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더니..’줌 수업’하려면 200만원 내라?

구글, 무료 사진 저장 용량 15GB 제한

5년 전에는 “원하는 만큼 사진 찍어” 홍보

애플·줌도 수익화 모델 출시하고 유료화

오소리가 유유자적하는 원숭이에게 꽃신을 선물한다. 원숭이는 꽃신이 필요 없었지만, 선물이라 흔쾌히 받았다. 밑창이 닳을 때까지 신고 다녔다. 신발을 벗자 그전까지 아무렇지 않았던 돌멩이 때문에 발바닥이 아팠다. 발이 꽃신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원숭이는 오소리를 찾아가 새 꽃신을 달라고 부탁했다. 오소리는 대가로 잣을 요구했다. 꽃신을 바꿀 때마다 오소리는 더 많은 잣을 요구했다. 결국 원숭이는 꽃신을 얻기 위해 오소리의 집까지 청소하는 신세가 된다. 고(故) 정휘창 아동문학가가 쓴 동화 ‘원숭이 꽃신’ 줄거리다.

유튜브에 올라온 구글 포토 유료화 대비에 관한 영상. /유튜브 캡처

최근 여러 IT기업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연달아 유료화하면서 동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 그대로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드로이드·유튜브·메일·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구글은 6월부터 사진이나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는 구글 포토 무료 저장 공간을 15GB(기가바이트)로 제한했다. 그 전까지는 용량 제한 없이 사진을 올릴 수 있었다. 구글은 2015년  구글 포토를 선보이며 ‘원하는 만큼 사진을 찍으세요. 저장 공간 모자랄 일 없어요’, ‘공짜로. 구글 포토’ 등의 문구를 내세워 서비스를 홍보했다. 5년간 전 세계에서 10억명에 달하는 고객이 모였다. 이들이 매주 구글 포토에 올리는 사진은 약 280억장이다. 지금까지 구글 포토에 올라온 사진은 4조장이 넘는다.

앞으로는 저장한 사진 용량이 15GB가 넘으면 구독 서비스 ‘구글 원’에 가입해야 한다. 100GB 기준 월 구독료는 2400원이다. 200GB까지는 3700원, 2TB 용량을 확보하려면 매월 1만1900원을 내야 한다. 연간 구독료로 따지면 14만2800원이다. 구글은 2020년 11월 유료화 발표와 함께 15GB 이상 저장 공간을 사용하고 2년간 접속하지 않은 계정에 저장된 사진은 삭제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 원의 구독료. 필요한 저장 공간이 200GB가 넘으면 연 10만원을 추가로 써야 한다. /구글 원 홈페이지 캡처

구글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구글 포토에 업로드하는 동기화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의 사진 저장을 유도해왔다. 수년간 1TB가 넘는 사진을 구글 포토에 올려온 소비자들은 서비스 유료화를 앞두고 사진을 내려받느라 애를 먹었다. 이들은 “언젠가 서비스를 유료화할 거였다면 구글 포토를 애초에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무료로 소비자를 유혹해 중소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내보내고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건 자본을 등에 업은 대기업의 횡포”라는 주장이다. 구글은 구글 포토 유료화 이유를 한 문장으로 발표했다. “구글 포토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애플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애플은 6월16일 유료 오디오 구독 서비스 팟캐스트 서브스크립션(podcast subscription)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2005년 아이튠즈를 통해 팟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무료로 오디오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애플은 16년 만에 수익화 모델을 내놨다. 최소 월 0.49달러(550원)를 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구독하면 신규 콘텐츠를 미리 듣거나 광고 없는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구독료는 크리에이터가 정한다.

MBC충북NEWS 유튜브 캡처

업계에선 “유튜브와 스포티파이가 유료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고 애플도 수익화 모델을 고민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튜브는 2018년 광고 없이 영상을 보고 유튜브 뮤직 등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보였다. 스포티파이는 2019년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얻은 수입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지난 3월 미국 팟캐스트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이 2021년 41.3%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애플 점유율 전망치는 23.8%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교육 현장에서 서비스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화상 회의 서비스 줌(zoom)도 오는 8월부터 돈을 주고 써야 한다. 그동안 비대면 수업을 하는 학교에서는 줌 교육 계정을 발급받아 인원이나 시간 제한 없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무료 계정으로는 회의를 열 때마다 최장 40분간 100명 참가자까지 화상 미팅을 할 수 있다. 300명까지 참가할 수 있는 교육형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연간 1800달러를 내야 한다.

방과후 교사가 커뮤니티에 올린 줌 수업 유료화에 관한 고민 글. /네이버 카페 캡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조사 결과 초·중·고등학교 교원 10명 중 7명(73.3%)은 실시간 화상 수업 플랫폼으로 줌을 이용했다. 다음은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 e학습터(10.2%)·구글 클래스룸(7.4%)·EBS 온라인클래스(4.8%) 순이다. 교육 현장에서 대부분 줌을 사용한 탓에 디지털 교과서 같은 고용량 학습 자료도 모두 줌에 올려 놓았다. 일부 학교는 유료화를 앞두고 다른 플랫폼으로 수업 자료를 옮기려 했다. 하지만 자료를 옮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교총은 “교사 절반이 정부가 줌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어느 한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독차지할 때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했다. 김 교수는 “기업의 영리 활동을 막을 수는 없지만, 가격 인상이나 유료화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가 선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있어야 하고, 특정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는 사업 환경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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