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빛나는 밤. 경복궁 야간 관람 포인트 5

수없이 가본 장소도
밤이 되고 어둠이 드리우면
낯선 곳으로 변하곤 한다.

낮에는 숨어 있던 은밀한 매력이
야경 속에 빛을 발하기 때문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경복궁 야간개장.

조선 궁궐이 숨겨둔 야경을
후회없이 즐길 수 있도록
관람 포인트 몇 가지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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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꽃 명소

– 꽃나무 위로 내려앉는 노을 –

봄이 되면 경복궁은 분주해진다. 봄꽃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삐 피어나고, 완연한 봄을 즐기기 위한 방문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매해 감탄하게 되는 경복궁의 봄이지만, 밤에 관람하게 되면 느낄 것이다. 그동안 즐겼던 경복궁의 봄은 반쪽짜리였다는 사실을.

경복궁 야간 관람의 첫 번째 포인트는 바로 해 질 녘 꽃나무들이다. 흥례문 너머 금천을 따라 심어진 매화나무와 교태전 아미산 정원에 소담하게 피어난 꽃나무들. 흐드러지게 핀 것은 아니지만 그 청초함은 분명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는 낮에 봐도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이지만, 노을이 내려앉는 시간이면 그윽함이 더해진다. 연초록 잎사귀가 노을에 반짝이는 모습은 절경 그 자체! 꽃이 진 5월에도, 그 자연 그대로 아름다움을 발산하니 봄에 꼭 방문해 보시길.

✓ 일몰 풍경

– 20 분 동안 드러나는 천의 얼굴 –

시간이 지나 노을이 사라지면, 경복궁은 한순간 회색빛으로 물든다. 강하게 조명을 켜기에 애매한 순간. 오직 이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진청색 하늘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경복궁의 단정한 실루엣이 그것이다. 귀마루에 올라앉은 어처구니가 낮에 볼 수 없던 위용을 뽐내고, 전각의 추녀들은 그 윤곽만 남아 한국의 곡선미를 유려하게 뽐낸다. 하늘이 더 어두워지고, 조명이 밝아지면 볼 수 없기에 타이밍이 생명! 어스름이 깔리는 짧은 시간에 드러나는 경복궁의 천 가지 얼굴을 빠짐 없이 살펴 보자.

✓ 빛으로 단장한 전각들

– 느껴지는 조선 왕실의 위용 –

깜깜한 밤이 되고 근정전을 에워싸고 있는 행각에 불이 켜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야간 여행을 떠날 차례다. 안전상의 문제로 야간 관람에서는 경복궁 전구역을 개방하지는 않지만, 실망하진 말자. 개방된 전각들을 다 둘러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테니.

조명과 그림자가 만든 조화로움. 이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조명이 비친 전각들은 더욱 웅장하게관람객을 압도하기 시작하는데. 근정전에서 시작하여 사정전과 강녕전, 교태전, 경회루 일대까지. 평소라면 어슬렁어슬렁 지나쳤을 전각들도 어째서인지 허투루 지나칠 수가 없다. 조명은 거둘 뿐, 까만 밤에도 느껴지는 조선 왕실의 위용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놓치면 아쉬운 디테일

– 야경 속에 더욱 빛나라 –

조선의 궁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섬세함이 특징이다. 교태전 담장에 새겨진 무늬와 용마루의 부재, 그리고 수막새에 새겨진 문양들이 대표적인 예시인데. 경복궁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을 파헤치다 보면, 돌멩이 하나도 허투루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야간 관람에서 이 디테일들은 조명을 받아 더욱 뚜렷해진다. 처마를 수놓은 화려한 단청부터 경회루의 꽃단청, 각양각색의 살문과 돌담, 그리고 근정전 내부의 어좌까지. 분명 낮에도 봤던 풍경인데, 어둠 속에서 유독 반짝거린다.

✓ 경회루

– 경복궁 아경의 하이라이트 –

이리 저리 경복궁을 거닐다 보면 경복궁 야경의 꽃을 만날 수 있다. 야간 관람에서 인생 샷을 건지고 싶다면 바로 여기! 경회루를 빼놓을 수 없다. 따로 소개할 필요도 없이 익히 알려진 경복궁의 핫플이지만, 전경에 매료되어 쉽게 놓치고 지나치는 관람 포인트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흠경각이나 함원전으로 이어지는 돌담길에서 경회루를 바라 보는 것인데. 경회루의 기품 있는 꽃단청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매년 에디터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열린 문을 액자 삼아 아찔한 높이의 돌기둥과 꽃단청을 꼭 감상해 보시길.

하루 3회(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 경회루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특별관람이 진행된다고 하니. 여유가 있는 날은 예약을 하고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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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야간 관람이 끝났다. 아름다운 야경을 뒤로하고 떠날 때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근정문을 나서기 전, 눈부신 봄날의 기억 하나쯤은 챙겨 갈 수 있길 바란다.

부록

[1] 문화유산 스탬프 북

경복궁에 왔다면 문화유산 스탬프 북을 하나 챙겨보자. 전국의 문화유적지를 찾아 발 도장을 꾹 남길 수 있는 스탬프 북을 펼쳐 다음 행선지를 골라보는 것도 좋은 선택! 스탬프 북과 경복궁 스탬프는 경복궁 내 기프트 샵 겸 카페 ‘사랑’에 비치돼 있다.

[2] 5월 관람 예약은 4월 22일 10시부터

상반기 경복궁 야간 관람은 4월 1일부터 5월 29일까지. 아쉽지만 4월은 이미 매진이고, 5월 관람은 4월 22일 10시에 티켓팅이 열린다. 예매에 실패했다고 해서 실망은 금물!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현장 발권의 기회가 주어지고, 한복 착용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올봄엔 꼭 고궁의 야경을 즐겨보시길.

EDITOR KJW
PHOTO K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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