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무덤, 일본 완성차 내수 시장의 특성

일본의 완성차 내수 시장은 세계 3위 규모로 신차 판매량은 ‘21년 기준 약 445만 대다. 내수 규모 1위 중국(2627만 대), 2위 미국(1541만 대)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으나 인도(376만 대), 독일(297만 대)보다 규모가 큰 시장이며 한국(173만 대) 대비 약 2.6배 규모(OICA)다.

한편 일본은 인구 1000명당 자동차 수(Motorization Rate)가 623대(‘20년)에 달하는 모터리제이션 성숙 시장에 속한다. 다만 일본 내수 시장의 연간 신차 판매량은 ‘90년대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내수 신차 판매는 ‘90년 778만 대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00년 596만 대, ‘10년 496만 대로 감소하였고, ‘21년의 판매량 445만 대는 ’11년(421만 대) 이후 10년 간 최저치에 해당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인구 감소 및 고령화, 가처분 소득 감소, 도시 인구 증가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 증가가, 공급 측면에서는 완성차 회사의 수출중심(outbound) 전략에 따른 차종 감소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내수 시장의 특성 중 하나는 토요타를 필두로 한 자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아 ‘수입차의 무덤’으로 인식되는 점이다. 내수 시장에서 자국(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93.4%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1년 신차 판매량 445만 대 중 일본계 브랜드 판매량이 416만 대로 93.4%를 점유하였으며, 기업별로는 토요타(다이하쓰 포함)의 점유율이 47.4%로 1위다.

수입차 판매는 독일 브랜드에 치중되어 있으며, 기타 유럽·미국·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21년 판매된 28만 대의 수입차 중 다임러,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만 유의미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며, 그 외 외국 브랜드의 합산 연간 판매량은 4만대 미만이다.

또 하나의 특성은 일본 독자 규격을 가진 경차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인기 모델이 글로벌 호환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본 현행법상 자동차는 경차, 소형차, 보통차 등으로 구분되는데 ‘21년 신차 판매량의 37.2%가 경차(승용 및 상용 포함)이며, 승용차 판매의 60.6%는 경차·소형차다.

경차와 소형차의 전폭 기준이 각 1.48m, 1.7m 이하로 설정되어 승용차 인기 모델 대부분이 폭이 좁은 박스카나 해치백 형태를 띠고 있고, 중대형 SUV나 세단은 판매량이 적은 편이다.

일본 도로의 약 85%가 도폭 평균 3.9m에 불과한 시정촌도(市町村道)이고 차고지증명제 실시로 인해 외부 주차장 이용 비율이 높아 통행·주차에 유리한 경차·소형차의 인기가 지속되는 실정이다.

일례로 일부 구형 주차장은 전고 1.79m, 전폭 1.85m 이하 사이즈로 사실상 경차·소형차만 이용 가능하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글로벌 인기 모델들도 일본 내수 시장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고, 반대로 일본 내수의 인기 모델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적다.

단적인 예로 토요타의 북미 베스트셀러인 캠리의 ‘21년 일본 내 판매량은 1만 대에 불과하며,반대로 ‘21년 일본 내수 판매 1~10위 모델 중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토요타 코롤라 뿐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 시 경제성을 우선시하며, 구매자와 딜러 간 관계가 장기간 지속된다. 유지비용 부담 등으로 자동차의 경제성이 우선시되는 가운데, 안전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과 비교할 때 일본은 자동차세, 보험료, 주차료, 매 2년 부과되는 중량세 및 차검(차량검사) 비용, 고속도로 통행료 등이 상대적으로 높고, 차급(경차, 소형차, 보통차)에 따른 유지비용 차이가 상당하다.

일본 내수 시장의 특성이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특히 중년·노년 인구가 주축이 되는 보수적 소비 행태, 자동차 관련 각종 제도 및 교통 환경, 경제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일본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행태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전기차의 경제성 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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