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트레킹 코스 단 한곳만 고른다면 ‘체르마트 5개 호수길’

탑 오브 유럽, 융프라우 기차역 방문과 더불어 스위스 여행의 로망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알프스 트레킹입니다. 그렇지만 각각의 매력을 가진 그 수많은 코스 중 어떤 곳을 걸어야 할지 선뜻 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트래킹 코스 여러 곳을 가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우리의 짧은 휴가는 그런 걸 허락하지 않잖아요. 한 번에 모든 트레킹의 로망을 꾹꾹 눌러 담은 코스를 선별해서 알차게 다녀와야죠. 그런 점에서 모든 것을 다 갖췄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코스랍니다.

‘체르마트 5개 호수길’

이 코스에서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첫 장면처럼 설산을 배경으로 초록 들판을 누비고, 스위스인들이 꼽은 스위스의 상징, 마태호른도 질리게 볼 수 있으며, 이 멋진 봉우리가 5개의 각기 다른 색을 지닌 호수 위로 영롱하게 빛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답니다. 게다가 가끔은 젖소들이, 가끔은 귀여운 발레주의 얼굴 까만 양들이 유유자적 인사를 건네기도 하지요.

가는 길목마다 가득한 야생화

전 코스는 총 9.3km인데, 난이도는 중하 정도 됩니다. 무난한 산길에 대부분 내리막이라 트레킹 경험이 없어도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습니다. 단, 공식 홈페이지에는 만 6세 이상부터 산행 가능하다고 나오는데, 코스가 길고 그래도 비포장 산길이기 때문에 만 10세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간에 멈추고 이용할 대중교통이 없거든요.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9.3km는 갈 수 있는 체력이 되는 분께 추천합니다.

대부분 길이 넓고 잘 나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가끔 옆쪽이 낭떠러지 같은 계곡 일 때도 있습니다

성인 기준으로 쉬지 않고 걸어 3시간이면 충분히 내려오는 길이지만 이 멋진 곳을 그냥 쭉쭉 내려만 오는 건 너무 아깝죠. 하루 정도 여유를 갖고 중간에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샌드위치 등을 준비해서 피크닉을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     코스블라우헤르트 Blauherd – 슈텔리 호수 Stellisee – 그린지 호수 Grindjisee – 그륀 호수 Grünsee – 무수지 호수 Moosjesee – 라이 호수 Leisee – 주네카 Sunnegga●     고도 변화오르막 165m, 내리막 454m ●     산행 가능 기간6월 중순 – 9월 (홈페이지에서 푸니쿨라 및 곤돌라 운행 여부 확인 필수) ●     공식 지도 링크http://m.site.naver.com/0YeDA※ 저는 사실 혼자서도 몇 번 다녀온 안전한 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해외에서 산행을 가실 땐 되도록 누군가와 동행하여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코스 하이라이트

블라우헤르트 Blauherd (2,571m)

블라우헤르트행 곤돌라

하이킹의 출발지입니다. 먼저 체르마트 Zermatt 마을에서 주네카 Sunnegga로 가는 푸니쿨라를 타고, 여기서 곤돌라로 환승하여 블라우헤르트로 올라갑니다. 곤돌라는 보통 6월 중순부터 운행을 시작하여 9월 말 또는 10월 첫째 주에 중단합니다.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도 운행을 중단할 수 있으니 미리 본인이 여행하는 기간에 운행을 하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블라우헤르트 승강장 아래서 풀 뜯고 있는 발레주의 마스코트, 얼굴이 까만 양
트레킹 이정표

역에서 나오면 이정표를 보고 5 Seenweg라고 쓰여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 깨알 팁 ] 스위스 트레킹길 이정표는 크게 네가지 색으로 분류되는데, 화살표 끝에 아무것도 없는 노란색은 가장 쉬운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화살표 끝이 흰색과 빨간색으로 되어 있는 길은 산길로 어느 정도 체력과 튼튼한 신발이 필요합니다. 파란색 이정표는 알파인 루트입니다. 단련된 산악인을 위한 길이며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는 없는데, 표지판이 핑크색으로 된 코스가 있습니다. 이는 겨울 하이킹 코스로 라켓이라 불리는 스노우 슈즈를 신고 걸어야 합니다. 5개 호수의 길은 이 중에서 빨간색과 흰색으로 된 산길입니다. 슈텔리 호수 Stellisee (2,531m) 코스의 첫 번째 호수인데, 호수 주변이 탁 트여 있다 보니 바람 잔잔한 날이면 아름다운 반영을 볼 수 있어서 사진가들에게 인기가 대단한 곳입니다.

바람 부는 날은 아쉽지만 당연히 반영이 생기지 않습니다
인증사진 포인트

호수를 감상했으면 왔던 길을 살짝 되돌아가 갈림길에서 그린지 호수 Grindjisee라고 쓴 표지판을 따라갑니다. 중간중간 빙하 수가 녹아 무작위로 생긴 실개천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맨발로 건너거나 신발이 젖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깊이는 보통 발목 정도라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눈과 빙하가 녹아 생긴 실개천

그린지 호수 Grindjisee (2,326m)

호수로 가는 길목 저편으로 보이는 핀델빙하 Findel Glacier
호수 위 마태호른 반영

이곳에서는 초록 소나무들과 어우러진 마태호른의 반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언제나 어느 정도 반영이 생깁니다. 작은 호수지만 싱그러운 분위기가 매력 있는 곳입니다.

나무 그늘 아래 모여있는 얼굴이 까만 양

그륀 호수 Grünsee (2,300m)

청순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그륀 호수

초록 호수라는 뜻의 그륀 호수는 수영이 허가된 곳입니다. 그러나 탈의실 같은 편의 시설은 없으므로 수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미리 속에 수영복을 입고 산행을 시작하시면 편리합니다. 햇살 좋은 날이면 수영 후 바위 위에 누워 일광욕을 하거나 가볍게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걷느라 지친 발의 피로를 풀어 주자

여기서는 마태호른의 반영이 보이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호수가 5개 중 가장 평화롭고, 깨끗하며, 예쁜 느낌이 들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수영복을 챙겨 왔다면 물놀이도 가능

단, 물은 빙하 수가 직접 섞여들어 엄청나게 차가우니 들어가기 전 심호흡 및 준비 운동 필수! 한여름에도 물이 너무 차가워서 물속에 오래 머물기는 어렵습니다.

호수에 가득한 산천어들

그리고 이 차가운 물에 웬 물고기도 이렇게 많은지. 물 가운데는 큰 고기들이 지나가는 것도 보여서 낚시 마니아라면 낚싯대를 담가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질 거예요. 그러나 스위스는 낚시가 허가제이기 때문에 물고기를 마구 잡으시면 안 됩니다. 미리 낚시 가게나 관광센터 등에서 낚시 라이센스를 문의하여 발급받아오셔야 하니 참고 하세요. 무수지 호수 Mosjesee (2,124m)

점점 고도가 낮아지면 길목에 야생화도 더욱 많아집니다

그륀 호수에서 무수지 호수로 내려가는 길은 조금 가파르니 주의합니다. 무수지 호수는 다섯 개의 호수 중 유일한 인공 호수로 겨울철 스키 슬로프에 인공눈이 필요한 경우 전력 생산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전력을 생산할 만큼의 유속이 필요하고, 때문에 계곡물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 들어와 수영은 전면 금지되어 있습니다.

무수지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계곡

인공 호수라 하면 왠지 아름다움이 덜 할 것 같지만 사실 물빛은 다섯 개의 호수 중 가장 신비롭답니다. 빙하 수가 직접 유입되며 석회질을 많이 끌어오기 때문인데요, 푸른 우윳빛 호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완벽한 곳입니다.

신비로운 물빛의 무수지 호수

라이 호수 Leisee (2,232m) 마지막 호수인 라이호수는 처음 도착했던 주네카 푸니쿨라 승강장 근처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호수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에요.

두둥.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오르막이…라이 호수로 가는 깔딱고개
그래도 이런 풍경을 보면 힘이 납니다
뒤돌아보면 무수지 호수가 신비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트레킹 막바지라 오르막이 조금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라이 호수에서 마태호른 반영도 볼 수 있고, 수영도 가능하며, 무료 바비큐장에 어린이 놀이터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힘을 내어 가 봅니다. 가는 길목 웅장한 마테호른의 자태가 힘이 되어 줄 거예요.

줄을 잡고 호수를 건널 수 있는 뗏목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 및 무료 바비큐장, 피크닉 테이블

바비큐장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장작이 있는데, 간혹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트레킹 뒤풀이로 바비큐를 할 예정이라면 미리 체르마트 마을 슈퍼마켓에서 작은 숯 한 봉지를 사서 가져가면 안전합니다. 당연히 음식 및 일회용 포크, 접시 등은 개인적으로 준비해야하구요. [ 깨알팁 ]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체르마트 인근에서 야외 바비큐를 해보고 싶다면 주네카 승강장까지 푸니쿨라를 타고 와서 라이호수에서만 놀다 가도 됩니다. 다른 호수들만큼 신비롭진 않지만 충분히 이 지역의 매력을 보여주고, 편의 시설이 있어서 가족여행으로 아주 좋거든요. 주네카 Sunnegga (2,288m) 다시 체르마트 마을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주네카 승강장에서 푸니쿨라를 이용해야 합니다. 승강장까지 라이 호수에서 걸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호수부터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사실! 여태껏 걸어왔는데, 그것 조금 더 못 올라가냐 할 수도 있지만 라이 호숫가에 앉아 쉬고, 간식도 먹고 하다 보면 이 엘리베이터가 매우 유용하게 느껴질 거예요 ^^;

호숫가부터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야외 엘리베이터

그리고 이 승강장에 마태호른 뷰의 테라스 레스토랑 겸 카페가 있으니 이곳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이킹의 피로를 풀어 줄 수도 있습니다.

테라스에서 탁 트인 전망의 마태호른을 볼 수 있는 카페테리아

저는 트래킹 홀릭이라 지난 16년 동안 스위스 알프스의 수많은 코스들을 걸어 보았는데요, 역시 명불허전 체르마트! 스위스에 왔다면 꼭 한 번은 다녀가야 할 체르마트 5개 호수의 길, 아직 걸어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스위스 여행 코스로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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