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와 롤스로이스의 주차 전쟁…참담한 결과

고급 자동차 차주끼리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수억 명의 네티즌이 관심을 가지면서 단순 주차 문제를 넘어서 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로 비화하는 상황이다.

8일 중국의 영문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의 바오넝맨션 아파트 주차장에서 지난 4일 언쟁이 벌어졌다.

아파트 지하의 개인 주차장에 롤스로이스가 주차한 것이다. 한국 아파트는 통상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 먼저 차를 주차한 사람이 주차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중국은 마치 기업용 오피스 건물의 지정석처럼, 주차비를 지불하면 특정 구역을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주차 구역에 롤스로이스가 주차된 것을 본 한 여성은 롤스로이스 차주에게 이동 주차를 요구했다. 하지만 롤스로이스 차주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여성에게 그곳이 공용 주차 자리라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여기서 롤스로이스 차주가 이동 주차했거나, 이 여성이 자리를 양보했다면 간단히 끝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양측은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물리적 충돌까지 벌였다.

실제로 웨이보 등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한 여성과 남성이 서로 욕을 하면서 뒤엉켜서 주차장 바닥을 구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과정에서 이 여성은 “나는 국영기업 당 서기의 아내”라고 주장하며 “집에 벤틀리가 50대 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포착됐다.

이어 이 여성은 “벤틀리 한 달 안 타도 된다”면서 “이곳(롤스로이스가 주차한 주차 공간 입구)을 막아버리라”라고 수행원에게 지시한다. 아파트 관리위원회와 경찰이 출동해 시시비비를 가린 결과, 해당 주차면은 여성의 소유가 맞았다.

하지만 불똥은 엉뚱한 데로 튀었다. 당 서기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벤틀리 50대를 굴리느냐는 것이다. 벤틀리는 대당 가격이 최소 2억 원, 평균 3억~5억 원 안팎이다. 이 여성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소가로 계산해도 100억에 달하는 자동차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선전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을 관리·감독한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장샤오중 전예홀딩스 당 위원회 위원 겸 기율위 서기는 2017년 이혼한 뒤 법적으로 아내가 없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장샤오중 서기와 이 여성이 함께 등장한 사진을 공개하며 반박하고 있다. 이에 장샤오중 서기는 “지난해 9월 소개로 만난 연인 관계일 뿐이며, 벤틀리 차량과 아파트는 여성이 보유한 기존 재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논평을 통해 “만약 국유기업 간부의 비리가 사실로 확인되면 엄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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