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가볼만한곳 :: 혼자여서 오히려 좋아

연희동 가볼만한곳 :: 혼자여서 오히려 좋아

혼밥할 때면 ‘고독한 미식가’를 즐겨보곤 한다. 번잡스럽지 않고 깔끔한 식사 전개와 잔잔한 구성이 마음에 든다. 주인공 ‘고로’씨는 음식과 마주한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시간으로 즐긴다. 겉으론 무뚝뚝해 보이는 40대 아저씨지만,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마저도 기분 좋게 만든다. ​ 혼자서 무언가 하는 걸 싫어할 때가 있었다. 한 살씩 나이를 먹으며 아니, 성숙해졌다고 하자. 여하튼 이젠 혼자 있는 시간의 매력을 조금은 안 건지(사람과 함께하는 게 다소 피곤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종종 혼밥, 혼술은 물론 혼자 카페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 오늘은 혼자여서 오히려 좋았던 곳.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기 적당한 세 곳을 소개한다.


1. 프로토콜

작업을 하러 카페에 간다면 어떤 공간을 선호하는지? 필자에겐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개방감 있는 공간일 것. 둘째,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음악이 흐를 것. 셋째, 의자 그리고 책상이 편할 것. 맛있는 커피는 당연한 조건이고. ​ 까다롭다 느낄 수 있지만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카페가 연희동에 위치해 있다. 차분한 공간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프로토콜’을 소개한다.

필자가 원하는 조건들을 몇 개 나열했지만, 사실 대체로 원하는 조건 아닐까? 매장에 들어서면 모노톤 인테리어가 부드러운 느낌으로 반긴다. 기둥이나 벽으로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어느 쪽에서도 막힘없이 공간 끝 벽과 창을 볼 수 있어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 콘크리트와 우드톤, 철제 가구를 조화롭게 사용해 차분한 분위를 연출한 점은 이곳이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

매장 전체를 밝히는 천장조명을 사용하지 않아 공간이 밝은 편은 아니다. 개별 조명으로 자리를 밝히는데 열람실 같은 분위기기가 퍽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볼 땐 은은하지만, 자리에 앉으면 선명한 오리지널 아르떼미떼 조명발을 받을 수 있다.

작업 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지만, 쉼을 위한 공간으로써의 역할도 충분한 프로토콜. 낮엔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고, 해가 저물어 갈수록 하나 둘 켜지는 조명은 운치를 더한다. 커다란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는 bgm은 잔잔한 휴식을 향유하기에 적당하다.

필자의 마지막 조건이었던 ‘커피의 맛’. 카페라면 당연 갖춰야 할 조건이지만, 양산되는 카페 시장에서 좋은 커피를 맛보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 프로토콜은 직접 로스팅 한 원두로 커피를 제공한다. 핸드드립을 사랑하는 필자에게 핸드드립 메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선 합격이지만, 그 맛을 보면 올패스를 외치고 싶은 맛. ​ – 이용시간 : 매일 10:30-22:00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09 2층 – 문의 : 0507-1389-6159 2. 포셋

멋지고 예쁜 걸 보면 참기 어려운 에디터 zoon이다. 마음에 비해 지갑 상태는 넉넉하지 않아 작고 아기자기 한 것들로 만족하곤 한다. ​ 요즘 들어 푹 빠져있는 건 엽서. 좋은 장면이 담긴 엽서를 보면 쉽게 지나 칠 수 없다. 세상엔 예쁜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충동구매를 주의해야 하는 포스트카드 라이브러리, 이곳은 ‘포셋’이다.

좋은 카페가 가득한 연희동 골목 사이의 오래된 상가 건물 3층을 오르면 포셋을 만날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서기까지는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하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트렌디한 라이브러리를 만날 수 있다.

매장 규모는 크지 않다. 스틸 선반을 규칙적으로 배치해 깔끔하고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유럽 디자인 갤러리에 안에 있는 라이브러리 같기도 한 인테리어는 이국적인 무드를 자아낸다. 공간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오브제가 타국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곳에선 일러스트와 사진 그리고 그래픽 엽서를 선보인다. 귀엽고 예쁜 일러스트도 많지만, 에디터는 사진엽서를 강추한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제주의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놓은 사진 한 장 한 장을 보면, 아마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엽서의 본분은 결국 쓰이기 위함이다. 매장 한편에는 엽서에 직접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서걱서걱 오랜만에 잡은 연필로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을 한자씩 담아보는 건 어떨지. 감성을 채우기에도, 담아내기에도 훌륭했던 연희동 포셋이다. ​ – 이용시간 : 화~일 12:00-20:00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8, 3층 305호 포셋 – 문의 : 0507-1329-7427 3. 희게

제목이 ‘혼자여서 오히려 좋아’로 혼자 즐기는 콘셉트지만, 사실을 고하자면 이곳은 혼자 가지 않았다. 근데 왜 넣었냐고? 옆 테이블에 혼자 와인을 즐기던 손님이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멋지더라. ​ 비록 필자는 못했지만 누군가는 그 멋있음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린다. 주저리 변명이 길었지만 넘어가 주길 바란다.

계획 없이 연희동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희게’. 보통 연재를 위해 방문할 땐 계획하고 방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카메라를 들고 나선 날 뜻밖에 좋은 곳을 발견하면 연재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 멀리서 본 건물 2층 창가에서 누군가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한 끼 식사에 진심인 필자에게 계획 없이 방문한 음식점은 약간의 위험부담이 따르지만, 뽑기의 결과부터 말하자면 ‘아주 나이스!’였다.

오래된 건물 2층에 위치한 희게. 입구부터 내부까지 북유럽식 분위기로 꾸며 따뜻함을 풍긴다. ​ 2층 높이에 위치해 거리의 가로수와 눈높이가 딱 알맞다. 창가에 앉으면 흔들리는 나무와 저무는 해를 보며 낭만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말. 고로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다려서라도 꼭 창가 자리를 사수하길.

처음 주문한 음식은 희게 파스타와 에그 인 헬. 희게 파스타는 베이컨과 세우를 넣은 오일 파스타로 호불호 없을 맛이다. 에그 인 헬의 반숙 달걀, 멕시칸 치즈가 토마토소스와 잘 어울린다. 오일과 토마토 두 메뉴의 궁합이 꽤나 좋았다. ​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른 메뉴가 궁금해 추가로 잠봉 포카치아를 주문했다. 와… 이건 진짜 맛있다. 제법 두툼한 잠봉과 직접 만든 렌치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희게는 빵을 직접 굽는다. 잠봉 포카치아에 들어가는 빵도 직접 구운 빵을 사용하고 있다. 크지 않은 매장 규모에도 베이킹까지 하는 정성이 고스란히 식탁에도 전해진다. 좋은 음식과 함께 캐주얼한 3~5만 원대의 와인도 곁들일 수 있으니 좋은 사람과 좋은 분위기를 함께 누려보길 바란다. ​ – 이용시간 : 수~일 12:00-22:00 (월, 화 휴무)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 2층 – 문의 : 0507-1394-4111


혼자 무언가를 하기에 어색하지 않다는 건 혼자만으로도 온전히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말. 당신은 당신을 위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가끔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과 시간을 보내보길 바란다. ​ # 완벽한 미식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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