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돼요?” 전기차 1,000km 가능하려면 꼭 필요한 ‘이것들’

전기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뭘까요?

가격? 디자인? 성능? 사실 사람들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죠. 하지만 ‘대체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을 고른다면 단연코 ‘최대 주행거리’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00~170km 정도를 갈 수 있던 1세대 전기차가 등장한 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 평균 400~500km를 갈 수 있는 3세대 전기차가 메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행거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자동차 제조사에선 부산을 갈 수 있는 주행거리라 마케팅을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내연기관차는 이미 그게 가능했어요. 하이브리드 차는 조건만 맞으면 1,000km까지 가능하고요.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가끔 컨셉카로 1000km를 갈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제조사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변수가 많아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렇다면 현 상황에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어떤 노력들이 뒤따라야 할까요?

사람은 기본 골격에 따라 신체조건이 변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인데요, 기본 스펙과 디자인 확장성을 결정하는데, ‘플랫폼’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죠. 자체 기술이 있는 곳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연구개발을 해요.

플랫폼이란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같은 중요한 부품을 어디에 배치할지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무게 배분을 결정하기도 해요. 사람이라면 신체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과 같죠, 사람은 운동이나 식단 조절로 몸을 만들지만, 자동차는 플랫폼으로 이걸 결정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플랫폼 하나를 만들어 놓으면, 여러 부품을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차 개발 기간이 확 줄어듭니다. 그리고 비용도 아낄 수 있죠. 게다가 껍데기(디자인) 역시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주행 효율에 대해서도 많은 관여를 하는 만큼 주행거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60여 년 정도 늦게 시작한 현대차도 여러 자동차 부품 국산화로 여유가 없는 여건이었지만, 틈틈이 플랫폼을 개발할 정도예요.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차 관련 소식을 모아보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아요.
폭스바겐은 SSP 플랫폼
GM은 BEV3 플랫폼
볼보는 SEA 플랫폼
아우디와 포르쉐는 PPE 플랫폼
현대차는 E-GMP 플랫폼 
등 웬만한 제조사는 모두 전기차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부 제조사는 플랫폼 하나로 소형, 중형, 대형까지 모두 커버하기도 합니다.

전기차 플랫폼은 내연기관의 플랫폼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파워트레인 부피가 내연기관차 보다 작고, 플랫폼 앞뒤로 모터가 들어가는 소위 듀얼 모터 모델을 같이 개발하기 때문에 구조 자체가 다르죠.

그리고 배터리가 바닥에 넓게 깔리는, 마치 스케이트보드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부품 수 자체가 내연기관차 보다 적어 시각적으로 심플한 모양새입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전기차에 알맞은 디자인을 입히기 좋고, 최대 장점인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데 유리합니다. 특히 주행거리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기에 등장한 과도기적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 플랫폼에 욱여넣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지만 막상 만들어 놓은 전기차 플랫폼이 없으니 우선 출시를 한 겁니다.

대표적으로 코나 일렉트릭이 있습니다. 소형 사이즈의 전기 SUV치곤 긴 400km 이상 주행거리를 갖췄지만,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 대비 많은 한계점을 보였습니다.

전기차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 동작 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파워 트레인이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배터리 탑재 부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극적인 주행거리 개선을 보이는 제조사가 드물지만 밑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필수인 점은 분명합니다.

전기차 플랫폼 문제가 해결됐다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전압 배터리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실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의 근본 해결책이죠. 현재 4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대부분입니다.

중국의 경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고용량 배터리의 대명사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지목합니다.

이 배터리의 양극재(+극)에는 니켈-코발트-망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구성 성분 비율로 보면 소량이지만 성능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죠.
니켈은 에너지 밀도 (배터리 용량)
코발트와 망간은 배터리 안정성
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각 성분의 앞 글자를 따서 NCM 배터리라 불러요.

각각의 비율이 60%, 20%, 20%이면 NCM 622 배터리라 부르고 80%, 10%, 10%이면 NCM 811이라 부릅니다. 보통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배터리에 대해서는 특별히 ‘하이니켈 배터리’라 불러요 요즘 전기차 대부분은 이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긴 주행거리를 위해서는 니켈 함량이 아주 높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코발트 성분의 원자재 가격이 너무 비싸, 대체할 소재를 같이 첨가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알루미늄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NCMA와 NCA가 있죠. 알루미늄은 배터리 안정성과 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LG에너지 솔루션이나,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같은 상위 제조사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공을 해서 배터리에 적용하기가 어려워 최근까지만 해도 양산이 어려웠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대학교 벤처로 시작한 우리나라의 한 기업에선 니켈 함량을 98%로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이론상 800km 넘게 갈 수 있는 전기차를 개발할 밑바탕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실험실 단계가 아니라 양산 직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밖에 최근엔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정성과 성능 측면에 있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존의 배터리와 차이점은 음극에 흑연이나 실리콘을 넣는 대신 리튬 메탈을 넣습니다.

기존보다 35% 정도 가볍고 에너지 밀도는 2배나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800~1000km 정도의 주행거리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GM 허머에 적용 후 테스트하자, 800km 주행거리를 입증했죠

이 배터리는 특성상 전해질로 고체, 겔, 액체 모두를 적용할 수 있어 현재의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사이에 포지션을 잡고 있습니다. 사실 전고체 배터리가 최종 목적지이지만, 생각 보다 개발 속도가 더뎌, 2030년 즈음 기대해 볼 만한 상황입니다. 한편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는 이미 시제품이 나왔고, 양산 단계에 매우 근접해, 2025년에 대량 양산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몇 년 전 전기차 배터리는 기술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로는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을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과학자들은 답을 찾아내는 중이고 실제로 놀라운 성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1,0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는 언제 나올까요?”라고 묻는다면 오늘 내용을 종합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빠르면 2025년, 늦으면 2030년” 물론, 대중적인 모델까지 적용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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