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코나 N, 쿠프라 포멘터를 무찌를 수 있을까?

요즘 뜨는 핫 콤팩트 SUV의 승자는 누구일까? 일리야 베르프라가 비교에 나섰다.
사진 맥스 엘데스톤(Max Edleston)

우리 삶에서는 짝을 이뤘을 때 제대로인 것들이 있다. 생선과 화이트 와인, 사과와 계피, 커피와 초콜릿, 해치백과 단단하고 날카로운 섀시가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작부터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도 있다. 바닷가재와 그레이비, 사과 크럼블과 그레이비, 스포티한 섀시와 그레이비 따위가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재능 있는 요리사가 이런 재료들로는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레이비와 마찬가지로 SUV도 매우 매력적이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레이비, 아니 SUV에 예민한 서스펜션 세팅을 결합하면 SUV다움이 불거진 나머지 어설픈 레시피가 탄생하기 십상이다.

현대자동차의 N 퍼포먼스 부문 종사자들은 지금까지 선보인 차들을 통해 고전적인 요리법을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 있는 요리사라는 게 입증되었다. i30 N은 인상적이고, <오토카>가 꼽은 2021년 최고의 신형 핫해치 i20 N은 눈부시다. 이런 차들을 탄생시킨 이들이 신작 코나 N을 통해 제대로 만든 핫 콤팩트 SUV가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을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 포드의 핫 해치 장인들이 만든 푸마 ST는 대단하긴 하지만, 막상 몰아보면 피에스타 ST와 아주 비슷하되 운전하기에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코나가 사실상 약간 더 크고 높은 i20임을 고려하면, 코나 N에 대한 총평은 ‘i20 N과 비슷하되 i20 N만큼은 운전하기에 자연스럽지 않다’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 같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런 비교에 대비해 코나에 커다란 구둣주걱을 끼워 넣어 선수를 쳤다. 코나 N은 i20 N이 사용하는 1.6L 엔진을 채용하지 않았다. 코나 N의 짤막한 보닛 아래에는 i30 N에도 탑재되는 훨씬 더 상급의 2.0L 280마력 엔진, 8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 앞바퀴 사이의 전자식 디퍼렌셜을 갖추었다. 현대자동차는 코나 N에 그레이비를 아끼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엄청난 화력을 가진 코나 N과 상대적으로 얌전한 푸마 ST와 맞붙이는 것은 완전히 공평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시장 안에서 가장 원숙한 성능의 크로스오버를 가지고 왔다. 쿠프라 포멘터 2.0 TSI 310은 현대 코나 N에 비해 6375파운드(약 1038만 원) 더 비싸지만 주행 성능은 대체로 비슷하다.

코나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5.5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다. 쿠프라 포멘터는 4륜구동 시스템이 만드는 트랙션 장점 덕분에 0.6초 더 빠르다. 그러나 크로스오버를 요리해 만든 두 차는 주행 능력이 비슷한 느낌이 들 수 있을지언정, 이들 둘보다 더 다른 방식을 통해 상대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얻어내는 두 대의 자동차를 찾아내긴 정말 어려울 것이다.

어느 정도 비슷한 출력을 내는 2.0L 터보 4기통 엔진 및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가졌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두 차의 파워트레인 동작은 매우 다르다. 코나는 주의를 끄는, 적당히 진성인 소리를 내면서 운전자로 하여금 더 빨리 달리도록 격려한다. 예쁘진 않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건 GT3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외부에서 듣기에는 침묵의 교향곡으로 일관하는 포멘터보다 확실히 낫다. 그런데 포멘터의 실내에 있으면 우렁찬 V8 소음의 폭격을 당한다. 그렇다. V8. 쿠프라는 익숙한 EA888 엔진 자체의 소리가 고성능 모델에서는 다소 무력하다고 정확하게 판단했다. 하지만 포멘터에게 그 대신 필요한 것이 가짜 포드 머스탱 소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쿠프라 모드에서만 들을 수 있지만, 다른 대안들도 그리 나을 것이 없다. 스포츠 모드는 큰 배기량의 디젤 4기통 엔진 소리에 가깝고, 노멀 모드는 순수 기계식 느낌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포멘터의 2.0 TSI 엔진이 실제보다 훨씬 더 큰 엔진처럼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V8 사운드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는 할 수 없다. 모든 회전수 범위에 걸쳐 출력과 토크가 제공되므로, 일반 도로에서는 3000rpm을 넘기지 않고도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주행할 수 있다.

코나는 그와 정반대이다. 동료 제임스 디스데일이 시승 당일 아침 현대자동차 영국 본사에서 차를 수령해 사진 촬영 장소까지 몰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그는 이 코나에 i20 N의 1.6L T-GDi 엔진이 탑재된 줄 알고 있었다.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파워와 그르렁거리는 소리는 운전자가 요구할 때 나타난다. 하지만 아침 러시아워 속에서 운전한다면 알아차리지 못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터보 엔진이 빠르고 관대하게 토크를 내려놓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코나는 자연흡기 엔진처럼 동작하도록 튜닝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1000rpm에서 출력을 몰아친다. 터보 엔진의 자연스러운 성향을 고려할 때, 이것은 약간 기이한 것이긴 하지만, 두말할 나위 없이 흥미롭다.

두 차의 성격차이는 도로를 달리는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재빠른 포멘터는 시골길을 가로질러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최대한 호들갑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패스트 해치백의 전형이다. 그럴 만도 하다. 포멘터의 안쪽에는 본질적으로 7단 DSG와 할덱스 4륜구동이 장착된 이전 세대 폭스바겐 골프 R의 드라이브트레인이 있기 때문이다. 최신형 골프 R은 포멘터에는 없는 영리한 토크 벡터링을 추가했다.

포멘터는 빠르게 지면을 박차고 출발해(체감 성능은 숫자가 암시하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야단법석 없이 코너를 먹어 치운다. 코너를 탈출하면서 스로틀을 강하게 열어주면 적어도 일반 도로 위에서는 완벽하게 중립적인 균형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이 후방으로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임상적인 수준이다. 이 차는 감정을 잘 드러내는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완전히 제재되는 균형을 가진 데다 스티어링은 항상 아주 가볍고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비교적 평범한 브리지스톤 투란자 T005 타이어를 끼웠고, 심지어 미끄러운 가을날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도로 위에서 한계점을 시험할 정도로 달리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쿠프라 포멘터로 빠르게 달리는 것은 지극히 쉽지만, 어떤 속도에서든 운전자의 몰입이 부족하다.

코나 N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작은 차에 큰 엔진을 장착하는 전통 레시피에 진심인 나머지, 이 차는 항상 신나 있고 목청껏 소리를 낸다. 어쩌면 조금 과한 것 같다. 심지어 그냥 가까운 곳을 돌아다닐 때도, 코나 N은 소리를 지른다. “나는 투어링카다!! 나는 하드코어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특이점은 승차감이다. 차를 높게 만들면 무게중심이 높아져 차체 쏠림이 많아진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서스펜션이 더 단단해져야 한다. 이것은 푸마 ST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고 코나 N을 절대적으로 정의하는 내용이다. 코나 N은 세 가지 댐퍼 모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그나마 가장 부드러운 댐퍼 모드, 즉 가장 덜 단단한 댐퍼 모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선택하더라도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통통 튄다. 댐핑 품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포멘터의 댐퍼는 가장 부드러운 세팅일 때 기준으로 코나 N보다 더 부드럽고, 12가지 이상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면의 결함을 무마하는 능력은 코나가 낫다. 이 한국차의 승차감은 뻣뻣하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코나 N의 스로틀을 어느 정도 열어주면 전자 디퍼렌셜이 합류하면서 활동 과잉 상태가 된다. 코너를 빠져나올 때 난폭할 정도로 효과적인데, ‘난폭’에 힘을 주어 말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가속하면 스티어링이 요철과 좌우 경사를 따라 이리저리 쏠린다.

코나 N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운전할 때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토크 스티어와 도로 표면에 대한 민감성뿐만 아니라 트레일링 스로틀을 할 경우 N 자동차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장난기가 있기 때문이다.

코나가 가진 많은 재주와 구경거리로 인해,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차들을 굽잇길에서 즐기기보다는 통근이나 쇼핑을 하는 등 일상적인 자동차로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그리고 속도를 늦출 때야 비로소 포멘터가 여분의 돈을 어디에 썼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사실, 포멘터의 실내는 우리가 폭스바겐 그룹 브랜드 차량에서 예상하게 된 지나치게 미니멀한 스타일과 이제 익숙해진 터치스크린, 터치 감응형 실내 온도 조절 장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재 품질은 코나보다 한 단계 높고, 짙은 파란색 가죽은 고급스러운 촉감이다.

코나 N의 실내는 그저 훨씬 더 평범하게 느껴질 뿐이다. 알칸타라 시트와 파란색 바느질, N 버튼 등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동차 모델을 잘 치장한 것으로 다가온다. 요즘의 다른 현대차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좋은 점수를 주게 된다. 쿠프라의 것보다 논리적이고 반응성이 뛰어나다.

그것 말고도, 포멘터에 앉아 있으면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핫 SUV 비교 시승이지만, 사실 포멘터가 SUV인지 아닌지조차 논쟁의 여지가 있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깊숙이 내려간다. 크고 높은 보닛 너머로 밖을 내다볼 수 있지만, 운전자의 엉덩이 포인트는 쿠프라 레온에 있는 것과 같다.

비교하자면, 코나에 앉을 때는 정말 올라타는 느낌이다. 포멘터보다 트렁크와 뒷좌석 공간이 더 좁은, 더 작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높고 곧은 운전 자세는 SUV에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과연 이것이 SUV 구매자들이 원하는 것일까?

코나의 한층 뚜렷한 SUV다움은 SUV 구매자들에게 어필하겠지만, 강렬한 성능 전달 방식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현대자동차의 미슐랭 스타 요리사들이 상반된 재료들로 아주 흥미로운 요리법을 만들어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 자극적일 테지만, 확실히 기억에 남고 더 많이 원하도록 만든다. 단지 일주일 내내가 아닐 뿐이다. 코나는 굉장히 하드코어지만, 이렇게 공격적인 섀시와 파워트레인을 탐내는 이라면 모든 것을 최적화하여 결국 해치백을 원하게 되지 않을까?

궁극적으로 이 두 차는 성격이 너무 달라 객관적으로 어떤 차가 더 나은 차인지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이다. 코나는 운전자를 위한 차로서 얼마나 헌신적인가라는 측면에서 더 호감이 간다. 하지만 빠른 크로스오버를 원하는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에 무난한 차는 쿠프라 포멘터이다.

Cupra Formentor 2.0 TSI 310 4Drive DSG VZ2
가격 £41,770(약 6800만 원) 엔진 직렬 4기통, 1984cc,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06마력/5450-6000rpm 최대토크 34.4kg·m/2000-5450rpm
변속기 자동 7단 듀얼 클러치, 4WD 무게 1569kg 0→시속 100km 가속 4.9초
최고시속 249,4km 연비 11.8km/L CO2 193g/km

Hyundai Kona N 2.0 T-GDi DCT
가격 £35,395(약 5773만 원) 엔진 직렬 4기통, 1998cc,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276마력/5500-6000rpm 최대토크 40.04kg·m/2100-4700rpm
변속기 자동 8단, FWD 무게 1510kg 0→시속 100km 가속 6.4초(런치 컨트롤 시 5.5초)
최고시속 240km 연비 11.8km/L CO2 194g/km

글·일리야 베르프라(Illya Verpra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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