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술 작품입니다” 경매 등장하자마자 2억에 낙찰된 포르쉐

피카소, 키스 해링, 앤디 워홀. 이 세 화가의 공통점이 뭘까? 여러 가지가 떠오르겠지만 오늘 제목을 보면 한 가지 답이 바로 나올 것이다. 바로 아트카를 제작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트카란 자동차를 도화지 삼아 그 위에 시각 예술을 펼치는 것으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아트카를 만들어 냈었다. 외국에서는 아트카 페스티벌이 있을 정도로 아트카의 개념이 친숙하고 보다 대중적인 느낌이다.

포르쉐도 아트카가 있다. 아트카의 세계에서 포르쉐만큼 완벽한 도화지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포르쉐의 아트카는 특유의 조형미에 아티스트의 개성이 더해지면서 차량이 가진 매력이 더욱 고조되고 두드러져 보이는 특징이 있다. 오늘은 포르쉐의 여러 아트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2020년 12월, 스위스 취리히의 한 팝업 레스토랑 앞에 포르쉐 911이 나타났다. 그리고 곧 이 1억 4천만 원짜리 포르쉐 타이칸 위에 그림이 입혀졌다. 이 그림의 주인은 바로 리처드 필립스(Richard Phillipes). 리처드는 스위스 풍경 화가인 아돌프 디트리히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렸던 자신의 그림 ‘밤의 여왕’이란 작품을 타이칸에 재현하고 있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아트카가 바로 그 작품으로, 강렬한 색채와 생동감이 타이칸의 슬로건인 ‘Soul, Electrified’에 퍽 잘 어울린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위스의 예술가들을 돕기 위해 제작된 이 아트카는 온라인 ‘RM 소더비’ 자선 경매에서 2억 원에 낙찰되었다.

포르쉐의 자동차는 언제나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티스트의 숨결이 더해진 포르쉐는 더 이상 아트 ‘카’가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어 또 다른 상상력을 불러오곤 한다.

2018년에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포르쉐 70주년 기념으로 설치된 제리 주다 (Gerry Judah)의 조형물이 그렇다. 7개의 장대에 포르쉐를 대표하는 시대별 모델들이 붙어있다. 하늘에 닿을 듯한 장대 끝에 달려있는 실제 크기의 차량들을 보면 포르쉐의 기상과 역동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늘을 달려나가는 듯한 포르쉐를 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포르쉐의 자랑 911을 아트카로 만든 아티스트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911을 사랑한 예술가가 있다. 자동차 광이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3D 아티스트 크리스 라브로이 (Chris LaBrooy)는 유난히 많은 911을 자신을 작품에 녹였다.

그의 작품 속 배경은 철저히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수영장, 거리 등 익숙한 공간 속에 놓인 포르쉐 911의 모습은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정적과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은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 속에만 존재하던 크리스 라브로이의 911은 2021년 포르쉐 차이나 20주년을 맞이해 특별히 실제로 만들어졌다. 작가 특유의 위트와 포르쉐의 조형미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 깜짝 놀랄 정도다.

차체는 그대로 백조의 몸통이 되었고 딱딱함과 부드러움, 무거움과 가벼움처럼 대조되는 개념들이 이 아트카에 모두 실렸다. 해당 911 아트카는 판매 대신 전시만 이루어졌다.

확실히 포르쉐는 예술가로 하여금 도전 정신을 일으키게 하는 자동차임이 분명하다. 군더더기 없는 모양새가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는 포르쉐를 통해 한 걸음 성장하고 포르쉐는 아트카를 통해 예술적 명성을 얻는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엔 포르쉐의 아트카를 제작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한국 문화 예술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유통되는 만큼 곧 국내에도 포르쉐와 협업하는 아티스트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글 김재한 저널리스트(아우토슈타트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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