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별로 달라지는 과일, 미국 농장투어

미국은 넓은 땅만큼이나 농장이나 녹지가 무척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뉴저지주의 경우 주의 별명이 ‘가든 스테이트’입니다. 그만큼 녹지가 많고 나무와 숲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런 만큼 뉴저지주에도 수많은 농장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며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오라는 손짓을 보냅니다. 저도 주말마다 가야 할 곳이 뾰족하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농장을 찾아 떠나는 것이 가장 무난하며 안전한 방법입니다.

작년 가을에 저희 가족은 핼러윈데이를 즈음하여 호박농장을 다녀왔습니다. 수많은 호박들이 농장 전체를 뒤덮고 있어 어디서 찍어도 물씬 할로윈데이의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일 년의 수확을 마치고 사랑과 감사를 베푸는 시기인 만큼 큼지막한 호박처럼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때입니다.

알스테드 농장

올해 유난히 도깨비 같던 봄이 지나고 초여름의 선선함이 몰려오던 6월, 저희 가족은 딸기를 픽킹하러 뉴저지북부 최대 농장인 알스테드팜을 찾았습니다. 뉴욕 맨하튼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이곳은 계절별로 수많은 과일들을 직접 수확하고 가져갈 수 있는 농장으로 유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소, 말, 양, 염소 등 다양한 가축동물들을 가까이 보고 먹이를 줄 수도 있어 아이들에겐 인기 만점인 곳입니다. 운이 좋게도 이날의 날씨는 무척 좋았습니다. 따사로운 초여름의 햇빛을 받으며 도착한 농장. 나름 일찍 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엔 차들이 이미 만석이었습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내리자마자 가족을 반겨준 것은 다름 아닌 소! 소였습니다.
주차장과 농장 곳곳에는 동물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쉬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도 소와 염소들이 우리를 반기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반겨주던 소

딸기 따기 체험 티켓을 구매한 뒤 팔찌를 타고 유모차를 주차했습니다.
우선 입장료는 18달러 정도였습니다. 입장료를 내면 팔지와 함께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를 줍니다. 이곳에다 원하는 만큼 딸기를 따서 돌아가면 됩니다. 물론 따면서 몇 개 정도 먹는 것은 애교로 봐줬습니다. 딸기밭에 가기 위해서는 대형 왜건을 타고 이동합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경운기 같은 것을 탄 뒤 한 5분가량을 달려가니 넓은 딸기밭에 도착합니다.

도착했을 땐 이미 한 소쿠리 딸기를 따서 돌아가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태어나서 한 번도 딸기를 직접 따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이미 남은 딸기가 없으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달리 밭에는 많은 딸기들이 새빨간 색을 띠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워낙 밭이 넓다 보니 주변 사람에 채이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넉넉한 공간을 두고 찬찬히 밭을 살펴보며 딸만한 딸기가 있나 봤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이러한 체험을 처음 하다 보니 더욱 신나 보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많은 부모들이 딸기를 어떻게 따고 왜 이렇게 자라는지 등 다양한 교육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역시 사진 찍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문득 지난가을 사과를 따러 농장을 다녀온 기억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나무에 매달린 사과를 따기 위해 아기를 어깨 위로 올리고 구경시켜줬습니다. 두 계절이 바뀐 지금, 아이와 함게 쪼그려 앉아 딸기를 따다 보니 새삼 아이가 많이 자랐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딸기밭

딸기를 딸 수 있는 기간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약 2주가량의 기간 동안만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잘 맞춰서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수확기가 다른 만큼 만약 딸기를 꼭 따고 싶다면 좀 더 멀리 가서 찾으면 됩니다. 만약 그 시기를 놓쳤다면? 그다음 작물을 따면 됩니다. 알스테드 농장의 다음 수확물은 7월의 복숭아였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햇볕은 생각보다도 훨씬 따갑습니다. 왜 미국인들이 피부 노화가 빠른 것인지 직접 몸소 체험하며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햇볕 덕분에 작물들이 잘 자랄 수 있다면 그걸로도 족한 거겠지요? 한 시간가량의 수확을 끝내고 나니 슬슬 배도 고파졌습니다. 바구니를 가득 채운 딸기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다시 트랙터를 타고 농장 입구로 나갔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온 농장에서는 곳곳의 식당이 성업 중이었습니다. 저희 가족 역시 우선 그늘 막이 있는 테이블을 잡은 뒤 햄버거와 감자칩을 먹었습니다. 또한 농장에 왔으니 빼먹을 수 없는 별미, 옥수수 구이도 하나 해치웠습니다. 워낙 큰 농장이라 그런지 농장 가운데 중앙무대에서는 컨트리 음악을 하는 그룹의 연주회도 있었습니다. 기타와 드럼을 치며 부르는 노래는 점심 식사 시간의 좋은 반찬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는 공간 바로 옆에는 또 오리와 닭, 염소 등이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쁨을 받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 역시 모이를 사 먹여주고 인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옥수수

농장에는 또 영화 메이즈 러너에서 본 듯한 큰 수풀미로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공간에서 우리 가족들도 식사를 마친 뒤 뛰놀았습니다. 바로 옆에는 미끄럼틀과 놀이 기구까지 갖춰져 누가 봐도 가족을 위한, 아이를 위한 공간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별도로 돈을 내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저속기차 체험과 짚풀을 가득 채운 해이웨건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미국 농장의 하이라이트는 또 마지막 농장 마켓에서 장을 보는 것입니다. 농자마다 있는 수제 도넛을 한 묶음 사고, 직접 수확하고 판매하는 과일과 야채 등을 담다 보면 두 손 가득 쌓이게 됩니다. 그래도 이렇게 농장이 있기에 우리들이 편하고 맛있게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는 것이라 생각하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딸기수확철

7월에 복숭아를 따고 곧 체리도 딸 수 있는 시절이 옵니다. 또 시간이 지나고 흘러 어떤 과일들이 잘 자라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러한 농장 체험이 이제는 많이 활성화되고 프로그램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비슷해진다는 건 그만큼 체험과 경험할 것들이 풍부해진다는 뜻이겠죠? 다만 미국은 넓디넓은 땅을 갖고 있는 만큼 참으로 여유 있게 넉넉하게 이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새삼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주 저는 이번에 미국 청도교의 시작, 보스턴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보스턴 티파티와 하버드대학교 등 뉴잉글랜드의 핵심도시 보스턴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그럼 저는 다음 시간에 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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