 사무실 등에 방문해 택배를 접수·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하나은행은 ‘원더카 직거래 경매’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동차 경매 전문기업인 카옥션과 손잡고 개인이 온라인 경매에서 중고차를 사고팔 수 있게 했다. 고객들은 경매 입찰 참여, 경매로 내 차 팔기 등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관공서나 차량등록사업소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고차 직거래를 할 수 있으며 직거래 차량의 보험사고 이력 등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동행부터 정비, 원거리 탁송까지 원클릭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은행 ‘우리원뱅킹’ 앱은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우리 아이 계좌 조회서비스’ 등 고객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서비스의 경우 도입 4개월 만에 1만건의 신청 건수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잘게 쪼개졌던 은행 앱은 합치거나 없애, 집중도·방문률 높여

은행앱의 또 다른 전략은 기능별로 쪼개졌던 앱들을 통폐합해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기존 7개의 앱을 NH스마트뱅킹·NH기업스마트뱅킹·올원뱅크 등 3개의 앱으로 통합한다. NH스마트뱅킹은 금융 본연의 업무를 위한 전용앱이라면, 올원뱅크는 디지털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생활금융 플랫폼의 성격을 띤다. NH농협카드가 운영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농협중앙회와 합쳐 ‘NH페이’로 출시한다.

시중은행에선 기능별로 쪼개진 은행 앱을 통폐합해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플레이스토어 캡처

KB국민은행은 통합 앱인 ‘뉴스타뱅킹’을 출시하고 흩어져 있던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았다. 기존의 리브(Liiv) 앱은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전용 모바일 앱으로 업그레이드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만든 앱은 최대 17개에 달했다. 뉴스타뱅킹과 KB금융 계열사 앱과의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KB모바일인증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뉴 스타뱅킹에서 한 번만 로그인을 하면 자동 로그인을 통해 연결된 앱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택배 예약/조회 서비스’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WON뱅킹’을 통해 고객들이 택배를 신청하면 택배기사가 집에 방문해 물품을 수거할 수도 있고, 본인이 지정한 편의점에 물건을 맡기면 택배기사가 픽업해가는 서비스를 연내 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의 시도, 한계점은

시중은행들의 이런 시도는 은행 앱이 단순히 금융거래만을 위해 찾는 곳이 되면 금융서비스로 영역을 빠르게 넓혀오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에 점점 고객을 뺏기게 될 거란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는 시중은행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은행 앱을 통한 생활 서비스 확대는 은행권의 비금융업무 수행력을 확대해 부가 수익을 얻거나 금융업무와 시너지 창출도 낼 수 있다. 또 비대면에 익숙한 미래 금융시장의 핵심 고객인 ‘MZ세대’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고객의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 상품·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

다만 탄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로 넓히는 빅테크와 달리 시중은행 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통상 플랫폼 기업은 고객 ‘록인 효과(소비자가 특정 서비스나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구매를 이어가는 현상)’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앱에 얹는다. 그런데 은행은 거꾸로 많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하는 형태라서 고객 입장에서는 복잡한 앱에 되레 효용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글 jobsN 강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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