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시 진과스가 들려주는 대만 역사 이야기

대만 여행을 다녀왔거나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예스진지 투어”
예스진지는 대만의 북동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네 곳의 여행지(예류지질공원, 스펀천등마을, 진과스, 지우펀)를 일컫는 말입니다.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 이 네 곳의 여행지가 대만의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 건 사실이지만 사실 진과스와 지우펀을 제외한 각 여행지의 거리는 가까운 편은 아니에요.

예스진지 여행지들

타이페이메인역 ~ 예류지질공원 : 약 40km (차량으로 약 1시간 소요)
예류지질공원 ~ 스펀역 : 약 30km (차량으로 약 45분 소요)
스펀역 ~ 진과스, 지우펀 : 약 25km (차량으로 약 40분 소요)
지우펀 ~ 타이페이 시내 : 약 42km (차량으로 약 1시간 소요)

예스진지 투어를 즐기면 각 여행지를 이동하는 데만 3-4시간이 소요됩니다. 사실 예스진지 투어 여행 일정은 짧은 시간에 많은 여행지를 둘러보려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여행 성향에 특화된 특별한 여행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유는 대만 여행 중 하루 일정으로 네 곳의 개성 있는 여행지를 둘러보고 멋진 배경으로 아름다운 인생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올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각 여행지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는 일정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행지에서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게 목적인 여행객들에게는 이 부분이 큰 단점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각 여행지 속에 숨겨진 역사를 더 자세히 소개해 주고 싶은 여행 가이드에게는 엄청 큰 단점으로 보이는 부분이네요.

예스진지 여행지 위치

바쁜아이도 예스진지 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짧은 여행 시간 동안 각 여행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충분히 전달해 주지 못해서 아쉬울 때가 너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예스진지 여행지 중 황금박물관으로 유명한 진과스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글로 자세히 소개해 보려 해요. 다음번에 다시 대만을 찾아오신다면 진과스를 천천히 여행하면서 진과스를 100% 즐겨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진과스의 역사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많은 분들이 진과스를 찾아오면 진과스의 가장 유명한 여행지인 황금박물관을 여행하는데요. 황금박물관하면 생각나는 게 진과스의 명물인 광부 도시락과 박물관 내부에 진열되어 있는 직접 만질 수 있는 거대한 황금일 거예요. 그리고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 있는 건축물도 있고요. 하지만 여행 전에 진과스의 역사를 알고 가면 진과스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진과스가 황금마을로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이며 언제부터일까요? 진과스가 대만에서 유명해지게 된 사건은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0년대 당시 대만의 서부를 가로지르는 철도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한 인부가 진과스 주변 수로에서 소량의 사금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 사건을 시작으로 진과스 지역에 대량의 황금이 있을 가능성이 대두되었고 1893년 한 농민이 실제로 지우펀 근처에서 작은 금맥을 발견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지우펀 근처에서 더 큰 금맥이 발견되면서 지우펀과 진과스 지역의 고즈넉한 분위기였던 산골 마을은 빠른 속도로 번영하는 금광촌으로 변모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만 금광의 지배권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진과스의 큰 금맥이 발견되고 약 2년이 지난 후 1895년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패배하면서 대만은 일본의 지배를 받기 시작합니다. 대만을 통치하던 일본은 진과스, 지우펀의 대량의 황금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래서 일본은 대만의 황금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한 가지 법을 만드는데요. 바로 1896년 대만 광업 규정법입니다. 이 법에 의해 대만의 황금 채굴권은 모두 일본으로 넘어가고 대만 현지인들의 광물 채광권은 모두 박탈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부터 진과스의 황금뿐 아니라 대만에서 채굴되는 모든 광물은 일본의 소유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실 일제 강점기 시기에 일본으로 넘어간 대만의 자원들은 황금만이 아니에요. 당시 일본에 넘어간 대만의 자원 중에는 아리산의 질 좋은 목재들도 있습니다.

일본은 대만을 통치하는 기간 동안 더 많은 황금을 채굴하기 위해서 일본 본토의 선진기술과 전문가들을 대만으로 이주시켜 대만 사람들이 발견한 금맥을 시작으로 금광을 아래로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금광의 이름은 번산쾅컹(本山礦坑)이라고 합니다. 진과스 황금박물관을 찾아가면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금광 입구가 바로 그중 하나인 번산5컹(本山五坑) 이에요. 박물관 여행 중 입장료를 내고 과거의 금광 속을 직접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번산5컹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외국인 국군 포로들이 이 광산으로 잡혀와 강제 노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진과스 황금박물관 안에는 당시에 이곳에서 일을 하던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외국인 전쟁 포로들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당시의 노동 환경이 워낙 열악했기 때문에 금광에서 일하던 수많은 외국인 포로들이 진과스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진과스 황금박물관 입구에 세워져 있는 동상은 진과스 금광에서 포로 생활을 하며 고통을 겪던 노동자들의 상황을 이야기해 주고 있네요.

진과스 황금박물관을 둘러보고 진과스 주변의 해안으로 이동하면 진과스의 또 다른 멋진 여행지를 만날 수 있는데요. 진과스 황금박물관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면서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핫플레이스는 진과스 황금폭포입니다. 평소에 봐 왔던 폭포와는 완전 다른 모습의 특별한 폭포예요.

황금폭포를 감상하고 조금만 더 이동을 하면 만나는 또 하나의 일제 강점기 시대의 유적을 만나게 됩니다.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음침한 분위기의 건축물인데요. 13층고적(十三層遺址)이라 불리는 건축물입니다. 이 건축물은 과거에 일본인들이 진과스에서 캐낸 동광석을 제련하던 제련소입니다. 금맥이 있던 진과스에 왜 이렇게 큰 규모의 동광석 제련소가 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그 이유는 일본군이 진과스에서 더 많은 황금을 캐내기 위해 번산쾅컹 금광을 수직으로 파 내려가다가 황금 외에 엄청난 양의 동광석까지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이제 진과스의 여행이 마무리되어 갑니다. 진과스의 마지막 볼거리는 13층고적(十三層遺址) 앞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태평양 해변이에요. 하지만 해안을 자세히 보면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독특한 해안의 빛깔! 저 멀리 태평양의 에메랄드 빛깔의 푸른 바다색과 해안선 주변의 황색의 빛깔의 바다색이 그러데이션을 이루고 있는 해안입니다.

그 이유는 진과스의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물은 광물질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투명한 색이 아닌 황색의 빛깔을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물이 맑고 푸른 바닷물과 만나면서 아주 특별한 장관을 연출하는 해안입니다!! 특히 비가 내린 뒤의 맑은 날에 찾아오면 더 멋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랜 역사와 아픔을 안고 있는 진과스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군이 대만을 떠난 후에도 금광촌으로의 한동안 부흥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에 광산의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면서 이 지역의 모든 사람이 떠나고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과스와 지우펀은 과거에 사람들이 살던 건물과 녹슨 기계들만 덩그러니 폐허로 남은 채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1970년대를 기점으로 진과스와 지우펀의 번영은 한순간에 몰락하게 되지만 약 20년이 지난 후인 1990년대 대만 정부는 이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지우펀과 진과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다시 이 지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지금은 대만 현지인들보다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해외여행객들이 찾아오는 인기 여행지로 변모되었습니다. 물론 진과스보다는 지우펀이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진과스에서부터 인양해 해변까지 이어지는 구간에는 사진을 찍기에 좋은 멋진 자연경관이 많아 사진작가들이나 대만 현지인들의 예비부부들의 사진 촬영지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진과스 안에는 분위기 있는 숙소들이 많아 여유로운 일정으로 진과스를 찾아오신다면 멋진 바다와 산이 보이는 숙소에서의 일박을 추천해 드립니다.

오늘은 대만의 인기 여행지인 진과스의 역사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다음 번에는 진과스 근처의 또 하나의 여행지인 지우펀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소개해 볼게요. 다음번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