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소 키우고, 경매로 조달하고… “이러면 좀 싸질까?”

‘밥상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통계를 보면 5월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가공식품은 73개 품목 중 4개를 제외한 69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품목별로는 국수(33.2%), 밀가루(26.0%), 식용유(22.7%) 등이 밀과 팜유 가격 상승 등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식초(21.5%), 부침가루(19.8%), 된장(18.7%), 시리얼(18.5%), 비스킷(18.5%), 간장(18.4%) 등 22개 품목은 10% 이상 올랐죠. 소금은 1년 전보다 30% 상승하며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소금은 천일염 생산량 부족 등으로 2021년 하반기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가격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물가도 상승 중입니다. 외식 물가는 2021년보다 74% 올랐습니다. 이는 1998년 3월(7.6%) 이후 최고 상승률입니다. 갈비탕(12.2%), 치킨(10.9%), 생선회(10.7%), 자장면(10.4%) 등은 10% 이상 올랐습니다. 전체 39개 품목 중 김밥(9.7%), 라면(9.3%), 쇠고기(9.1%), 피자(9.1%), 짬뽕(8.9%) 등 31개 품목의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5.4%)를 많이 웃돌고 있습니다.

농·축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은 12.1% 상승했습니다. 수입 쇠고기는 27.9%, 돼지고기는 20.7%, 닭고기는 16.1%가 올랐습니다. 채소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2일 기준 양파 15kg의 도매가격은 1만7840원입니다. 이는 1년 전(9075원)보다 96.6% 오른 수치입니다. 감자는 같은 날 기준 20kg 도매가가 3만8120원이었는데요, 1년 전(2만4284원)보다 57% 상승한 것입니다.

채솟값 상승에는 가뭄도 한몫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말, 노지 밭작물에 대한 급수 대책비 25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또 정부는 같은 기간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와 식용유, 밀·밀가루, 계란 가공품 등 7개 품목에 할당관세(0%)를 적용하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죠.

밥상에 오르는 모든 재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뿐만이 아닙니다. 각 유통 기업에서도 물가 안정화를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 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손님. /조선DB

◇중간 단계 없애고 직소싱과 직매입 확대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등 유통 업계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통 단계를 축소하는 것입니다. 식재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단계가 줄어들수록 소비자가가 줄어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직소싱과 직매입 확대입니다. 직소싱은 수입대행 업체를 거치지 않고 현지 법인을 세워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매입은 유통 기업에서 직접 산지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걸 말합니다. 중간 유통업자들을 거치지 않고 직접 물건을 구입하다 보니 좋은 거래처를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로컬 및 지역 MD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로컬 MD는 지역 농가 등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최적의 거래처를 찾습니다.

이마트가 납품 받는 참다랑어. /이마트 제공

◇농장∙양계장과 직접 계약 맺고 상품 받아

홈플러스는 직접 계약을 맺은 신선농장을 기존 70여곳에서 700여곳으로 늘렸습니다. 신선농장은 홈플러스가 과일을 납품 받기 위해 직접 선별 및 지정한 과일 농가를 말합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엄선한 양계농장과 1년 장기 계약을 맺고 달걀을 직매입하기로 했습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장기계약을 맺어 달걀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달걀을 계약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며 “양계농장을 선별하는 데 로컬 MD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마트는 대량매입을 통해 참다랑어회를 시세의 반값 수준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전을 위해 이마트 생선회 바이어는 2022년 초부터 욕지도에 있는 참다랑어 양식장을 거의 매주 방문하면서 80kg 내외 급 참다랑어 물량 13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 참다랑어는 마리 단위로 거래됩니다. 한 마리의 무게가 크기도 하고 또 손질이 어려워 대량매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데요, 좋은 가격의 회를 선보이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횟감 중 최고라고 불리는 국산 생물 참다랑어를 사전 기획을 통해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사와 상관없는 사진. /조선DB

◇직접 소 키우는 곳도 있어

좋은 판매처를 물색하고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와중에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직접 소 사육에 나섰습니다. 킴스클럽은 2022년 3월부터 쉬고 있는 농가를 임대해 현재 송아지 200마리를 위탁 사육 중입니다. 대형마트가 송아지를 직접 키우는 것은 킴스클럽이 국내 최초입니다.

송아지 사육은 전남 장흥에 있는 축사에 맡겼습니다. 킴스클럽의 축산 전문 상품기획자(MD)가 폐사 위기에 놓인 축사와 계약해 함께 소를 키우고 있죠. MD가 장흥에 상주하면서 송아지를 돌본다고 합니다.

이렇게 직접 송아지 사육에 나선 이유는 소고기가 밥상에 오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유통 단계가 늘수록 소비자가가 비싸지는데요, 불필요한 단계를 줄이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유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소고기는 ‘축산농가-도축장-중도매인(경매장)-가공업체-소매점’의 다섯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이를 ‘킴스클럽의 농가-도축장-가공업체-킴스클럽’으로 줄이면서 한우 가격을 기존 대형마트 가격보다 2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킴스클럽은 올해 1000마리의 한우를 사육할 계획입니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하면 자연스럽게 가격 군살이 빠진다. 송아지는 1~2년 뒤 20% 저렴하게 가격대가 형성될 것 같다. 1등급 한우 등심을 커피 한 잔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를 키우지는 못하지만 경매에 직접 참가해 가격을 낮추려는 곳도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축산 바이어가 ‘매매참가인’ 자격을 취득해 소고기 경매에 참여합니다. 매주 충북 음성과 경기 부천 축산물 공판장에서 열리는 한우 경매에 참여하죠. 경매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한우 유통구조 중 ‘중도매인 단계’를 마트가 직접 책임진다는 말입니다. 롯데마트는 유통단계를 줄여 부위에 따라 가격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CCBB가 추천하는 글

»’발품’ 대신 ‘손품’..스타트업이 바꾼 부동산

»’한강뷰 아파트’ 보여 주고 3만8000원..참신한 부업의 세계

»3년 뒤면 하늘 나는 택시 탄다

»”5G 구현도 25%밖에 안 됐는데..” 인프라 없는 성급한 6G ‘욕심’

»10년 동안 국밥 2000원에 팔아온 이 집, 알고 보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