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여행, 오타와 그리고 몬테벨로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바야흐로 제가 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도 따스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길가에 핀 들꽃을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요, 춥지도 덥지도 않아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반갑네요. 펜데믹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여기저기서 여행 계획이 들려오는데요. 저도 최근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두둥.
무려 3년 만에 여행 가방을 꾸려봤는데요, 어린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28인치 캐리어 한쪽은 컵밥, 김, 김치 그리고 깻잎 등 저녁 식사용 간편식으로 가득 채우고 떠났답니다.
저희가 무거운 캐리어를 차에 싣고 떠난 곳은, 캐나다의 행정수도 오타와와 풍광이 아름다운 소도시 몬테벨로에요. 오타와는 몬트리올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고요, 몬테벨로는 두 도시 사이에, 오타와와 좀 더 가깝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타와 여행은 개인적으로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이곳에 갈 때마다 매번 짝꿍처럼 끼워 넣는 여행지가 몬테벨로죠. 이유가 궁금하시죠? 그럼 이제, 저와 함께 두 도시 여행을 떠나보시죠.

팔러먼트 힐 위에 지어진 국회의사당 아래로 오타와강이 흐릅니다/레터프롬퀘백
오타와의 과학 박물관(Canada Science and Technology Museum)/레터프롬퀘백

오타와에 가면 샌드 비치가 있다

오타와로의 첫 여행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는 관광명소가 있지요. 대부분의 볼거리가 다운타운 주변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봄이면 많은 튤립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메이저 힐 공원(Major’s Hill Park)으로 많이들 발걸음을 옮기죠. 사방으로 열려있는 공원을 나서면 주요 관광명소에 쉽게 닿을 수 있습니다.

깎아지른 절벽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에 우뚝 선 국회의사당으로 갈 수도 있고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리도 운하(Rideau Canal)로 내려가 산책하거나 1시간 30분짜리 크루즈를 탈 수도 있어요. 가톨릭 신자라면 고풍스러운 건물에 시선을 빼앗기는 노트르담 성당(Notre dame Cathedral)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뮤지엄 고어(goer)라면 현대미술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대한 거미 조각상 ‘마망’(Maman)이 자리한 내셔널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길 겁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관광에 앞서 출출함을 느낀다면, 200년 가까이 활발하게 운영 중인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자 맛집이 즐비한 바이워드 마켓(Byward Market)으로 향하면 된답니다.

저 역시 첫 여행에서 이들 대부분을 둘러봤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여행에서는 지난 회에 소개한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뮤지엄’을 주로 방문했었어요. 이번에도 역시나 핸즈 온(Hands-on) 액티비티가 다양한 과학 박물관(Canada Science and Technology Museum)에 들렀는데요. 이번에도 역시나 저의 두 아이는 세 시간 동안 손과 발이 바쁘게 뮤지엄을 누볐지요.

무니스 베이(Mooney’s Bay)에서 짧은 여름을 뜨겁게 보내는 사람들/레터프롬퀘백

뮤지엄도 좋지만, 실내에만 머무르기엔 캐나다 동부의 여름이 너무나 짧지요. 그래서 향한 곳이 오타와의 샌드 비치(Sand beach)랍니다. 제가 사는 몬트리올에도 생로랑 강변에 여러 샌드 비치가 있는데요, 오타와에도 유유히 흐르는 오타와강 혹은 리도 강변으로 근사한 해변이 자리하고 있어 짧은 여름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좋더군요.

전 숙소에서 가까운 무니스 베이(Mooney’s Bay)에 다녀왔어요. 브리타니아(Britannia) 비치, 페트리 아일랜드(Petrie Island) 비치와 더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죠. 메이저스 힐 공원에서 방향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자동차로 20여 분 정도 떨어져 있으니 접근성도 좋은 편이에요.

제가 찾은 리도 강변의 무니스 베이에는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더군요. 놀이터에서 실컷 놀던 아이들은 모래 위에서, 물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영하기엔 강물이 다소 차가웠지만 발을 담그고 놀기엔 괜찮았거든요. 어떤 이들은 일행들과 배구 네트를 대여해 발리볼(Volley Ball)을 하기에 여념이 없고요, 또 다른 이들은 샌드 비치에 누워 햇볕을 쬐었구요. 또 어떤 이들은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더군요. 전 작은 아이와는 모래놀이를, 큰 아이와는 강물에서 발을 첨벙거리며 놀았네요. 그렇게 오타와에서의 즐거운 하루가 지났습니다.

파크 오메가 내 엄마 곰과 아기 곰의 한가로운 산책. 풀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엄마를 따라가는 작은 아기 곰이 있어요/ 레터프롬퀘백
엘크와의 교감이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오는 파크 오메가/레터프롬퀘백

몬테벨로에 가면 엘크가 있다

제가 오타와에 갈 때마다 짝꿍처럼 묶어가는 여행지가 몬테벨로라고 말씀드렸지요. 오타와에 가지 않더라도 펜데믹이 있기 전에는 여러 해를 연속으로 몬테벨로에서 여름휴가를 보냈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에요. 인구가 천여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인 이곳은 캐나다 사람들에겐 페어몬트 르 샤또 몬테벨로(Fairmont Le Château Montebello)로 유명하죠. 세계적으로 유서깊은 호텔체인인 페어몬트는 오타와를 비롯해 캐나다 전역에 20여 지점이 있습니다. 저도 페어몬트 르 샤또 몬테벨로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이곳은 다른 체인과 달리 통나무 리조트로 되어 있어, 내부 역시 현대적이기보다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더군요. 호텔 앞으로는 오타와강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울창한 숲이 있어 방문해서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죠.

하지만 제가 몬테벨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파크 오메가(Parc Omega) 때문인데요. 북아메리카에 사는 동물들이 스스로 서식지를 정할 수 있게 해서 조성한 동물원이죠. 거대한 뿔이 아름다운 엘크(Elk)부터 멧돼지, 바이슨(Bison), 무스(Moose), 곰, 북극여우(Arctic fox) 등 북아메리카의 동물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거나 공원 내를 자유롭게 거니는 모습이 참 근사해요. 사람들은 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요, 차 안에서 당근을 건네면 엘크와 사슴이 다가와 야금야금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파크 오메가의 가장 큰 즐거움이죠. 당근이 없어도 손을 내밀면 엘크가 다가와 숨을 ‘후’ 내뿜는데, 따스한 그 입김에 괜스레 마음마저 따듯해지거든요.

몇 년 만에 방문한 파크 오메가는 이전보다 많이 발전한 모습이더군요. (입장료는 2살 이상 약 14불부터 16세 이상 어른 33불까지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남.) 이전에는 다소 휑하던 중간 휴식 지점에 아이들을 위한 통나무 정글짐도 생겼고요. 기념품 가게와 더불어 먹거리도 더욱 풍성해졌답니다. 예전에는 파크 오메가 내부에 있는 농장을 한 트랙터로 이동했는데 펜데믹 때문인지 골프장에서 쓰는 전동차를 30불에 대여해 개별적으로 농장을 방문할 수 있게 했더군요. 한참을 파크 오메가에서 머물다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몬테벨로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 레터프롬퀘백

제가 이곳에 갈 때마다 묵는 곳은 페어몬트 호텔이 아니에요. 숙박비가 비싸기도 하거니와 몬테벨로에 괜찮은 모텔이 여럿 있거든요. 보통 가족 단위 관광객이 대부분이지만, 6월 말이 되면 몬테벨로에서 록 페스티벌이 열려 음악 팬들까지 몰리기 때문이죠. 제가 선택한 숙소 뒤편으로는 잔잔한 오타와강이 펼쳐져 있습니다.

울창한 숲과 너른 들판. 밤이 되면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이는 몬테벨로. 강 위를 누비던 보트는 모두 정박해 있습니다. 해질녘 잔잔한 강변에서 낚시를 하는 한 가족이 보이네요. 강변을 따라선 거대한 캠핑카가 줄지어 있습니다. 캠핑카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나온 한 아이가 넓은 잔디밭을 달립니다. 솔솔 풍겨오는 바비큐 냄새,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서늘해진 저녁 공기와 함께 몬테벨로에서의 평화로운 하루가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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