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면 하늘 나는 택시 탄다

정부 2025년까지 UAM 국내 도입 선언
실증사업에 대기업 도전 잇따라

1980~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해마다 열린 과학 포스터 그리기 대회 때마다 공상과학 영화를 떠올리며 미래의 모습을 그린 기억이 있을 테다. 그때 아이들이 그린 건 대부분 비슷했다. 작은 전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통화를 하는 모습, 손목 시계가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모습,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 등이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의 등장으로 앞선 두 가지는 이미 실현됐다. 남은 건 날으는 자동차인데, 이 또한 머지 않아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 시험운행에 성공한 비행 자동차. /유튜브채널 ‘엠빅뉴스’ 화면 캡처

정부가 2025년까지 하늘을 나는 도심항공교통수단(UAM, Urban Air Mobility)을 국내에 도입하겠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기술 현실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부 발표를 보면 UAM은 초기(2025~2029년)에는 조종사가 직접 탑승해 기체를 조종하지만 이후에는 원격조종(2030~2034년)이나 자율비행(2035년 이후) 방식으로 승객만을 태울 예정이다. UAM은 여객기나 화물기처럼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으며, 하늘길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량 정체를 피할 수 있다. 에어택시는 UAM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국토교통부는 UAM을 위한 전용 하늘길을 개설하기로 했다. 도심 교통 요지나 주요 공항 등에 설치된 UAM 이착륙장 사이를 연결하는 비행로다. UAM은 또 특정 고도(300~600m)에서만 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먼저 상용화할 노선 가운데 유력한 것은 김포·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길이다.

◇국토부 UAM 실증사업에 대기업들 줄줄이 도전장

국토교통부는 UAM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22년 6월 현재 접수가 진행 중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3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참가사들은 이곳에서 UAM 기체와 통신 체계의 안전성과 K-UAM 교통체계 통합 운용 상황 등을 점검받을 예정이다.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이비에이션의 UAM. /조비 에이비에이션 인스타그램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UAM 시장에 벌써부터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를 선언했다. 세계적인 UAM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이비에이션과 협력하기로 한 SK는 든든한 지원군에 더해 그룹 차원의 지원까지 약속받은 모양새다.

SK텔레콤은 2022년 2월 조비 에이비에이션과 UAM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비 에이비에이션은 UAM에 활용되는 전기 수직이착륙비행체의 최장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UAM 기체 제조분야 선도 기업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UAM 기체 S4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4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장 240km를 최고 시속 320km로 이동할 수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SK하이닉스와 SK온, SK스퀘어 등과 협업해 UAM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형 UAM 상용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반도체, 배터리, 투자 등 SK그룹 관계사의 다양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5월 출범한 LG유플러스 컨소시엄 또한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힘을 모아 K-UAM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UAM 교통관리시스템과 통신 서비스를 담당하고, 배터리와 모터 제조에 각각 강점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힘을 보태는 방식이다. LG의 R&D 센터인 LG사이언스파크는 그룹간 신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GS건설은 UAM 이착륙장 구축에, GS칼텍스는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착륙장 입지 선정과 UAM 기체 충전 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건설이 이착륙장 구축을, 현대차가 기체를 개발하고 제조, 운영 등을 맡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3년 초 영국 모빌리티 기업인 어반-에어포트와 플라잉카 공항인 에어원을 영국에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 컨소시엄 역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롯데건설과 롯데정보통신 등이 손을 맞잡고 K-UAM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휴맥스모빌리티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장을 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UAM·운항전문 인력을 보유한 국내 제조 업체다.

◇UAM 시장 폭발적 성장 예상…한국, 세계 7위 수준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아처 에비에이션, 오버에어, 릴리움, 이항 등 300개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이 UAM 기술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역시 UAM의 엄청난 시장성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세계 UAM 시장의 규모가 2021년 70억달러(8조68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182조70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UAM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는 어떤 수준일까.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KPMG가 25개 선진국의 에어택시 준비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7위를 차지했다. 에어택시 준비지수는 소비자들의 수용성과 인프라, 정책과 규제, 기술과 혁신 등 네 가지 부문을 평가해 산출했다.

1위는 미국이었고 그 다음은 싱가포르와 네덜란드, 영국, 호주, 중국 등의 순이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교통량과 여객 수요를 바탕으로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다. 한국은 소비자 수용성이나 정책 및 규제 부문 등에서는 5점 이상을 받았지만 기술 및 혁신 분야에서는 3점대를 기록했다.

전세계 유수 기업들이 UAM 시장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UAM 상용화 시점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볼로콥터 UAM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시험 비행을 하는 모습./ 볼로콥터 인스타그램

조비 에이비에이션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이미 에어택시의 상업 운영을 허가 받았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독일 에어택시 스타트업 볼로콥터와 협력해 2024년 UAM 상용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프랑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 때 에어택시를 운항할 계획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안전 보장과 소음 문제 해결 등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9년 인천공항 출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0%(163명)은 ‘에어택시를 절대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위험한 것 같아서(40%)’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UAM은 전기 배터리로 작동해 내연기관으로 작동하는 헬리콥터에 비해 소음이 적지만 도심에서 주로 운행하는만큼 소음을 최소화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많은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이착륙 때나 지상 근접 비행시 특히나 그렇다. 이 문제들이 매끄럽게 해결된다면 에어택시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로 보인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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