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UAE 첫 한국인 사진 전시회 가보니

재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UAE에서 한국인 작가의 오프라인 사진 전시회가 첫 개최됐다. 지금까지 비대면으로만 예술 전시회를 이어왔던 것에서 벗어난 큰 변화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끝나가면서 한국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양재문 사진작가의 ‘아리랑 나르샤’ 전시회 포스터

우리의 전통춤을 은유적으로 표현해온 양재문 사진작가의 ‘아리랑 나르샤’ 특별 전시회가 UAE 한국 문화원 주최로 지난달 25일 개최했다. 전시회는 오는 7월 29일까지 아부다비 마나랏 알 사디야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본 통신원은 아부다비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여해서 그 열기를 확인했다.

이날 전시 오프닝 리셉션에 UAE 전역에서 많은 인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왼쪽부터 장광덕 UAE한인회 부회장, 다비노미스 주 UAE 리투아니아 대사, 현진희 UAE한인회 관계자, 샴사 알브라이 마나랏 사디얏 매니저, 자비르 하미티 주 UAE 코소보 대사, 아멜 알미히리 문화청소년부 매니저, 이석구 주 UAE 한국대사, 후메이드 알하마디 한-에미라티 친선협회 회장, 응우옌 만 투안 주UAE 베트남 대사, 마뉴엘 리베이트 루브르 아부다비 디렉터

전시 오프닝 리셉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오프라인 한국인 전시회란 의의 때문인지 UAE 전역에서 많은 인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석구 주 UAE 한국대사, 아멜 알메히리 문화청소년부 시각예술디자인실장, 파티마 유세프 사디야트 운영부장, 마누엘 리베이트 루브르 아부다비 국장, 자비르 하미티 아랍에미리트 주재 코소보 대사, 응우옌 만 투안 아랍에미리트 주재 베트남 대사, 로디 엠브레흐츠 주 아랍에미리트 주재 네덜란드 대사 등 주재국 정부기관 관계자 및 문화예술계 인사 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시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한국 문화원 이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 전시회에는 ‘검무’, ‘진주 교방굿거리’, ‘농악’, ‘처용무’ 등 한국의 전통 춤사위에서 나오는 찰나의 과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한국 전통미를 자신만의 색깔로 담아내는 양재문 작가의 작품 20여 점이 소개됐다.

예술은 모두가 과거에 일어난 사실들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시간을 현재 시점에서 재생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사물의 순수한 객관화와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미분화된 현실 대상이 표현 세계에 나타나게 만들며, 그 자체가 현재성을 상징하므로 보는 사람에 있어 감정이입을 용이케하며 현실에 대한 일종의 대리 체험이 가능하게 해준다.

문화나 예술도 결국 얼마나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소비자에게 어필하느냐가 중요하다. 예전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주장을 내세웠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상류층, 중산층, 하류층이 즐기는 문화가 다르다고 한다.

상류층은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에 기존 전통과 질서를 옹호해 주는, 예를 들면 클래식 음악이나 르네상스 미술 같은 예술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런 거 보면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상류층은 확실히 아닌 것 같은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 마음만은 상류층이 되고 싶은 건가 보다..라고 적당히 생각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하다.

아리랑 나르샤 전시회 입구

문화원 측은 “이번 전시는 정과 부드러움을 표현했던 초기 작품들부터 집단적 신명을 나타내는 최근 작품에 이르기까지 양재문 작가의 활동 전부를 아우르게 된다”라고 했다.

남찬우 UAE한국문화원 원장은 “한국의 전통 무용의 찰나와 움직임을 사진에 담아 보여 주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한국 문화의 원형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라며 “마치 아름다운 아리랑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전 명칭인 ‘아리랑 나르샤’는 순수 우리말로 힘든 여건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힘을 모아 극복해온 한국인의 얼이 서린 ‘아리랑’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는 의미를 담은 ‘나르샤’가 더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시된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관람객의 모습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니 한국미를 전통적으로 해석한 가운데 한복을 예쁘게 입은 작품이 다가왔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다문 입술 사이로 춤에 대한 열망이 보였다.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사진이 아닌데도 그 열기가 느껴져서 신선했다. 같은 날에 관람한 관람객들도 신기했는지 그림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전통적인 오방색이 은유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무용수의 모습은 물기를 머금은 꽃처럼 연약한 듯 생생한 아름다움을 내뿜는 것이 특징이었다. 치마폭이 그리는 유려한 움직임과 은은한 색채가 마치 한지 위의 수묵 채색화처럼 부드럽게 표현되고 있었다.

자신을 K-POP 팬이라고 말한 마리암 씨(25)는 “BTS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다.”라며 “아랍 전통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에 어른을 공경하고 낯선 이를 서슴없이 도와주는 등 닮은 점도 많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를 즐기러 왔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람객인 허샤 씨(21)는 “대학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생겨서 한국 문화 동호회에서 다 같이 시간 되는 사람끼리 전시회에 놀러 왔다”라며 “코로나19 이후에 처음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라 그런지 더 기대도 되고 그림들도 더 관심이 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별사진전 ‘아리랑 나르샤’는 오는 6월 19일까지 아부다비 문화의 허브 사디야트 아일랜드에 위치한 마나랏 알 사디야트(Manarat AlSadiyaat)에서 개최되며, 6월 22일부터 7월 24일까지 새롭게 이전하는 야스크리에이티브 허브(Yas Creative Hub) 한국 문화원에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 관람객이 전시된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양재문 사진작가는 1988년 영국 일포드씨바크롬 사진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의 전통 춤을 작업한 ‘풀빛여행’ 사진전(1994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근래에는 우리 정서 중의 하나인 한(恨)을 신명스럽게 풀어내는 작업의 일환으로 전통 춤사위에서 만들어지는 찰나의 흔적들을 추상 이미지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바야를 쓴 여성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려 옹기종기 모여있다

앞으로도 이런 예술 전시회가 계속 오프라인에서 열렸으면 좋겠다. 단순히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보다는 아무리 메타버스다 뭐다 해도 직접 가서 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이렇게 달랠 수 있어 더 뜻깊은 하루였다.

여성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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