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상담 이야기 ‘나보다 친구가 먼저라 서운한가요?’

커플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보다 친구가 먼저인거 같다는 말로 연인에게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는 내담자를 자주 접하게 된다.

물론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의 경우 타인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과하게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문제가 아닌데 친구를 만나는 것이 서운하다고 이야기 한다면 연인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서 비롯된 감정이기도 하다. 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연인의 대인관계를 억압한다면 ‘의존’이라는 대가를 반드시 치루게 된다.

연인의 대인관계를 제한하면 어떻게 될까?

친구를 만나서 얻어가는 정서적 안정은 연인이 주는 정서적 안정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막으면 친구들을 만나며 풀어가는 스트레스나 정서적 안정을 연인이 대신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풀지 못한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연인에게 넘어온다.

이렇게 될 경우 상대방이 갑작스럽게 의존도가 높아지거나 서운함을 자주 느끼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짜증이 연인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자주 싸움이 일어난다.

불안도가 높은 사람들은 연인이 자신 말고 다른 친구들을 만날 때 서운함을 느끼거나 그 과정에서 다른 이성을 만나진 않을까 불안해 하며 연인을 통제하려 하지만 그 통제는 곧 의존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파트너가 갑자기 의존적이면 거리감을 형성하려 하는데 이에대한 분노가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 상담이나 커플 상담 때 상담사는 관계의 ‘중재’가 아닌 ‘분리’에 초점을 두며 접근한다.

“여자친구가 너무 의존적이에요. 연애 초반엔 안그런거 같더니 연애가 시작되고 어느 순간부터 너무 의존해서 힘들더라고요…”

이렇게 말하는 남자친구와 연애중인 여자친구에게 “연애를 하기 전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나요?” 라고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남자친구랑 만나기 전에는 친구들도 만나고 약속 없는 주말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는 제가 친구들을 만나면 서운하다고 말하거나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서 남자친구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제가 스스로 친구들을 멀리 했어요…”

친구를 만나면서 감정적 결핍을 해소 했지만 친구들을 만나지 않으니 그 결핍을 해소하고자 남자친구에게 더 의존하게 된 상황이다. 이렇게 될 때 남자친구는 괜찮다며 친구들을 만나라고 하지만 은연 중 걱정하거나 만나는 사람 중 특정인물은 자신이 싫다는 이유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달한다.

이러다 보니 마음 편하게 친구를 만날 수 없고, 친구를 만난다 하면 자신도 친구를 만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니 여자친구는 그러라 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대인관계 결핍은 곧 의존성의 증가로 이어진다.

원래 의존도가 높았던 사람은 연애 초반이나 현재가 큰 차이가 없지만 아니었던 사람이 갑자기 변한다는 것은 그 환경의 변화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제로 게임을 못하게 하면 간혹 폭력적인 모습이 나타나곤 하는데 게임을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그러한 과정이 사라지니 현실에서 표출되는 현상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남자친구 입장에선 여자친구가 걱정될 수 있지만 그 걱정을 명분으로 억압하면 의존과 집착이라는 대가를 치뤄야 한다. 어쩌면 자신에게 매달리고 자신만을 기다리는 여자친구를 원하는 이유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시킨다면 그건 사랑이 아닌 상대를 나약하게 만들어 내가 조종하겠다는 의도와 같다.

친구, 지인, 직장동료가 채워줄 수 있는 감정과 연인이 해줄 수 있는 감정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고 스트레스는 연인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풀 수 있다면 연인과는 좋은 시간만 함께할 수 있다. 내가 모든 것을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연인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좋을 수 밖에 없다. 완벽한 연인, 모든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연인이 되겠다는 것 만큼 오만한 것은 없다.

“연인의 결정권과 시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건강한 연애의 필수 조건이다.”

완벽한 연인, 커플이 되겠다는 다짐은 오만이다.

커플 상담 중 가장 많은 인지적 오류는 상대가 나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했다 생각하지만 이 말은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이 알아서 순응적으로 해결해줬으면 하는 말이나 다름 없다. 이는 친구, 가족, 지인, 동료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계는 적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 수용할 때 발전할 수 있다. 연인이라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한 개인의 삶을 억압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행동은 한 개인의 정서적인 결핍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그 결핍을 유발한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된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