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부터 주말까지 북적이는 한국의 브루클린

요즘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상권은 어디일까?

이들 상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또 지역별 차별점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자료 분석과 현장 취재를 통해 요즘 뜨는

상권들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뜨는 상권의 비밀 1

성수동

다수의 상권 전문가와 핫한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이들에게 요즘 뜨는 상권을 물어보면 ‘성수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수동이 핫하게 떠오른 것은 벌써 몇년 전의 일이지만 이 상권의 성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글 박귀임·이서영 기자 사진 이종호·이경섭

공실률 제로,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뚝섬역, 그리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 걸쳐 있는 성수동은 현재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권일 것이다. 골목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유명 외식 및 패션 브랜드가 모이면서 MZ세대가 즐겨 찾는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낙후지역의 화려한 변신

성수동은 과거 수제화 제작 업체 등 경공업이 밀집해 있어 서울의 대표적인 공장지대로 꼽혔다. 낙후지역인 만큼 임대료가 저렴했다. 이에 홍대와 이태원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소셜 벤처나 예술가, 그리고 카페 및 음식점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옮겨오면서 점차 개성 넘치고 특색을 갖춘 지역으로 변모해나갔다.

성수동 상권은 지하철 2호선(뚝섬역·성수역)에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이 지나는 더블 역세권일 뿐만 아니라 서울숲과 한강까지 인접해 우수한 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을 하나의 상권으로 묶는 이유는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수역에서 골목을 지나 서울숲역까지 걸어다니는 이들이 많다. 오피스 상권이 형성돼 IT·스타트업 회사 직장인이 많고, 골목마다 앵커점포나 즐길거리도 많다.

이태원의 경리단길이나 잠실의 송리단길처럼 ~리단길이라는 명칭이 성수동에는 없다. 그 이유는 성수동 특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공장을 개조해 2011년 오픈한 창고형 갤러리 카페 대림창고는 성수동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이 일대가 공장지대였기 때문에 500평대의 대규모 카페를 짓는 것이 가능했고, 공간을 트렌디하게 풀어내면서 젊은층의 취향까지 저격했다. 대림창고를 시작으로 할아버지공장, 성수연방 등도 공장을 개조한 공간이자 성수동의 랜드마크로 주목받았다. 이후 성수동 창고 부지를 리모델링한 카페와 음식점이 늘어났고 분위기가 바뀌면서 젊은이들이 찾는 상권이 됐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은 성수동의 상징이 됐고,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와도 맞물리면서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에게 각광받았다.

성수동에서 뜨면 전국구 된다

썸트렌드의 지난 2~5월 성수동 연관 키워드 30여개 가운데 전년 동기간 대비 언급량이 증가한 키워드를 살펴보면 인테리어(134%), 와인(132%), 식당(100%), 웨이팅(85%), 데이트(63%) 순이다. 웨이팅이 식당이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카페, 맛집, 디저트, 메뉴 등 외식과 관련된 키워드도 다수다.

실제로 성수동에는 유명 맛집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과거 성수동 상권을 책임졌던 성수역 인근의 소문난성수감자탕은 물론 서울숲역과 뚝섬역 사이에 있는 갈비골목의 터줏대감인 대성갈비도 줄서서 먹어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맛집도 많다. 이른바 ‘웨이팅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몽탄, 뜨락, 금돼지식당의 대표 3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코리아미트클럽(KMC)도 지난해 성수동에 오리구이 전문점 뚝도농원을 오픈했다. 폐공장을 개조해 다른 상권에서는 느낄 수 없는 힙한 분위기로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버거 전문점 르프리크는 시그니처 메뉴인 내쉬빌핫치킨버거로 성수동 일대를 평정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에 차례로 입점하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곳 모두 성수역 4번 출구에서 200m 거리 안에 위치한다.

르프리크 전명호 대표는 “르프리크를 처음 오픈한 2019년에만 해도 이렇게 뜨거운 상권이 아니었다”면서도 “성수동의 유동인구가 확실히 많아진 것을 체감한다. 르프리크를 찾아주는 고객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뚝섬역과 서울숲역에서 접근성이 좋은 아뜰리에길에도 인기 맛집이 즐비하다. 한식당 난포, 버거 전문점 제스티살룬, 양식당 온량 등은 평일에도 줄서는 곳이다. 일식 전문점 호호식당 등 다른 상권에서 유명한 맛집도 성수동에 속속 자리하며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성수동은 2030 직장인 인구가 많은

지식산업센터, 공유오피스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평일에는 직장인이, 주말에는 관광객을 포함한

외지인이 끊임없이 유입된다.

패션·라이프스타일 아우르는

트렌드 바로미터 상권으로 부상

‘요즘 트렌드를 알려면 성수동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수동에는 힙플레이스가 많다. ‘주 7일 상권’ ‘공실률 제로’ 등의 키워드가 붙는 상권도 바로 성수동이다.

연무장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치스 도원에는 외식기업 GFFG의 유명 브랜드인 카페 노티드와 다운타우너가 입점해 있다. 피치스는 자동차 문화를 대변하고 주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2018년 미국 LA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현재 의류 및 자동차 등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성수동의 대표 힙플레이스로 불린다.

패션 브랜드의 유입도 성수동 상권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성수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신사옥도 짓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지난해 9월 성수동에 유니섹스 영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의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고,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도 플래그십 매장을 홍대에서 성수동으로 옮겼다. 단기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도 성수동으로 몰리는 가운데 푸마는 올해 국내 1세대 스니커즈 셀렉샵 카시나와 손잡고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푸마 코너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프라퍼티도 올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연결되는 도심형 복합 상업시설 스탈릿 성수를 오픈하며 성수동의 즐길거리를 추가했다.

스타트업·IT회사 이전…평일에서 주말까지 ‘북적’

성수동 상권은 평일부터 주말까지 북적이는 주 7일 상권으로 꼽힌다. 단순한 핫플레이스였다면 주말에만 붐빌텐데 평일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규모 있는 오피스 상권이 있기 때문이다. 성수역, 뚝섬역, 서울숲역 일대에는 올해 초 기준 70여곳의 지식산업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에서 근무하는 2030 직장인 인구가 늘면서 성수동 상권의 부흥을 견인한 것. 앞으로도 성수동 일대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만큼 활력 넘치는 상권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강남이나 판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공유오피스가 성수동에 진출하면서 일부 스타트업과 IT회사도 이전했다. 젠틀몬스터와 크래프톤은 성수역 부근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기업들이 성수동을 찾는 이유는 준공업지역으로 건축규제가 덜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성수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성수동은 2030 직장인 인구가 많은 지식산업센터, 공유오피스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평일에도 북적인다. 평일에는 직장인이, 주말에는 관광객을 포함한 외지인이 끊임없이 유입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은 성수동의 상징이 됐고,

뉴트로 트렌드와도 맞물리면서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에게 각광받았다.

>> 성수동 상권 앵커점포

1. 뚝도농원

코리아미트클럽에서 하니칼국수, 수티에 이어 3번째로 오픈한 브랜드다. 도심에서 맛보는 보양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MZ세대까지 사로잡고 있다.

●인테리어

폐공장을 개조한 만큼 거칠면서도 감각적인 조명으로 클럽을 연상케 한다. 조도를 낮추고 각 테이블마다 개인 조명을 설치해 독특한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메뉴

시그니처 메뉴는 오리 한마리를 통째로 구워주는 로스구이다. 전라남도 장흥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19~21호 오리만 사용한다. 무엇보다 마리네이드한 오리를 연탄불에 초벌로 구운 다음 커피나무숯으로 훈연해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2. 르프리크

버거 전문점 르프리크는 시그니처인 내쉬빌핫치킨버거로 유명해졌다. 기대 이상의 맛과 클래식한 분위기로 차별화를 꾀하며 서울 성수동 일대를 평정했다.

●인테리어

원목과 와인 컬러가 어우러져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은은한 조명도 한몫한다. 벽에 걸려 있는 르프리크 브랜드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액자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메뉴

시그니처 메뉴인 내쉬빌핫치킨버거는 바삭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두툼한 닭고기 튀김에 직접 만든 코울슬로와 피클을 아낌없이 넣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2개월마다 바뀌는 스페셜 메뉴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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