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스타벅스∙애플도 “OO는 안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인 미국의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최근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노동관계위원회는 소장에서 스타벅스가 노조 결성 운동을 한 지점 직원 여러명을 불법적으로 해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근로자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노조 설립 움직임을 방해했다고 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노조 설립 논란에 앞서 스타벅스에서는 퇴임한 경영진이 복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018년 스타벅스 회장직에서 물러난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2022년 4월 임시 최고경영자(CEO) 직함을 달고 돌아왔습니다. 하워드 슐츠는 1982년 미국 시애틀의 카페였던 스타벅스에 마케팅 책임자로 입사한 인물입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본격적인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고, 합류 당시 11개였던 매장을 77개국 2만8000여개까지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주주보다 직원 챙기겠다 했는데…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로 돌아온 이유는 회사가 위기에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스타벅스의 주가는 9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팬데믹 정점 때는 50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21년 7월 126달러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2022년 4월 스타벅스의 주가는 도로 70달러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원자재값이 올라 비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으로 직원 임금이 늘어나 경영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시장 우려 때문입니다.

슐츠는 경영진 복귀와 동시에 자사주 매입 계획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에 쓰려던 수십억달러를 점포와 본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쓴다고 했습니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친화적인 기업이란 평가를 받던 스타벅스였는데요, 슐츠는 주주에게 비난을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 주주보다 직원을 먼저 챙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처우 개선 약속에 조건을 달았습니다. 노조를 결성하는 지점 직원들은 처우 개선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했습니다. 슐츠는 연방노동법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가 있는 지점의 직원 처우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급여 등 처우 문제를 별도로 협상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슐츠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미 연방노동법을 보면 고용주는 고용 조건을 바꾸려면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교섭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법에도 같은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섭이 필요하다는 것과 처우 개선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사측이 노조원에게 보너스나 추가 급여를 먼저 제시할 수도 있고, 처우 개선을 받아들일지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노동계에선 “슐츠가 노조를 결성하지 말라고 직원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사실 슐츠는 수십년 전부터 노조 설립에 반대 견해를 취해왔습니다. 그가 스타벅스를 이끌던 1987년에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그는 훗날 자신이 펴낸 책에서 당시 “직원들이 걱정하는 점을 내가 잘 듣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었고, 나를 신뢰한다면 노조는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이후 미국 스타벅스 점포 9000여곳 가운데 약 200곳에서 노조 결성을 두고 투표를 했거나 투표할 예정입니다. 노동관계위원회는 8개 지점의 노조 설립을 인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슐츠가 다시 등장하자 재계에선 “노조 설립 움직임을 막기 위해 스타벅스 이사회가 다시 슐츠를 부른 것”이란 말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도 노조 싫어해

노조 설립에 반대하는 기업인이 하워드 슐츠뿐은 아닙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가 요즘 자신이 애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나서 화제인데요, 그는 2018년 3월 본인의 트위터에 노조 설립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막는 사람은 없지만, 회사가 주는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회비까지 내면서 노조에 가입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머스크의 트윗은 논란을 불렀고, 법정까지 갔습니다.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행정법원은 머스크의 메시지가 노조 설립 방해를 금지하는 노동관계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습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회사가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 노조 결성 움직임을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연방노동관계위원회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머스크에게 게시글의 삭제를 명령하는 강제 처분을 내렸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도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지금은 물러난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는 1994년 회사 설립 때부터 노조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언제라도 직원들이 사측에 요구사항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라는 중개인이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오랜 기간 사측이 근무 시간에 직원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지적을 노동계에서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직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미국 각 지역의 물류센터에서 노조를 결성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2021년 4월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에서 아마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 설립을 두고 투표를 했는데요, 직원 71%가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투표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나와 2022년 3월 31일 재투표를 하고, 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5월에는 뉴욕의 물류창고 JFK8의 노조 결성 찬반 투표 결과가 나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한 애플도 최근 노조 설립을 막으려는 기업과 수차례 협력해온 로펌 리틀러 멘델슨과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타벅스가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선택한 회사가 바로 리틀러 멘델슨입니다. 요즘 미국의 애플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이 사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노동계에서 악명 높은 이 회사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배경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새라 스테펜스 미국 통신노조(CWA) 사무총장은 “애플도 다른 대기업처럼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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