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프라는 왜 익스트림 E로 갔나?

쿠프라에게 레이싱은 운명과도 같다. 하지만, 왜 익스트림 E인가?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가 그 해답을 찾아 나섰다.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풍부한 모터스포츠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중 일부만이 쿠프라처럼 자신 있게 그 이름을 정확하게 새겨 넣는다.

한때 세아트의 모터스포츠 노력과 핫 로드카에 사용한 배지는 오늘날 조금 더 부드러워진 독립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심장에는 경쟁에 대한 열정이 숨어 있다.

티보 빈센트 제노드(Thibaud Vincent-Genod) 마케팅 총책은 “모터스포츠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DNA에 녹아 있는 열정은 우리가 어디에 서야 할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최근,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TCR-스펙의 쿠프라 레온과 같은 투어링카다. 2021년 순수 ETCR 시리즈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쿠프라는 지난해 과감한 도약을 시도했다. 새로운 익스트림 E를 위한 첫 번째 제조사가 되고자 한다. 아우디 타이틀을 획득한 DTM과 포뮬러 E 작업을 함께 해온 압트(ABT) 팀과 함께했다.

그 말은 2022년 시즌 개막,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모여 있는 팀들의 텐트 사이에 쿠프라의 익스트림 E 패독이 생길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ABT 쿠프라는 두 회사의 지원을 받는 팀 중 하나가 될 수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요 제조사의 모터스포츠 프로젝트로 어울릴 수 있는 그 어떤 형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서비스 텐트는 다른 팀들과 다르지 않다. 거대한 팔랑크스(고대 그리스 중장보병 밀집전투대형) 대신 소수 정예의 기술자들이 들어가며, 수백 명의 VIP를 접대하는 스태프들도 없다. 유일한 단서는 텐트 뒤 모래밭에 주차된 쿠프라 본(Cupra Born) 뿐이다.

하지만, 패독의 부재가 규정에 따른 것은 아니다. 쿠프라의 존재를 알리는 하나의 수단이다. 이런 소규모 구조는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노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익스트림 E에는 그런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다른 모든 제조사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 이벤트에는 관객이 없고, 경기 동안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많은 수의 일손이 필요하지도 않다.

거기에는 팀원들을 위한 공동 다이닝 텐트가 있으며 후원자들이 몇몇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텐트가 마련돼 있다.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라 하더라도 여전히 돈이 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익스트림 E는 제조사들을 위해 설계되고 만들어지지 않았다. 알레한드로 아가그(Alejandro Agag) 익스트림 E 설립자는 “제조사는 언제든 환영한다. 하지만 제조사가 없이도 경기 내용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뮬러 E도 설립했다. 많은 제조사가 참가한 덕분에 극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최근 아우디, BMW, 그리고 메르세데스-EQ가 철수를 선언하며 난관에 봉착했다.

“문제는 많은 제조사가 있어도 오직 그중 하나만 단상에 올라 ‘내가 이겼다’라고 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홉 개의 제조사가 있다면 여덟 개의 패배자가 있다는 뜻.”

특히, 포뮬러 E와는 달리 제조사가 파워트레인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쿠프라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설령 이 프로젝트가 스페인 마르토렐(Martorell)이 아닌 독일 켐프텐(Kempten)에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빈센트는 “ABT와 가까이서 작업하고 있다. 매주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우리가 그들에게 배우고 있는 것은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술의 전달뿐만 아니라 EV 파워트레인에 대해 배운다는 것이다. 쿠프라의 첫 익스트림 E 시즌 시작은 좋지 않았다. 클라우디아 휘르트겐(Claudia Hurtgen)의 대형 사고 때문이었다. 곧바로 드라이버를 대체했고 편성된 라인업에서 주타 클라인슈미트(Jutta Kleinschmidt)와 마티아스 에크스트롬(Mattias Ekstrom, 2021 ETCR에서 레온으로 우승)이 강렬한 페이스를 이어가며 선두 팀인 로스버그 익스트림(Rosberg Xtreme)과 X44 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쿠프라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더했다. 익스트림 E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바디를 손봤다. 작업은 내부 로드카 디자인 팀이 맡았다. 호르헤 디에즈(Jorge Diez) 디자인 총책은 앞으로 나올 타바스칸 전기 SUV를 미리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 사이 수차례 다카르 랠리 우승자 나세르 알 아티야(Nasser Al Attiyah)이 에크스트롬(ETCR 타이틀을 방어하고 있는)을 대체해 클라인슈미트와 함께 달리게 됐다.

예상대로, 두 다카르 우승자는 시즌 개막을 알리는 데저트 엑스-프릭스(Desert X-Prix)에서 충분한 페이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뭐든지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알 아티야는 예선전에서 결승선을 통과하지 않고 실수로 스위치 존에 들어갔다. 그 후 두 번째 히트에서 다카르의 스페어링 파트너 카를로스 세인츠(Carlos Sainz)와 의견 충돌이 있었고 쿠프라는 오직 한 대의 차만 결승까지 진출하는 크레이지 레이스(Crazy Race)에 접어들었다. 맥라렌 XE와는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실망스러운 출발이었지만, 쿠프라의 결의를 꺽지는 못했다. 일부 제조사는 문제 해결을 돈으로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익스트림 E에서는 옵션이 아니고 참가 동기에서도 벗어나는 일이다.

색다른 레이스 포맷은 매력의 일부다. 빈센트는 “모터스포츠가 새로운 관객과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새로운 콘셉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롭고 젊은 우리와 같은 브랜드에 이상적일 수 있다.”

독립 브랜드로 설립된 지 4년이 지났다. 지금 쿠프라는 익스트림 E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쿠프라 레이싱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가려는 시기이기도 하다. 결국 모든 건 그 이름 속에 포함돼 있다.

콕핏에서

주타 클라인슈미트는 58세의 나이에 이렇게 힘든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EV 시리즈 생산에 초점을 맞춘 젊은 제조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다카르 랠리의 첫 여성 우승자는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V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만큼 익스트림 E에 참가도 망설이지 않았다.

클라인슈미트는 지난 시즌 2차 레이스에서 합류했다. ABT 쿠프라에 탔던 클라우디아 휘르트의 건강상 문제로 인해서다. 그해 남은 그의 경기는 인상적이었으며, 2022년 시즌 자리까지 유지했다. 그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말한다. “쿠프라는 젊고 현대적인 브랜드다. 그리고 선택될 수 있었던 재능 많은 여성 드라이버들이 있다. 하지만, 내 나이에 그들을 밀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클라인슈미트는 익스트림 E의 혼성 경기 규정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 적어도 트랙 밖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레이스가 시작될 때까지는 모두가 좋아 보인다.” 그녀의 농담 섞인 말이다.

새로운 레이싱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쉽사리 주눅 들지 않았다. “나는 어떤 기술자나 서비스 크루 없이 바이크로 다카르 랠리부터 시작했다.”

글·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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