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 과학 기구가 유니콘 기업의 요람?

중국의 벤처캐피탈(VC) 산업에는 독특한 존재가 있다. 바로 중국과학원(中國科學院, CAS)이다.

중국과학원은 중국 정부 소속(장관급) 국가기관이자 중국 과학 기술의 중추 기관으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과 같은 년도에 설립됐다.

중국과학원은 기초과학 및 자연과학 분야 중국 최고의 학술 및 자문 기구인만큼 중국 과학계의 한 획을 긋는 걸출한 인재가 다수 배출됐다. 중국 ‘수소폭탄의 아버지’인 핵물리학자 위민(于敏), 원자탄과 수소탄의 양탄 개발 선구자이자 핵물리학자인 덩자셴(邓稼先), ‘중국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공기동력학자 첸쉐썬(钱学森) 등 뛰어난 과학자들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중국이 자력으로 개발한 원자 폭탄, 수소 폭탄과 인공위성(两弹一星)부터 유인 우주선과 달 탐사 프로젝트, 수광(曙光·Dawning)의 수퍼 컴퓨터, 중국 최초의 독자적인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칩 룽신(龙芯) 시리즈의 성공적인 개발부터 세계 최초 소 인슐린 인공 합성 성공,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최초 실증, 인간 유전자 시퀀싱 등 중국과학원은 중국의 발전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다양한 성과를 냈다. 게다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자본 투자, 상업 전환까지 이루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첨단 기술 트렌드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심오한 학문적 배경, 강력한 인큐베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과학원은 237개의 지주 회사를 보유하고, 슈퍼컴퓨터 제조사 중커수광(中科曙光·Sugon), 반도체 스타트업 한우지(寒武纪·Cambricon) 등 43개 상장사를 인큐베이팅했다.

오늘날 많은 투자 기관이 신에너지, 인공 지능, 칩 반도체 등과 같은 하이테크 분야에 뛰어들고 있을 때 중국과학원은 고유한 특성과 장점, 성장 모델로 남다른 자본화의 길을 걸어가며 벤처 캐피털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쌓고 있다.

1) 일원양제, 과학기술산업 투자의 시작

중국과학원은 과학연구기관, 학부, 교육기관을 통합하고 있다. 12개의 분원, 100여 개의 과학연구원, 3개의 대학(상하이 과학기술대학, 중국과학기술대학, 중국과학원대학), 130개 이상의 국가급 중점 연구 실험실 및 엔지니어링 센터를 갖추고, 30개 이상의 국가 중점 과학 기술 기반 시설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유관인력만 15만 명에 달한다. 정규 직원 6만 9000명과 대학원생 7만 9000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1980년대, 중국은 개혁개방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고, 사회 대변혁의 시기에 중국과학원 또한 큰 변화를 맞았다.

첫째, 연구소의 연구 방향이 국방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바뀌었다. 한마디로 중국 전통 산업의 변혁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또한 국가가 과학 연구 과제를 부여하고 국가의 자금을 지원하는 시대도 지났다. 1988년 초, 중국과학원은 주광자오(周光趙) 원장의 주재로 ‘국가와 국민 경제 건설에 기여하는 데 주요 역량을 투입하는 동시에 기초 과학 연구와 첨단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는 ‘일원양제’를 실시했다. 80%의 연구 인력을 국가 경제를 이끄는 분야에 투입하고, 사업비를 매년 20%씩 줄였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각각의 연구소는 스스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과학자들은 연구실이 아닌 사회에 나가 시장 수요를 이해하고, 경쟁에 뛰어들게 됐으며 각종 과학 연구 프로젝트, 과학 연구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이 정책으로 글로벌 PC 시장의 강자인 레노버(Lenovo)가 탄생했다. 1984년 류촨즈(柳传志)는 중국과학원의 컴퓨터기술연구소 직원 10명과 20만 위안(약 3800만 원)으로 컴퓨터 회사인 신기술발전공사를 설립했다. 신기술발전공사는 외국 전자제품 회사의 주문이 들어오면 소형 전자제품을 만들었고, PC 생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류촨즈는 컴퓨터 영문 운영체제를 중문으로 번역해주는 레노버 중문 카드를 개발해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했고, 2005년 IBM의 PC 사업부를 인수하며 화제가 됐다. 레노버의 성공을 계기로 중국과학원 전산기술연구소(Institute of Computing Technology)는 기업 육성을 위한 기술 이전 루트를 마련했다.

당시 중국과학원의 과학 기술 성과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교부금(交付金, 국가가 특정 목적을 위해 교부하는 금전)에 기반한 지원 방식을 개혁하기 위해 중국과학원과 국가경제위원회는 공동으로 ‘중국과학기술촉진경제발전기금회’을 설립했다. 기금회는 중국과학원의 성과 전환을 위해 특별 대출을 지원했다. 대출은 비록 간접 투자 방식이지만 이는 기술의 상품화와 산업화를 촉진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됐고 성과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1993년 중국과학기술촉진경제발전기금은 ‘중국과학기술촉진경제투자회사(中国科技促进经济投资公司)’로 변경하고 투자 방식을 간접투자에서 초기 단계 기업의 엔젤투자 및 지분 투자로 확대했다. 중국과학원의 지분 투자 청사진이 제시됨에 따라 과학 기술 투자 산업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2001년 중국과학원이 보유한 레노버그룹(현 레노버홀딩스)은 레노버캐피털(聯想投資, 현재 레전드캐피털)을 설립했다. 레전드캐피털은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의 헤드쿼터로 성장했다. 레전드캐피털의 관리 규모는 500억 위안(약 9조 6000억 원)이 넘고 투자 기업의 수는 45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로도 레노버홀딩스는 중국 상위 10위권 투자회사인 홍이캐피털(Hony Capital)와 레전드스타(Legend Star, 联想之星), 레노버 Le펀드(聯想樂基金)와 같은 여러 유명 투자 기관을 잇따라 육성했다. 이 레노버홀딩스 산하의 투자기관들은 중국과학원의 시장 지향 투자 산업의 태동, 발전, 확대를 이끈 롤모델이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2) 다양한 투자 모델 병행

이후 중국과학원은 투자 모델을 다변화하기 시작했고 점차 투자 분야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8년 중국과학기술산업투자관리유한회사(國科投資, 이하 국과투자, 중국과학기술촉진경제투자회사에서 개편)는 10억 위안(약 1922억 원) 규모의 중외 합작 투자 펀드를 최초로 설립했다. 중국과학원의 지주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시장 지향적인 사모펀드 운용 사업에 진출했다. 국과투자는 설립 이후 대출 및 지분 투자를 통해 360개 이상의 과학 기술 회사에 투자했다. 현재 중국에서 기술 회사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관 중 하나다.

그 이후, 중국과학원홀딩스유한회사(이하 국과홀딩스)와 둥팡커이그룹(东方科仪集团, OSIC)은 2011년에 캐시캐피탈(Cash Capital, 国科嘉和) 설립을 시작으로,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했으며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7년 국과홀딩스는 중국과학원 벤처캐피털을 설립하고 중국과학원의 ‘과학기술성과혁신모펀드*’를 창설하고 관리했으며 ‘모펀드 운용+직접 투자’ 방식을 채택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0개의 자펀드와 18개의 직접 투자 프로젝트에 투자했으며, 중국과학원 시스템의 56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모펀드(母fund): 패밀리 펀드를 구성하는 요소로, 자(子)펀드가 투자하는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자펀드의 수익이 실현된다.

2018년 국과홀딩스는 중국과학원캐피털(中科院资本)을 설립했다. 중국과학원캐피털은 2019년 목표 규모 200억 위안(약 3조 8428억 원)의 공동 혁신 모펀드를 설립해 관리하고 있다. 모펀드 관리, 산업 펀드 직접 투자 및 기술 혁신 서비스를 통해 자원을 통합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현재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직속 기업뿐 아니라 산업화 기반이 우수하고 실력 있는 연구소와 대학들이 투자 기구 설립과 펀드 발의를 통해 중국과학원의 과학 기술 성과 전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부에서 계속)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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