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카소를 노리는 검은 손길 – 바스키아 위작 논쟁

‘검은 피카소’ ‘천재적인 자유화가’ 이런 명칭을 누리고 있는 미국의 화가, 누구인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장 미셸 바스키아입니다. 미국의 낙서화가라고 분류되는 그의 이력은 단순한 ‘아티스트’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1980년대 뉴욕 화단에 등장해 8년이라는 시간 동안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진 천재이기 때문이죠.

소더비, 크리스티 등 경매장에서 등장만 했다 하면 이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바스키아는 2017년 뉴욕 소더비에서 1200억 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 인기가 치솟아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찾는 작품이 되었는데요. 항상 그림 가격으로 화제가 되었던 천재는 지금, 다른 논란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바로 ‘위작’ 논란입니다.

바스키아, 요절한 천재

본격적으로 위작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바스키아가 누구인지부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갈까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다고 알려진 바스키아는 스프레이로 그라피티를 즐겨 그리며 미술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경으로, 1981년 개인전을 열고 카셀 도큐멘타, 휘트니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화단의 스타가 되었죠.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 슬럼프를 겪으면서 마약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이는 그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988년, 28살의 나이로 코카인 중독으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의 이런 드라마틱한 삶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1983년 작품 VS 1994년 생산된 상자

(출처=올랜도 미술관 인스타그램)

위작 스캔들의 시작은 지난 2월 올랜도 미술관에서 열린 ‘영웅과 괴물 : 장 미셸 바스키아’라는 전시에서부터였습니다. 그 전시는 지금 바스키아의 작품 25점을 전시 중인데요.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의 대부분이 미공개된 작품이라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미술관은 바스키아가 유명 아트 딜러 래리 가고시안의 자택 스튜디오에서 지내던 시절 그린 작품이라고 언급했죠.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바스키아가 30년쯤 전 래리 가고시안의 허락도 없이 시나리오 작가인 새드 멈포드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멈포드는 이 작품을 자기 창고에 넣어둔 채 까맣게 잊어버렸고, 그가 창고 보관료를 낼 수 없게 된 2012년에야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죠. 당시 경매에는 올랜도 미술관 외에 할리우드의 유명 변호사 등 여러 컬렉터들이 낙찰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미술관은 몇 달간 끊이지 않는 관광객을 받아야 했죠.

하지만 전시가 흥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다른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이 정말 바스키아의 작품인가 하는 문제였는데요.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물론 미술계 전문가까지 나서서 위작의 가능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유통 과정부터 지적하며 논란을 제기하던 이들에게 큰 화두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캔버스 역할을 한 ‘택배 박스’였습니다.

바스키아가 택배 업체 페덱스의 포장 박스에 그렸다고 주장한 작품에서 1994년 이후에 페덱스에서 사용한 폰트가 있었던 것입니다. 미술관에 의하면, 그 작품이 작업된 시기는 1983년인데요. 박스와 작품 사이에 간격이 약 10년가량의 차이가 생긴 것이죠. 백 번 양보해 작업 연도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위에 언급한 것처럼 바스키아는 1988년에 생을 마감합니다. 즉, 화가가 죽은 뒤에 생산된 박스 위에 그림이 그려졌다는 것이죠. 이상하죠?

FBI까지 나서는 대대적인 수사

(본 사건과는 관계없는 사진입니다)

단순한 위작 스캔들로 끝날 사이즈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때쯤 FBI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구체적인 수사 대상이나 초점은 아직 기밀인 듯하지만, 예술품 제작과 판매가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인가를 중심으로 수사를 하는 듯 보입니다. 이 수사를 맡은 것은 FBI 예술 범죄팀으로, 2004년 설립된 이후로 8억 달러가 넘는 도난 예술품을 찾아내며 화제가 된 특수팀입니다.

어쨌든, 이런 논쟁과는 별개로 그림들은 이달 말, 이탈리아 전시를 위해 미국을 잠시 떠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전에 수사 결과가 나올지, 이게 정말 위작이라고 밝혀지면 미국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등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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