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소송전..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를 이길수 없는 이유

생각보다 복잡한 스칼렛 요한슨 VS 디즈니 소송전의 배경

지난주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를 상대로 <블랙 위도우> 관련 소송을 건 뉴스가 화제가 되었다. 당초 극장 계약을 통한 추가 수익과 개런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디즈니가 자사의 OTT(디즈니플러스)를 통한 동시 개봉 형식을 취하게 되면서 스칼렛 요한슨 측이 이에 반발한 것이다. OTT를 통해 동시 공개된 만큼 스칼렛 요한슨이 받기로 한 개런티 수익은 낮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스칼렛 요한슨 측이 5,000만 달러(한화 약 500억 원)의 손해를 봤다며 디즈니에 소송을 제기했고, 디즈니는 이미 추가 수익을 지급했으며 당초 계약이 ‘극장에 널리 개봉(wide theatrical release)’이라고 주장하며, 이것은 극장 개봉에만 한정 지은 의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한슨 측은 이를 ‘극장에만 개봉’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디즈니의 주장을 맞받아 쳤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가운데 배우들과 팬들은 디즈니의 행동을 거대기업의 횡포로 정의하며, 스칼렛 요한슨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사실 정황상 요한슨 입장에서도 충분히 억울한 만한 내용이기에 그녀의 주장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언론과 산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소송은 다소 복잡하다. 소송의 배경에는 신생 산업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이슈가 크기에 법원이 그 점을 더 참고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 점에서 이 문제는 배우의 권리라는 명분만을 내세우기에는 불리한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 소송이 스칼렛 요한슨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며, 결국에는 디즈니가 제시한 합의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는 할리우드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스타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콘텐츠 제작의 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소송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배경이 이 소송에 숨어있는 것일까?

1.<블랙 위도우>의 스트리밍 흥행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왜?

데드라인의 7월 29일 기사에 따르면 <블랙위도우>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첫 주 수익은 6,000만 달러(약 600억 원)이다. 대단한 수익으로 보이지만 이중 15%는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마존 파이어스틱, 애플 TV 플러스 등 플랫폼에 수수료로 빠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남은 금액은 5,100만 달러(약 510억원)로 이것이 주 수익이 된다. 하지만 이 남은 금액에서도 여러 부가 지출이 있어서 실질적으로 디즈니가 얻게되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매체는 전했다. 이는 극장을 통해 얻는 수익과 비교해 봤을때 현저히 적은 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해외 불법 해적판을 통한 유출이다. 디즈니,마블 시장이 가장 큰 중국에서 <블랙 위도우>가 입은 피해액만 무려 2억 달러(2,000억원)로 추산될 정도로 너무 많은 해적판이 중국에 나돌았을 정도다.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영화가 동시 공개되면서 쉽게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직까지 성장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회사가 스트리밍을 통해 얻은 실질적인 수익이 크지 않기에 지금은 스트리밍 업체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 될 것이다. 결국 스칼렛 요한슨 측이 디즈니가 얻은 수익성을 강조한다 해도 이러한 실질적인 지표로 인해 큰 공격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2.이제 배우가 중요한 시대는 끝이났다

이는 스칼렛 요한슨 측이 소송에 이긴다 해도 실질적으로 얻을 이익이 없음을 의미한다. 전자에서 언급했듯이 스트리밍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할리우드의 스타 시스템이 과거보다 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에 비용을 지불하면 되고, 이후 부터 이번 소송을 계기로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는 모습을 탈피하려 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5일 ‘스칼렛 요한슨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을 끌어 내릴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매체는 콘텐츠 시장의 이익을 공유하던 기존 모델이 스트리밍 산업이 대두되면서 바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러 기관은 박스오피스 매출을 흥행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구독자 숫자가 새로운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플랫폼 제작사와 배우들은 이에대한 이익을 나누지 않는다. 이는 스타 배우들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디즈니플러스 <만달로리안>

스타 배우 시스템의 영향이 줄어든 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매체가 언급한 눈여겨 볼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현재 제작사들은 톱스타 배우보다는 <스타워즈> 같은 인기 있는 지적재산(IP)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아마존 프라임 <더 보이즈>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디즈니 플러스의 <만달로리안>(<스타워즈> 스핀오프), 아마존 프라임의 <더 보이즈> 등 각 플랫폼을 대표하는 인기 시리즈들에는 눈에 뛰는 메이저급 스타 배우들이 없다.(물론 시리즈가 성공하면서 이들의 몸값은 커졌다.) 결국 특징있는 이야기와 주제가 있는 작품들이 OTT 플랫폼의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근 제작된 아마존 프라임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는 그 흔한 스타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이 때문에 플랫폼 회사는 배우 캐스팅 금액 보다는 IP 확보에 비용을 더 쓰고 있으며, 이를 확보하는데 더 우선을 두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잘 알고있는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배우들도 자신들이 직접 IP를 확보해 역으로 플랫폼에 제안하고 있는 식이다.

디즈니 플러스 <로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화 된 지 1년 반 만에 무려 1억 4백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고, 스트리밍 순위에서도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에 이어 3위에 랭크 되었다. 여기에 <스타워즈>,마블 이라는 거대한 지적재산을 활용해 영화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배우들 역시 안정된 커리어를 위해 어떻게든 이 프랜차이즈에 합류하려고 한다.

매체는 이러한 새로운 질서의 등장이 스칼렛 요한슨의 이번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언급하며, 최근 세계적인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소송전까지 가다 합의에 이른 톱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결과를 내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달라진 영화,콘텐츠 산업의 변화가 이번 소송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아울러 성장 중인 스트리밍 산업이 시스템 구조마저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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