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X

우아하고 대담한 그리고 고혹적이고 관능적인. 이 모든 단어가 그림 한 장을 설명하기 위해 붙는다면 믿으시겠어요? 우리가 이런 모든 수식어를 전부 때려 붓는 그림은 지금 뉴욕 최대의 아니 지상 최대의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한 여인의 초상화입니다. 지금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찾아 함께 떠나볼까요?

화가, 존 싱어 사전트

(존 싱어 사전트의 자화상)

모든 그림 이야기의 출발은 역시 ‘화가’겠죠?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존 싱어 사전트’로 조금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화가입니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났고, 미술 공부는 프랑스 파리에서 했죠. 그리고 생의 마감은 영국에서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유럽 전역을 떠돌아다니는 것이나 다름이 없죠.

이런 배경 덕분에 그의 그림은 세련된 도시 생활을 소재하거나 부유한 이들의 초상화 등이 많았는데요. 1877년 살롱 데뷔를 무사히 마친 그에겐 부유한 후원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죠. 하지만 이런 명성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것 같습니다. 파리 최고의 초상화가 되고 싶다는 야망이 존 싱어 사전트에겐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는 센세이션 한 초상화 모델을 찾기에 이릅니다.

모델, 버지니아 고트로

존 싱어 사전트가 모델로 섭외하기로 한 버지니아 고르토는 누구인가 궁금하시죠? 그녀는 미국인이자 부유한 프랑스 은행가의 아내였습니다. 당대 사교계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상류사회에서 유명한 ‘존’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그녀는 화폭에 자신의 모습을 담을 것을 허락해 줍니다.

하지만 전문 모델도 아니고, 그녀의 모습을 그림에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죠.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약 30점이 넘는 스케치 작업을 펼쳤다고 하니 그야말로 열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정으로 완성되었기에 그런 독특한 포즈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그림, 마담의 스캔들

(마담 X의 초상)

가로 1M, 세로 2M가 넘는 이 그림은 실제로 보면 압도당할 만큼 커다랗고 아름답다는 말이 넘어 경이로울 정도라고 합니다. 뒤쪽으로 기울인 오른팔과 고개를 젖힌 도도하고 우아한 자세, 머리를 틀어 올려 하얀 목이 도드라져 보이는 모양까지. 초상화로는 ‘역작’이라고 불리만큼 대단한 작품임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19세기 유럽의 상류사회에서 이런 그림을 받아들였을까요? 쉽지 않았죠. 특히 이미 유부녀였던 버지니아가 어깨를 드러낸 채 요염한 포즈로 화폭에 담기자, 행실이 불량한 것이 아니냐며 주변에서 수군거렸고 이 그림은 스캔들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런 소문들에 시달리던 버지니아는 한동안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고 하니 당시 파문이 엄청났던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그림이 ‘외설’이 아니냐는 말에 화가도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요. 엄청난 악평에 시달린 것입니다. 그래서 화가는 결국 파리에서 떠나야 했답니다. 하지만 그는 이 그림을 그리고 2년 만에 새로운 그림을 재기하며 영국과 미국의 인상주의 화풍 확립에 큰 영향을 미쳤죠. 미술사에서는 그는 아주 화려한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답니다.

전설, 우아와 관능 사이에서

당대에는 제대로 기록되거나 증명되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후대에 재해석되는 것은 제법 흔한 일이지만 ‘마담 X’처럼 드라마틱한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화가는 이런 후대의 반응을 예언한 것처럼 ‘마담 X’에 대한 엄청난 애착을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세월이 흐를수록 그 그림을 찾는 관람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화가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만 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그림은 많은 패션 디자이너 및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요. 2008년 유명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는 ‘마담 X’가 자신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답니다.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이제 하늘길도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으니, 곧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그녀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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