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매년 20만명에게 불합격 이유를 보내야 한다

구직자에게 탈락 사유 고지 의무
‘탈락사유 고지법’ 발의 중
구직자 반기지만 기업에겐 부담

회사 채용 시험에서 탈락했다면 이유라도 알고 싶은 게 응시자의 당연한 심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탈락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최근 ‘탈락사유 고지법’으로 불리는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구직자는 채용 불합격 사유를 알려달라고 기업에 요청할 수 있고 기업은 14일 이내에 그 사유를 알려줘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탈락사유 고지법은 취준생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을까?

구직자가 요청하면 기업이 탈락 사유를 알려주는 ‘탈락사유 고지법’이 국회에 발의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10명 중 9명 “불합격 이유 알고 싶다”

지난 5월18일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한 응시자에게 탈락 사유를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기업은 불합격자가 알려달라고 요청할 경우 14일 이내에 탈락한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현행 채용절차법은 구직자를 채용하면 바로 알리도록 하고 있지만 불합격했을 때 이를 알리거나 불합격한 이유를 알릴 의무는 없다.

대부분의 구직자는 채용절차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년간 구직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655명을 조사한 결과 이번 개정안에 대해 93.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은 불합격한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셈이다.

탈락 사유 고지를 원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피드백이라도 받길 희망해서(35.2%)’와 ‘분명한 탈락사유를 확인해야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아서(27.2%)’다.

구직자 10명 중 9명은 탈락사유 고지법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인크루트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무사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19·20대 국회에서도 신경민, 민병두, 김수민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구직자에게도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일일이 불합격 사유 알리긴 어려워

법 개정과 관계없이 불합격자에게 탈락 이유를 알려주는 기업도 있다. 롯데그룹은 2014년 하반기부터 인적성, 면접 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에게 이메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면접에서 탈락한 한 구직자가 SNS에 해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면접 평가표를 공개하며 “참고해서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남부발전은 채용 탈락자에게 강·약점 분석 보고서와 맞춤 컨설팅, 채용정보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석 보고서에는 다른 합격자와 비교해 필기전형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인지, 채용면접에서는 어느 부분이 미흡했는지 나와 있다. 탈락자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까지 제시한다. 지난해까지 분석보고서를 받은 불합격자는 4000여명에 이른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속 신입사원 면접 장면. /MBC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그러나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 탈락자에 일일이 불합격 사유를 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만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삼성 그룹 대졸 채용에는 매년 20만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채용 때마다 수천, 수만에 달하는 불합격자가 나온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매일경제에 “기업에서 채용을 전담하는 직원 숫자는 제한적”이라며 “탈락자가 수천, 수만 명에 달하는 대기업은 행정 부담이 커져 채용 횟수 자체를 줄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탈락 사유 고지에 부담을 느껴 아예 서류, 필기전형 문턱을 대폭 높이는 역효과도 나올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서류 기준 미달,  필기 점수 미달 등이 가장 설명하기 쉬운 불합격 사유이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심지어 같은 기업 내에서도 사업부, 팀별로 원하는 인재상은 다르다. 기업이 어렵사리 보낸 피드백이 다른 회사 면접에서 도움이 될지도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구직자 입장에서 단점을 계속 지적받다보면 자존감이 떨어져 오히려 구직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심리학자 아만타 임버는 “상당수 심리학 실험 결과를 보면 면접 등 채용 과정에 대한 피드백이 구직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많은 피드백이 ‘어떻게 개선할지’보다 ‘왜 못했는지’에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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