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휩쓸던 파피장, 현재는 ‘퇴물’ 취급받는 이유

중국에서도 숏폼 동영상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인플루언서 파피장(papi 酱)이 숏폼 동영상을 통해 오래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청명절 연휴(4월 5일)를 앞두고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5분가량의 동영상에서는 파피장이 선생님과 학생 역할을 혼자 소화해내는 모습을 담아냈다. 파피장 특기의 빠르고 과장된 말투와 유머러스한 표정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러나 파피장의 동영상은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동영상을 공개한 지 일주일간 통계를 살펴보면 웨이보, 더우인(抖音), 콰이서우(快手), 샤오훙수(小红书), 비리비리 등 5대 플랫폼에서 누적 약 42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2016년 파피장의 전성기 시절, 그가 공개한 한 동영상이 웨이보에서만 무려 5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호기롭게 출사표 던진 中 대표 ‘1대 왕홍’ 파피장

2015년 초, 파피장이 주목받던 당시는 먀오파이(秒拍), 샤오카슈(小咖秀) 등 앱(APP)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다. 이 앱을 통해 파피장이 올린 짧은 동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기존 긴 영상에 비해 파격적인 시도로 여겨진 덕분에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천만 명의 팬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숏폼 동영상 산업의 빠른 발전으로 우후죽순으로 관련 콘텐츠와 플랫폼이 생겨 포화 시장을 이루었고, 파피장 역시 점점 더 신선함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콘텐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가 세운 MCN 기업 파피튜브(papitube) 역시 경쟁사와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

2022년 들어 파피장은 총 12개의 짧은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댓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파피장의 콘텐츠는 감히 따라 할 수 없을 정도”
“파피장의 콘텐츠는 딱히 정체기가 없는 듯”

기존 팬들을 중심으로 다시 돌아온 파피장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바이두 검색량을 살펴보면 파피장의 흥행지수는 이전만큼 높지 않다. 전성기 시절 4만 포인트 이상이었던 파피장의 바이두 지수는 현재 1000포인트로 뚝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파피장이 더 이상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입소문은 더 이상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그를 받쳐줄 만한 후광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자가복제’ 콘텐츠투성이?

파피장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2015년 파피장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도록 한 ‘병맛 포인트’의 짧은 동영상, 둘째, 다양한 사투리와 영어 등을 섞어 말하는 방식의 영상, 마지막으로 핫스폿과 장난 섞인 조롱을 한 데 묶어 말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자들에게 밀렸지만, 마지막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상은 여전히 파피장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경제 관련 매체 하이커차이징(海克财经)에 따르면 파피장은 솔직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성실한 성격을 본인의 매력 포인트로 잘 승화해 이를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친근한 모습과 장난 섞인 조롱을 더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내용이나 배경도 대부분 주변에서 하나쯤 있을 법한 소재를 활용해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자신의 핵심 장점과 사람들에게 통할만 한 소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만드는 콘텐츠는 안정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는 곧 파피장의 최대 단점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상에서 안정적이어도 ‘너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2015~2022년 다양한 콘텐츠 요소가 탄생하고 사라졌지만 파피장의 콘텐츠는 한결같다는 평가다. 표현 방식과 스타일에도 큰 변화가 없다. 2022년 춘절 기간을 저격해 내놓은 콘텐츠 역시 지난 2016년 춘절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숏폼 동영상의 발전이 관련 분야를 세분화시켜 각 인플루언서는 이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며 본인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약 2500만 명의 더우인 팔로워를 보유한 구이거(鬼哥)도 웃음을 유발하는 숏폼 동영상 제작에 집중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에 선보인 콘텐츠가 캐릭터 특성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없다는 판단에 다른 인기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 등을 통해 빠르게 팔로워 수를 늘렸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발 빠른 대처와 변화에 비하면 파피장은 ‘비활동적’이라는 평이다. 또 파피장을 둘러싼 논란 역시 그의 인기 저하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파피장의 공작실은 2021년 10월 폐쇄돼 파문을 일으켰다. 중화권 연예계 일부에서는 그가 은퇴를 준비 중이라는 설까지 나왔다. 세금 문제와 사생활 관련 이슈 역시 그의 팬들을 등 돌리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中 현지매체, “후배 인플루언서 양성에 더 집중할 때”

중국 하이커차이징은 파피장 자체의 주목도 하락과 달리 전망 밝은 MCN 시장을 노리고 후배 양성에 노력할 때라고 따끔한 지적을 했다. 중국 연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서 발표한 ‘2021~2022 중국 MCN 산업 발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총 MCN 기관 수는 3만 4000개에 달했다. 파피튜브가 설립된 2016년 420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구한 역사를 지닌 파피장의 비즈니스가 잘만 갈고 닦으면 전도유망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소리다.

파피튜브는 파피장을 앞세워 인플루언서를 모집,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커차이징에 따르면 150명 이상의 인플루언서가 파피튜브에 가입했다. 또 더우인에서 3억 300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으며 각 플랫폼 팔로워 수를 모두 합하면 5억 명이 넘는다.

아쉬운 점은 이들 인플루언서 역시 파피장의 콘텐츠 제작 방식을 따라가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 차별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개인의 독립성이 약화 돼 결국 주목받는 것은 파피장 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는 파피장이 자리에서 한발 물러나 사내 인플루언서 양성과 콘텐츠 다양화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결국 파피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파피튜브 내 인플루언서의 개성을 키워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하이커차이징은 파피장과 파피튜브가 콘텐츠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단점으로 인정하고, 다른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를 통해서 잃었던 신선함을 되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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