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남편보다 시아버지를 구하는 게 나아” 교수 말 듣고 20대 여성이 한 행동

가난하면 원래 비참하기 쉽다. 직장인 송개미도 수시로 비참했다. 내가 다닌 A회사는 교육콘텐츠를 다루는 회사였기 때문에 사원들이 교육 전문가인 교수, 교사와 자주 미팅을 해야 했다. 일정이 급박하면 합숙도 무시로 했다. 요번엔 그 합숙 중에 벌어진, 가난 때문에 모멸감을 느낀 일을 적어볼까 한다.

첫 합숙, 첫날의 일이다. 당시에는 합숙 장소에서 전문가 8인과 사원 1인만 취침하고 나머지는 새벽에 퇴근했다가 아침에 현장 출근하는 방식으로 합숙 일정이 진행됐다. 나 역시 자정 넘긴 시간에 짐을 챙겼고 합숙 장소 밖 주차장에는 애인이 차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모 교수가 늦은 귀가를 염려해 주길래 나는 순진하게도 바깥에 남자친구가 기다린다고 말했는데 그때 옆에 있던 다른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남자친구 불러. 여기 빈 방 많은데 그냥 가면 섭섭하지?”

맹세코 나는 누군가 나에게 성희롱을 하면 냉정하고 매섭게 쏘아붙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살아왔었다. 그런데 그땐 그 말을 듣는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게 성희롱이 맞는 거지?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의문만 뒤늦게 떠올랐는데 내가 답을 내리기도 전에 내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나는 문제의 발언을 한 교수에게 덜덜 떨면서 웃어보였던 것이다.

“교수님, 저는 농담과 진담을 잘 구분하지 못하니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주세요.”

간신히 그 말만 남기고 방을 빠져나왔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애인은 길길이 화냈다. 대형 언론사 기자 출신인 아버지에게 이야기해서 이 일을 공론화 시키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때도 내 입이 저절로 열렸다. 안 돼, 그러지마. 반사적으로 말하고도 나 스스로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이유를 캐묻는 애인에게 구차하게 변명을 덧붙이며 깨달았다. 나는 이번 일로 인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다음 날이 더 가관이었다. 현장으로 바로 출근한 나에게 한 교사가 싱글벙글 웃으며 “어제 바로 집으로 간 것 맞아? 옷이 같은 것 같은데?”라고 말한 거다.

참고로 그 교사에게는 나보다 고작 다섯 살 어린 스무 살의 딸이 있었다. 입에서 나오면 다 말인 줄 아는 인간들에게 이가 빠득 갈렸는데도 나는 단 한 달이라도 월급을 받지 못하면 안 되는 형편이었으므로 그저 못 들은 척했다.

그때 내 심정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는가? 원치 않는 사실을 절감해야 했다. 나는 어려서는 돈 때문에 음식물 찌꺼기와 똥 묻은 기저귀를 손으로 만지는 학생이었고 그런 내가 사회인이 되어봤자 돈 때문에 성희롱 당하면서도 애써 웃어 보이는 직장인이라는 걸. 나는 지금도 얼굴 근육에 억지로 힘주며 입꼬리를 당기던 스물다섯의 나를 생각하면 눈이 붉어지고 목이 아파온다.

이건 후일담인데 나는 그 해 겨울에 애인에게 가난을 이유로 차였다. 프로젝트 마무리를 자축하는 회식 자리에서 내 결별 사실이 흘러나왔는데 이때 문제의 교수는 또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내가 볼 때 너는 남편보다는 시아버지를 구하는 게 나아. 양재천 가면 대낮에 돈 많은 노인네들이 산책하곤 하니깐 가서 ‘아버님, 저랑 커피 한 잔 해요.’ 하고 말 붙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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